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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감동의 시대
작성자김열우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20 조회수489 추천수2 반대(0) 신고

수 십년 전, 백운동 계곡의 비경을 구경하였습니다.

푸른 수목사이,  이끼 낀 작고 큰 돌, 바위사이를 돌아 구비치는 맑은 물과, 작은 물고기들- 환희와 찬탄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땀을 식히려 손을 담그던 그 자리를 그냥 두고 떠나가기 아까워  아쉬운 발길을 떼어 놓으면, 마치 그 옛날 선녀들의 목욕탕이기라도 했던 듯 한, 숨겨졌던 비경이 드러납니다.

또한 두고 가기 아까워, 그대로 떠 다 우리집 정원을 삼고 싶은 욕심을 억제하고 발길을 옮기면 또 새롭고 더욱 멋진 광경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어, 아! 두고 가기 아까워 를 연발하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지으신 솜씨의 지극히 작은 일부분일진대, 이토록 감동 감격하게 됩니다.

 

사이다 한 병이면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느 사이다 회사의 광고문입니다.

목이 마른 사람에게 생수 한 컵 이상, 감동, 감격은 없습니다.

감동, 감격은 모든 행복의 기원이며, 감사의 원천입니다.

지극히 작은 것에 감동할 수 있는 마음은 천국에 들어갈 첫 번째 조건인 가난한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현대 문명의 발전은 사람들을 수 많은 감동과 감격을 거듭하게 했습니다.

비행기는 바다를 건너며, 아프리카, 아마존의 밀림지대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한 여름, 무더위에 얼음을 마음대로 얼려 더위를 식힐 수 있고, 무더위 속 에어컨은 낙원을 만끽하기에 부족하지 않게 하였습니다.

한 겨울에도 여름 과일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걸어서 며칠씩이나 걸리던 거리를 자동차, 기차로 단숨에 당도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실로 현대 문명은 감동 감격의 기록을 깨기에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매스컴과 컴퓨터 문명은, 온 세상의 창이 되어 세상에서 벌어진 충격과 감동적인 일들을 실시간 전해 주어, 온 세상의 체험이 모든 지구인의 체험이 됩니다.

세상은 실로 감격, 감동, 충격의 바다가 되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이제는 웬만한 일들은 더 이상 감격이나 감동, 충격적이지 못합니다.

감각이 무디어지고 무감동의 시대가 된 것입니다.

먹고, 입고, 즐길 것들이 넘쳐 나며, 새롭게 개선된 새로운 것들이 홍수를 이룹니다.

가히 주리고 헐벗던 전후시대에 비하면 지상낙원이라 하여도 좋을 만 하여졌습니다.

 

어느 수준의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하느님도 필요 없다. 생각할 정도가 된 것입니다.

 

마지막 날-

먹고 마시고, 시집가고, 장가들고, 하느님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시대-

평생 쓸 것을 쌓아 두었으니, 이제 편안히 먹고 마시자' 며 하느님을 기억하지 않는 시대-

노아가 방주에 들어 간 그 시간,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마지막 날입니다.

세상에 취하여, 걸어야 할 길을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피리를 불어도 애곡하지 않고, 노래를 하여도 춤을 추지 않는 무감동의 시대인 것입니다.

 

어린 아이가 어머니 품속만으로 감격하듯이, 목마른 사슴이 시내를 찾음만으로 감격하듯이, 하느님의 품만으로 감격과 감동할 수 있는, 가난한 마음에 소망이 있고 내일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품을 향한 감격과 감동-

진정 살아있는 낙원의 복귀와 생명의 소생이 될 것입니다.

2008년 6월 18일 오전 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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