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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06 조회수623 추천수9 반대(0) 신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노래를 듣다가 퍼뜩 생각이 들었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고?
하지만 예수님은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이 생각났고,
사랑하라는 말씀 속에는 그 사랑을 받는 것도 포함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 주기보다 받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 생각났다.
그리고 책을 뒤졌다.
마르타와 마리아 이야기다.
마르타는 예수님을 섬기는 일에 분주했다.
하지만 마리아는 주님 발치에 앉아서 말씀만 듣고 있었다.
시중드는 일로 바쁜데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는 마리아에게 화가 나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동생이 저에게만 일하게 하는데 동생도 좀 거들라고 말해주십시오.”
말은 부탁이지 사실은 예수님께 지시하는 모양이다.
간혹 신자들이 나에게 와서 말한다.
“신부님, 신부님이 그 자리에 같이 가 주시면 힘이 되겠습니다.”
“다른 신자들하고 식사하실 때 저도 옆에 있었는데...
저도 같이 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안 났어요”
듣기에 따라서는 청하는 말이고 아쉬운 마음을 전하는 것 같지만
속 좁은 마음으로 들으면 실제 속 내용은 지시다.
마르타는 예수님께 시중든다고 했지만
사실은 예수님이 자기가 원하는 계획대로 하도록 지시하는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
“주님을 시중드는 것에 저희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아닙니까?
마리아도 마찬가지니 마리아더러 제 일을 도우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그런데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사람의 아들도(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마태 20,28)
이제 노래의 의미가 밝혀진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태초부터 시작된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의 만남을 통해 열매를 맺고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에겐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우리가 받아야 하는 사랑은 바로 주님의 사랑이다.
그리고 우리들 만남을 통해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당신도 하느님께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을 통해
그 사랑이 퍼져 나가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사실은 주는 것보다 보다 받는 것이 더 어렵다,
그 이유는 정말 가난한 사람만이 받을 줄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느님 앞에서 자기가 부족한 것을 아는 사람만이
하느님이 주는 사랑을 받을 수 있다.
부족한 것이 없는 사람은 받을 필요조차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자기가 좀 모자란 사람이란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구석이 있다.
그렇게 되면 누가 도와주는 것을 자존심 상해 한다.
그리고 우리는 자주 하느님께 기도한다.
“하느님, 어떻게 저자가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습니까?
나에게 말도 안되는 상처를 준 저 사기꾼 같은 자가?
저런 사람은 주님이 벌하셔야 하지 않습니까?”
마리아더러 저를 도와주라고 일러주십시오 하고 말하는 마르타와 같다.
참으로 가난한 사람, 자신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사람만이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이지 사랑받아야 할 줄도 알아야 하는구나,
정말 사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구나,
주는 것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정말 얼마나 하느님이 주시는 대로 받으려고 했는가?
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시기를 요구하면서
그래도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마르타처럼 행동할 때가 정말 많지 않았을까 싶다.
상대가 하고 싶은 대로 들어주는 사람이 정말 주는 사람이다.
그분이 먼저 나를 섬기도록 해 드리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대건 신부님은
예수님이 김대건 신부님을 사랑하는 방식을 받기 위해 기꺼이 죽음을 택한 분이다.
당시에는 배교해서 생명을 연장해 놓고
그 다음에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현명할텐데 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판단이다.
김대건 신부님도 그 생각은 하셨을 것이다.
하지만 박해시대 지도자가 보여줄 모범은
용감하게 순교하는 것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사제 한 사람이 고문과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배교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 사제 한 사람 때문에 수 많은 신자들이 용기를 잃고
너무나 무력하게 신앙을 포기하고 배교자가 될 것이 뻔했다.
장군마저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배교하는데 졸개들이야 말할 것도 없지 않은가?
그리고 그것이 예수님이 김대건 신부님을 섬기는 모습이었다.
너무 너무 총명하고 앞으로 수 없이 많은 일을 해낼 훌륭한 일꾼이었지만,
그래서 그런 사람이 박해로 목숨을 잃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지만,
기꺼이 김대건 신부의 순교를 받아들이신 것이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순간과 일치한다.
그 때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은 하늘을 향해 외쳤다.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
성부께서 우리를 사랑하고 아들을 사랑하는 모습이,
이렇게 당신이 가장 아끼는 아들을 십자가 제물로 바친 것이었듯이,
김대건 신부님도 그렇게 순교하신 것이다.
주기 보다 받는 것이 어렵다.
우리가 주고 싶은 대로 주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받는 사람은 주는 사람이 주는 대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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