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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20 조회수944 추천수1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7월 20일 연중 제16주일 가해
 
 
‘No, if you pull up the weeds
you might uproot the wheat along with them.
Let them grow together until harvest;
then at harvest time I will say to the harvesters,
“First collect the weeds and tie them in bundles for burning;
but gather the wheat into my barn.”
(Mt.13.29-30)
 
 
제1독서 지혜서 12,13.16-19
제2독서 로마 8,26-27
복음 마태오 13,24-43
 
 
돌아온 탕자를 그리고 싶은 화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화가는 돌아온 탕자를 찾기 위해 정신 병원, 빈민촌, 감옥 등 초라한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곳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거리에서 탕자의 이미지에 딱 맞는 거지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이 거지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제가 성경에 나오는 돌아온 탕자를 그리려고 하는데, 이 탕자의 모델이 되어주면 그 대가로 돈을 주겠소.”

이 말에 거지는 흔쾌히 수락을 했고, 거지와 화가는 다음 날 화실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다음 날, 거지는 화가의 집을 찾아와 정중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화가는 “‘누구시죠? 저는 당신과 약속한 적이 없는데요?”라면서 알아보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거지는 이야기했지요. “저와 오늘 10시에 만나기로 했잖아요. 벌써 잊으셨습니까? 제가 바로 어제 거리에서 있었던 거지입니다.”

그러자 화가는 말합니다.

“나는 당신 원래의 그 거지 모습이 필요했던 거예요. 지금 모습의 당신은 필요없으니 그냥 가시오.”

거지는 모델이라면 말끔하고 깨끗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화가가 원하는 모습은 꾀죄죄하고 볼품없는 가난한 거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었습니다. 따라서 화가가 원하는 모습을 채우지 못한 거지는 쫓겨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득 이러한 생각을 해봅니다. 주님께서는 과연 우리의 어떤 모습을 원해서 우리를 이 자리에 초대하실까요? 나의 본 모습이 아닌 겉으로만 그럴싸한 가식이 가득한 모습을 사랑하셔서 우리를 초대하시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바로 우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꾸밈없는 모습을 주님께서는 원하시면서 우리를 초대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여기에 당신의 큰 사랑까지 덧붙여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 나오는 가라지의 비유에서처럼, 비록 가식적이고 그래서 당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이지만 지금 당장 뽑아버리지 말고 추수 때까지 기다리시는 주님을 통해 우리는 그 큰 사랑을 다시금 체험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랑의 초대에 대해서 우리들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막연하게 추수 때라고 상징되는 종말에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생활해야 할까요? 또한 겉으로만 그럴싸한 위선적인 모습을 놓지 않고 살아야 할까요?

아닙니다. 주님의 그 큰 사랑을 기억하면서 우리 역시 사랑을 나의 이웃들에게 실천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을 속이려기 보다는,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모두 내어 놓는 겸손된 모습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이 모습이 추수 때 뽑아버리는 가라지가 아닌, 주님의 곳간 안에 저장되는 좋은 밀의 모습입니다.



나의 가식적인 면으로 남을 속이지 맙시다.




베푸는 마음에 감사하라(루화난, ‘인생의 교과서’ 중에서)

고대 로마 신들이 미덕을 주관하는 신들을 불러 연회를 열기로 했다. 진실, 선함, 아름다움, 성실함 등 여러 가지 미덕을 주관하는 신들이 모두 참석했다. 그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환담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주신 주피터는 그중 두 명의 신이 눈을 마주치지 않고 서로 가까이 가려 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피터는 사신을 불러 그 둘 사이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했다. 사신은 은밀히 그들에게 가서 물었다.

“두 분께서는 예전에 만나신 적이 없나요?”

“만난 적이 없습니다. 전 남에게 베푸는 마음을 관장하는 신입니다.”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전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관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남에게 후하게 베풀어도 상대로부터 진심 어린 감사를 받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말해 주는 이야기이다. 남의 헌신과 도움을 바라지만 정작 도움을 받은 뒤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살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무언가를 받은 적 없다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지혜로운 사람들은 삶이 풍족해질수록 더욱 겸손하고, 남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워한다.

자신감과 희망, 꿈이 자신을 계속 살아가게 하는 이유라는 것을 알아야 비로소 겸손해질 수 있다. 자신의 성공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면 그 성공을 이루기까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Master, did you not sow good seed in your field?
Where have the weeds come from?’
(Mt.13.27)
 
 

Emptiness - Pr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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