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6월 21일 토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20 조회수662 추천수13 반대(0) 신고
                                                                          

     6월 21일 토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마태오 6,24-34

 

 

 

 

“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해서 자기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느냐?”


<자녀들을 위한 가장 좋은 유산>



   저는 성장기에 있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만 만나면 신신당부 드립니다. 제발 아이에게 목숨 걸지 마시라고. 아이 갖고 10달 동안 조신하게 지내셨지? 배 아프게 아이 낳으셨지. 자라면서 속은 또 얼마나 새까맣게 탔습니다. 아플 때 마다 들쳐 엎고 병원을 뛰어다닌 것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리고 갖은 고초를 겪으시면서 아이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마칠 수 있게 도와주셨습니다. 그만큼 하셨으면 저는 부모로서 할 일 다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그 어떤 동물이 18년, 19년, 20년이나 데리고 다니면서 입히고 먹이고 재우고 합니까? 물론 부모님들의 자식을 향한 걱정, 잘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다 그렇게 하는데, 나만 안하면 이상한 것 같다고 말씀 하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과한 것입니다. 부모님들도 이제 자녀로부터 좀 벗어나셔서 여유롭게 살 필요도 있지 않겠습니까? 부모님들 노후도 생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녀에 대한 애정을 넘어 지나친 집착으로 인해 고생하시는 분들은 이제 그만 자녀를 자유롭게 놓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해드립니다. 고등학교 딱 마치면 죽이 되든지 밥이 되든지 신경 딱 끄십시오. 용돈도 더 이상 주지 마십시오. 대학교 입학금과 1학기 등록금만 내주시고, 다음 학기부터는 모른 체 하십시오.


   그렇게 해야 세상 쓴맛도 보고,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한 밑바닥 생활을 해봐야 자생력도 독립심도 생겨나는 것입니다.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물려줄 것 중에 가장 큰 것이 무엇일까? 저는 자주 생각합니다. 평생 걱정 없이 살 정도의 넉넉한 금액의 유산도 좋겠습니다. 평생 살아갈 도구를 챙겨주기 위한 교육적 투자도 중요합니다. 한 50평되는 아파트 하나 물려주는 것도 좋겠습니다. 한 2만평 정도 되는 대지를 물려줘도 좋아하겠지요.


   그런데 그런 것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유산이 있습니다. 사람이 한 평생을 살아가다보면 갖은 역경 앞에 서게 됩니다. 일이 잘 풀려나가다가도 한 순간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쳐지기도 합니다. 그 순간 좌절하지 않고, 실망하지 않고 다시금 일어설 줄 아는 낙관적인 인생관, 긍정적인 삶의 가치관을 지니게 해주는 것, 그것보다 더 큰 유산은 없습니다.


   한 자녀 당 한 10억 정도 유산을 남겨두면 충분하겠지? 한 평생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겠지,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큰 오산입니다. 재산 있다가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자녀들에게 가장 좋은 유산은 결국 신앙을 전수해주는 것입니다. 그냥 신앙이 아니라 제대로 된 신앙 말입니다. 살면서 고통이 다가올 때, 시련이 찾아올 때도, 주님께서 주시는 것이려니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신앙, 어떤 역경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살아가는 그런 낙관적인 삶을 유산으로 물려주길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지나친 걱정을 자제하라고 당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해서 자기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느냐?”


   오늘날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큰 걱정은 아무래도 자녀들을 향한 걱정이겠지요. 어떻게 해서든 잘 풀려야 할 텐데, 남보다는 나아야 할 텐데, 경제적으로도 넉넉하게 살아가야 할 텐데, 갖은 걱정에 밤잠 못 이루십니다. 그리고 부모님들 자신의 삶은 완전히 뒷전이고 자녀들을 위해 모든 것을 겁니다.


   부모가 수명이 다 되어 임종 중에 있는데, 자녀들이 죽어가는 부모 앞에서 재산문제로 다투는 일, 한번 생각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저는 자주 봅니다.


   자녀교육을 하실 때, 어떻게 해서든 남을 배려하고, 봉사하고, 사랑하는 인간을 만들려고 노력하신 것이 아니라 “돈이 최고다, 돈이면 다다, 어떻게 해서든 너는 남을 딛고 성공해야 한다, 너는 어떻게 해서든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세뇌시킨 결과가 바로 죽어가는 부모 앞에서 유산 문제로 싸우는 것입니다.


   부모가 임종할 때 자녀들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면 그 임종이 얼마나 행복한 임종이겠습니까?


   “우리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느님 두려워 할 줄 알게, 하느님 사랑 느낄 수 있게, 신앙의 눈을 뜨게 해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인간을 사랑할 줄 알고, 삶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방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우리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있다가도 사라지는 것이 돈이라는 것, 돈에 목숨을 걸지 말라고 가르쳐주신 것 정말 감사드립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38번 /  행복하여라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