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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19 조회수741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7월 19일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A bruised reed he will not break,
a smoldering wick he will not quench.
(Mt.12.20)
 
 
제1독서 미카 2,1-5
복음 마태오 12,14-21
 
 
강태공이 주나라 문왕과 처음 만났을 때, 문왕이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저의 할아버지께서 자주 말씀하시기를 머지않아 성인이 나타나 주나라를 번영케 하리라 하셨는데 선생님이야말로 그 분이십니다.”

강태공은 식견이 높고 지혜가 깊으며 인간의 심리와 정치는 물론 병법까지도 통달한 인걸이었습니다. 그는 문왕과 그를 뒤이은 무왕을 도와 은나라 주왕을 몰아내고 마침내 천하를 평정하였고, 그 공으로 제의 후에 봉해졌지요.

그러나 그것은 뒷날의 일이고, 젊었을 때 그는 낚시로 세월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의 낚시는 고기를 낚는 것에 목적이 있지 않고, 세월을 보내면서 때를 기다려 현군에게 등용되려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고기가 잡히지 않는 곧은 낚시 바늘을 드리웠다고 합니다. 따라서 고기를 잡을 수 없었고, 늘 궁핍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궁핍한 가난을 견디다 못한 그의 아내는 그만 집을 나가고 말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강태공이 높은 자리에 올라서 수레를 타고 길을 가는 중에, 옛 부인이 앞을 가로막고서 강태공과 다시 합쳐지기를 청했답니다. 그러자 강태공이 말했다고 해요.

“그렇다면 어디 가서 물 한 그릇을 가지고 오시오.”

부인은 부리나케 물 한 그릇을 떠 가지고 돌아오자 강태공은 그 물을 길바닥에 쏟아 버리고는 말했습니다.

“당신과 나 사이는 이제 이렇게 되었다오.”

쏟아 부은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듯이, 강태공과 그의 부인은 다시 합쳐질 수 없음을 말하는 것이지요. 물론 가톨릭 교리와는 맞지 않는 모습입니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풀 수 없다는 불가해소성과 크게 어긋나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예를 들은 이유는 이 불가해소성이 깨져도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후회할 짓은 아예 하지 말자는 의미 때문입니다.

사실 많은 이들이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서 후회할 짓을 끊임없이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후회할 행동들은 쏟아 부은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듯이, 이 역시도 다시 무를 수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천년 전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하지요. 당시의 소외받고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전해준 예수님을 왜 제거하려고 했을까요? 바로 자신들의 기준과 예수님의 행동이 맞지 않는다는 잘못된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잘못된 판단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게 되었으며, 이 잘못된 판단이 결국은 크게 후회할 행동이 되고 만 것이지요.

지금 혹시 후회할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인간의 나약함과 부족함으로 인해서 후회할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는 하지만, 최대한 줄여나갈 때 진정한 행복이 우리 곁에서 자리 잡을 것입니다.



후회할 행동을 하나라도 줄입시다.




세상에서 가장 깨지기 쉬운 것(김홍식, ‘더 가깝지도 더 멀지도 않게’ 중에서)

어느 날, 고흐가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데, 한 사람이 물건을 포장하는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그 사람의 가슴에는 포장용 천으로 사용했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었는데 바로 천에 새겨진 글자 때문이었습니다.

‘Breakable(잘 깨짐)’ 그 문구를 보며 고흐는 자신의 무릎을 쳤습니다. “아하! 사람은 깨지기 쉬운 존재로구나!”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의 앞을 지나쳐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다시 보았는데, 그의 등에도 글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Be Careful(취급 주의)’ 고흐는 등에 새겨진 글을 보고 다시 한 번 무릎을 두드렸습니다. “맞아, 사람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거야!”

우리 주변에서 가장 잘 깨지는 것은 유리병입니다. 유리병은 쉽게 깨지고 한 번 깨지면 못 쓰게 됩니다. 그리고 깨진 조각은 사람을 다치게도 합니다. 그러나 이 유리병보다도 더 역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온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깨지고 서운한 말 한마디에 무너져 내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상처 입은 마음은 깨진 유리 조각처럼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줍니다.

관계는 사람들의 마음이 연결될 때 형성되는 것입니다. 관계도 마음처럼 약하기 때문에 유리병처럼 쉽게 깨지고 상처를 입습니다. 특별히 조심해서 다루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져 버립니다. 절대 깨지지 않는 관계란 없습니다. 모든 관계는 특별한 보호를 통해 관리될 때만 지속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관계는 관심과 배려에 의해 만들어지고, 부드러운 관계는 부드러운 미소를 통해 만들어지며, 좋은 관계는 좋은 것들이 투자되어야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문제는 대부분 깨진 관계로 인해 생기는 것들입니다. 개인적인 문제도, 사회적인 문제도 관계 형성의 실패로 인해 생겨납니다. 관계는 저절로 좋아지지 않습니다. 적당한 온도와 관심, 각자의 개성에 어울리는 대접을 통해 성숙하게 됩니다. 한 번 놓치면 떨어져서 깨지는 유리병처럼 조심하지 않으면 쉬이 깨지는 것이 우리들의 관계입니다.

‘Breakable(잘 깨짐), Be Careful(취급 주의)’ 잊지 마세요. 관계는 잘 깨집니다! 조심하세요!
 
 
 
Walking Through Clou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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