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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원의 출구 - 2.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05 조회수457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2.2.5 연중 제5주일 욥기7,1-4.6-7 1코린9,16-19.22-23 마르1,29-39

 

 

 

 





구원의 출구

 

 

 

 



예나 이제나 인간현실은 똑같습니다.

인생고해라는 불가의 말이 체감됩니다.


사는 것도 고통이고 늙는 것도 고통이고

병도 고통이고 죽는 것도 고통입니다.


생노병사, 인생 사고에서 벗어날 자 아무도 없습니다.

시편 저자는 인생 허무를 다음과 같이 노래합니다.

 


“인생은 기껏해야 칠십년, 근력이 좋아서야 팔십년.

그나마 거의가 고생과 슬픔에 젖은 것, 날아가듯 덧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며칠 전 어느 수도형제가

신문을 본 후 신문을 던지며 무심코 던진 말도 잊지 못합니다.

 


“참 재미없네.”

 


즉시 제가 대답했습니다.

 


“삶이 그래.”

 


호기심을 가지고 신문을 보지만 결국은 거의 재미없음으로 귀착됩니다.

살고나면 허무요 재미없는 삶임을 상징합니다.



신문 같은 재미없는 인생도 많을 것입니다.

욥의 고통 역시 절망 중에 있는 이들은 그대로 공감할 것입니다.

때로 자기에 사로잡혀 이런 불면의 밤을 지내는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인생은 고역이요, 그 나날은 날품팔이의 나날과 같지 않은가?

  그렇게 나도 허망한 달들을 물려받고, 고통의 밤들을 나누어 받았네.

  누우면 ‘언제나 일어나려나?’생각하지만,

  저녁은 깊어 가고 새벽까지 뒤척거리기만 한다네.

  나의 나날은 베틀의 북보다 빠르게 희망도 없이 사라져가는 구려.”

 


정도의 차이일 뿐, 누구나 때로 겪는 아프고도 쓰린 허무의 체험입니다.

긴듯하지만 짧은 인생에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입니다.

이 짧은 인생 중 고통, 걱정, 슬픔, 미움, 방황, 싸움 등

온갖 부정적인 추억들로 낭비된 시간을 빼버리면

진정 행복하고 재미있었던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평생 살아도 하느님을 모르고 살다가 고통 중에 마치는 삶이라면

얼마나 허망하고 억울하겠는지요.

 


예나 이제나 죽음의 어둠이 인간현실을 덮고 있습니다.

생명의 빛인 하느님을 찾아야 구원입니다.

인생사고의 현실을 통해 우리를 부르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인생사고의 고통의 현실 안에서도




충만한 행복을 살 수 있는 길을 소개해 드립니다.

 

 

 

 





주님을 찾으십시오.

 



답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인생허무는 인생사고(四苦)는 우리를 부르시는 하느님의 초대장입니다.


오늘 1독서 욥의 절망의 탄식은 역설적으로

생명과 빛의 하느님을 찾는 간절한 기도입니다.


복음을 보십시오.

그대로 인간고통의 현실을 압축한 듯합니다.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다.

  온 고을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들었다’

 


모두가 생명의 빛인 주님을 찾아 모여드는 모습입니다.

모두의 중심이 된 주님을 향해 모여듭니다.


이 복음 장면에서 예수님이 빠져 버린다면 캄캄한 절망의 어둠일 것입니다.


어둠 한 복판 중심에 생명의 빛을 발하는 주님을 찾아

무수히 끊임없이 몰려드는 온갖 병자들입니다.


세상에 영적으로 육적으로 병자 아닌 사람 어디 있습니까?

정도의 차이일 뿐 모두가 병자들입니다.

 


어둔 밤, 불빛을 찾아 날아드는 나방이들에게는 죽음이지만

생명의 빛인 주님을 찾는 이들에게는 치유와 평화입니다.


주님은 모든 이들의

종합병원, 영적쓰레기장, 영적 목욕탕, 영적 화장실, 영적 정화조입니다.


이런 주님을 찾아야 비로소 치유요 구원입니다.


이 길 말고 치유와 구원의 길은 없습니다.

