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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경을 벗지 못하는 사람들 / 이현철이냐시오 소장님
작성자신희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19 조회수527 추천수4 반대(0) 신고

안경을 벗지 못하는 사람들

 

  십자가를 안테나로!

  병상에 누워계시는 모친의 손톱에 이어 발톱을 깎아드리고 있는데 모친이 갑자기 “이냐시오야, 갑자기 글씨가 잘 안보인다...”라고 중얼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말에 놀라 올려다보니 모친이 제가 발톱을 깎아드리는 사이도 못 참으시고 제가 잠시 벗어 놓은 저의 안경을 당신의 안경인 줄 착각하여 쓰시고는 그동안 너무 읽어 책장이 너덜너덜한 기도서를 읽고 계셨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저도 노안이 와서 신문을 읽거나 모친의 손, 발톱을 깎아드릴 때는 도수가 좀 낮은 안경을 따로 준비해서 사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병실에는 저의 모친을 비롯하여 7분의 할머니와 1명의 간병인, 그리고 가끔 환자를 방문하는 보호자들이 있는데 그들은 각자 마음의 안경을 따로 쓰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병원에 입원한지 1달이 지났지만 매일 모든 환자의 식사준비와 식대계산을 걱정하시는 저의 모친, 그리고 8순이 넘었지만 아직도 시어머니 제사준비를 한 달 전부터 걱정을 하시는 앞의 할머니, 병원의 영양식보다는 집에서 만든 죽이 더 좋다며 매일 죽을 해오는 착한 며느리 등...


  아무튼 앞에서 언급한 모든 분들이 지금 입원해 계시는 이 병실이 바로 피정의 집이요 멋진 휴양지라고 생각하시고 이제는 온갖 걱정이라는 마음의 안경마저 훌훌 벗어버리고 잘 요양하시길 바라면서 영화 ‘안경’을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영화 ‘안경’>


  일본 남쪽의 아름답고 조용한 바닷가 마을의 공항에 한 대의 프로펠라 비행기가 착륙한다. 작은 가방을 손에 들고 트랩을 사뿐히 내려오는 안경 낀 여성 사쿠라(모타이 마사코 분)는 마중 나온 사람을 향해 정중히 인사를 건넨다. 역시 같은 비행기에서 내린 또 한 명의 안경 낀 여성 타에코(고바야시 사토미 분)는 사쿠라와 대조적으로 한 손에 커다란 여행용 트렁크를, 나머지 한 손에는 지도를 들고 하마다 민박집을 찾아 나선다.


  하마다 민박집의 주인인 유지와 멍멍이 코지가 사이좋게 살고 있는 그곳에서 다소 느긋하지만 어딘가 이상한 생활이 시작되고 있었다. 매일 아침 바닷가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기이한 아침체조와 사쿠라 아줌마가 갈아주는 팥빙수를 즐겨먹으면서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곳 사람들에게 본의아니게 휘말리던(?) 타에코는 결국 참지 못하고 민박집을 바꾸기로 짐을 챙켜 나선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하지 못하고 다시 그 민박집에 되돌아온다.


  그러나 그 여정 중에 타에코는 무거운 여행가방을 버리고서야 사쿠라의 자전거를 얻어탈 수 있었고 또 팥빙수의 값을 채소나 고사리손으로 접은 색종이, 음악연주로 대신하는 것과 감성으로 이해해야 하는 약도 등등의 새로운 체험을 하면서 그들을 좀더 이해할 수 있었고 그녀도 그들과 함께 사쿠라의 팥빙수를 먹으며 바다를 바라보며 사색을 하면서 뜨개질을 시작한다. 그리고 멋진 휴가를 마치고 돌아가는 차에서 그녀의 안경이 바람결에 차창 밖으로 떨어졌지만 그녀는 결코 그 안경을 줍기 위해 되돌아가지 않는다....


                            <말씀에 접지하기>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 (마태 13, 22)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hompy.dreamwiz.com/hl1y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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