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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북 통일 기원미사 / 조재형가브리엘 신부님
작성자신희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21 조회수565 추천수3 반대(0) 신고

남북 통일 기원미사 / 조재형가브리엘 시흥5동성당 주임신부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많은 분들이 기도 중에 함께 해 주셔서 피정을 잘 다녀왔습니다. 6명의 동창신부들이 함께하였습니다. 함께 밥을 해 먹으며, 그동안 살았던 이야기를 나누며, 강의를 듣고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의 자비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는 몇 시간 달리면 휴게소에 들려야 합니다. 휴게소에서 기름도 넣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출출하면 간식도 먹고, 차도 마시면서 쉬어가야 합니다. 이것은 결코 시간의 낭비가 아니라, 안전한 운행을 위해서 반드시 가져야 하는 시간입니다.

피정도 이와 비슷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제들은 1년에 한번은 반드시 피정을 해야 합니다. 자동차에 기름을 넣듯이, 피정을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세상의 가치와 세상의 논리에 젖어있는 생각을 하느님의 뜻으로 하느님의 마음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좋은 피정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신 본당 공동체에 감사드리고, 학교일로 바쁘신 데도 기꺼이 본당 미사를 도와주신 유 인창 신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번 피정에 저는 주로 식사 후에 있는 ‘설거지’를 맡았습니다. 하루에 3번씩, 간식을 먹은 후에도 설거지를 하는데 이것도 일주일 하니까 요령도 생기고 설거지 시간도 단축되었습니다. 며칠 지난 뒤에 동창이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군요. ‘야 너 정말 설거지 잘 한다.’ 더러워진 그릇들이, 접시와 냄비들이 제 손을 거치면서 깨끗해지는 것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다 정리하고, 싱크대까지 깨끗하게 닦으면 설거지는 거의 끝나갑니다.

다른 친구는 맛있는 음식을 해 주었고, 한 친구는 쓰레기 정리를 하였고, 한 친구는 장소 섭외, 강사섭외 자잘한 비용을 담당해주었습니다. 동창들을 만난 지가 25년이 넘었으니 제가 살아온 날의 반이 넘었습니다. 한 친구가 강론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동창들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자랑스럽다!’ 피정 중에 약간의 의견 차이도 있었지만 모두가 자신이 맡은 일을 충실하게 하였고 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 다음에도 한 번 더 하자고 하였습니다.

오늘은 남북통일 기원미사입니다.
남한과 북한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로 이념대립으로 인해서 분단국가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와 더불어 이념으로 분단된 독일도 통일을 했고, 예멘, 베트남, 키프로스도 통일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현재 전 세계에서 이념으로 인한 분단국가로 남은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습니다. 언젠가는 우리도 통일된 국가가 되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고, 긴장을 유발하는 일은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통일부 홈페이지를 보았더니, 남과 북의 무역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경제규모는 남한이 북한보다 212배가 크다고 합니다. 그동안 남한 정부와 민간인들이 북한에 도와준 액수는 2조 원가량 되었습니다. (정부 및 민간차원. 무상지원 내역. : 총. 20억. 1,667만 불 21,358억 원) 이는 95년부터 통계를 낸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 액수가 많다고 하고, 어떤 분들은 이 액수가 적다고 합니다.

저는 남과 북의 관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들을 몇 가지 생각해 봅니다.
1989년 8월 15일 천주교 신자인 임수경양과 문 규현 신부님이 판문점을 걸어서 넘어왔습니다. 당시에 문 규현 신부님은 국가 보안법 위반으로 3년 6개월 동안 감옥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길로 금강산도 가고, 개성도 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1991년에는 세계탁구 선수권 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이 최초로 구성되어 일본 지바에서 열린 탁구대회에서 남한의 현정화 북한의 이분희의 복식조는 만리장성 중국을 넘어 우승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때 신학교에 있었는데 남, 북의 단일팀이 함께 경기를 하는 것을 보았고, 처음 등장한 한반도 기를 보았습니다. 그 뒤로 남과 북은 스포츠에서는 올림픽에 공동입장을 하고 있습니다. 1998년 6월 16일 지금은 돌아가신 정주영 회장은 소를 몰고 판문점을 넘어갔습니다. 그 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아직도 이념의 벽이 높아서 긴장이 감돌기는 하지만 평화를 향한 우리들의 염원은 언젠가 통일의 꽃으로 활짝 피어나리라 믿습니다.

북 쪽에도 따뜻한 가슴이 있고, 북쪽의 어린아이도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를 줄 알고, 아직도 우리들 가슴속에는 서로에 대한 뜨거운 마음이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휴전선의 높은 철책을 허무는 것은 박격포와 미사일이 결코 아닙니다. 상대방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아닙니다. 통일을 향한 열정으로 분단의 벽을 허문 임수경이란 학생의 작은 발이었습니다. 한반도기를 흔들며 남과 북이 손을 잡고 응원할 때였습니다. 소 때를 몰고 고향으로 향한 노인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서로에 대한 열린 마음, 그리고 지난날의 잘못에 대한 이해와 용서,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한 핏줄이라는 그래서 결국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동질성의 회복입니다.

오늘 제 1독서는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이 모두 우리의 선택에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흩어졌다고 해도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기만 하면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다시 모으실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형제의 잘못을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 주는 것이라고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오늘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여러분도 서로 사랑 안에 살아가십시오.”

그래서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중에 두 사람이 마음을 모아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도 무슨 일이든 다 들어주실 것이다.” 오늘 이 미사를 통하여 남과 북의 일치와 협력을 위해서 함께 기도했으면 합니다. 잠시 묵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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