 



이런 주님을 찾아 무수한 이들이 끊임없이 주님의 집인 수도원을 찾습니다.

주님의 종합병원, 주님의 화장실, 주님의 정화조, 주님의 목욕탕,

쓰레기장인 수도원의 성전을 찾아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입니다.


미사 중에 주님의 은총으로 치유 받아 깨끗해지는 우리들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르십시오.

 


주님을 찾았으면 주님 안에 머물러 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주님으로 영육을 충전시켜야 합니다.



세상과 거리를 두고 떨어져 주님 안에서 세상을,

또 자기를 바라다보는 관상시간입니다.



주님께 받은 내 사명을, 소명을 새롭게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세상일에 빠져 살다보니

자기를 잊고, 영혼을 잊고, 영혼 없이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오늘 복음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다음 구절이 의미심장합니다.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 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예수님처럼 새벽기도로 하루를 시작할 때 큰 축복을 받습니다.



아마 예수님께는 이 새벽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어느 시간입니까?


바로 이런 아버지 안에 머무는 외딴 곳에서의 새벽 관상기도시간이

예수님의 활동의 원천이었음을 봅니다.


여러분의 외딴 곳은 어디입니까?

외딴곳이 상징하는바 우리 삶의 중심이자 오아시스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멀리서가 아닌

가까이 주님과 만나는 외딴 곳의 장소와 시간 마련은 필수입니다.


여기서 주님과 깊은 일치의 기도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더불어’ 삶과 외딴 곳에서의 ‘홀로’의 삶이 균형 잡혀야

건강한 영성생활입니다.

 



외딴 곳에서

홀로 고독과 침묵 중에

주님과의 깊은 친교의 기도 시간이 없을 때

영적 삶은 얕고 가벼워지기 마련입니다.



자주 고백성사 때 보속으로 써주는 이사야서의 처방전 말씀도 생각납니다.

 


“마음을 돌려 진정하는 것이 구원받는 길이다.

  고요히 믿고 의지하는 것이 힘을 얻는 길이다.”

 



바로 주님 안에 고요히 머물 때 이뤄지는 마음의 깊은 평화와 안정입니다.


어제 읽은 어느 교수의 칼럼,

염정자수(고요한 가운데 나를 지키라)라는 말도 생각납니다.


늘 평온하고 고요한 가운데 나를 지킬 수 있는 비결은

외딴 곳에서의 항구한 기도의 힘뿐입니다.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십시오.

 


새벽기도 중

아버지 안에 머물러

생명과 빛으로 영육을 충전시키며 자기 신원을, 소명을

새롭게 확인하신 예수님은 즉시 복음 선포의 활동에 나섭니다.


자족, 안주의 삶이 아니라 이웃과 나누는 복음 선포의 삶입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 온 것이다.”

 



주님은 매일 새벽기도를 통해 늘 신원을 새롭게 확인하시며

새 하늘, 새 땅, 새 날을 사셨습니다.

 



복음 선포의 사명은 예수님뿐 아니라 믿는 우리 모두의 본질적 사명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심을 우리 삶을 통해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는 없습니다.

진정한 자유도 복음 선포의 삶에서 이루어집니다.


우리 분도수도승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정주의 삶 중에

끊임없이 하느님의 사랑을 노래하면서 복음을 선포합니다.


사도 바오로의 고백은 믿는 우리 모두의 고백입니다.

 


“나는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은 자유인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는 것이 되었습니다.

  나는 복음을 위하여 모든 일을 합니다.”

 



진정 주님의 자유인만이 종이 될 수 있고 종이 될 때 진정한 자유입니다.


자유인과 종이 역설의 일치를 이룹니다.


복음 선포를 위해 종이 된 자유인의 삶,

그대로 세상의 빛이요

인생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구원의 출구입니다.


비로소 고해인생은 축제인생이 될 수 있습니다.

 

 

 

 

충만한 행복을 누리는 자유인입니다.

 


자유인의 빛 앞에 저절로 사라지는 허무와 공허의 어둠입니다.

 






주님을 찾으십시오.

 



주님 안에 머무르십시오.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십시오.

 





바로 이게 유일한 구원의 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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