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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18 조회수823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5월 18일 삼위일체 대축일
 
 
 
 For God did not send his Son into the world to condemn the world,
but that the world might be saved through him.
(Jn.3.17)
 
 
제1독서 탈출기 34,4ㄱㄷ-6.8-9
제2독서 코린토 2서 13,11-13
복음 요한 3,16-18
 
 
저는 2004년에 갑곶순교성지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 더군다나 저 혼자 살아야 하는 환경이 그리 쉽지 않았지요. 왜냐하면 전기도 설비도 또 그 밖의 잡일도 저에는 모두 낯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갑곶순교성지로 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아주 늦은 밤, 갑자기 벼락이 내리쳤고 곧바로 집 안을 환하게 비추던 전기가 나가고 말았습니다.

정말로 막막하더군요. 후레쉬를 들고서 전기 차단기로 가보았지만, 아무것도 모르니 그냥 다시 방으로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밖에서는 천둥번개가 계속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거든요. 다행히 누군가로부터 선물 받은 초가 있어서 그 초로 방을 밝혔습니다. 만약 이 초가 없었으면 어떠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초를 보며 밤을 지새웠던 기억이 나네요. 왜냐하면 전기가 나가서 보일러도 꺼졌고, 한 겨울에 보일러 없이 자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때 초가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첫째는 초가 있다는 자체가 고마웠고, 둘째는 초에서 발생하는 빛이 고마웠으며, 셋째는 초에서 나오는 따뜻한 열에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 모습이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연상하게 하더군요.

하나의 초이지만, 그 초 안에 세 가지 모습. 즉 초 자체의 모습과 초를 통해서 어둠을 밝히는 빛과 또한 초에서 발생하는 열이라는 세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하느님도 하나의 하느님이지만, 세 가지 위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삼위일체의 신비라고 교회는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에 관한 신비를 우리 인간의 부족한 머리로써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아오스딩 성인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인간이 삼위일체의 신비를 깨닫는 것보다 조개껍질로 바다를 옮기는 것이 더 쉽다.”

따라서 이 삼위일체의 신비를 통해서 어떤 지식을 얻고자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겨 있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찾는 것입니다. 그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바로 오늘 복음에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바로 우리들의 구원을 위해서 서로 다른 성격의 세 위격이 하나의 하느님으로 활동하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역시 하느님께서 이렇게 일치를 보였듯이, 우리의 생활 안에서 일치의 삶을 지내야 하는 것입니다.

나만 잘 사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하나를 이루는 일치의 마음을 갖고서 함께 행복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 이 노력이야말로 삼위일체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요즘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지요. 미얀마의 사이클론 참사, 공식 사망자가 3만명에 육박한다는 중국 쓰촨(四川)성을 강타한 대지진의 영향으로 고통받는 이들, 또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 역시 힘들어하는 사람들입니다. 분명히 지금의 나보다 훨씬 어려운 입장인데도 우리들은 얼마나 외면하고 있는지요? 바로 삼위일체의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못하는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당신의 서간을 통해서 우리에게 힘주어 말씀하십니다.

“형제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자신을 바로잡으십시오. 서로 격려하십시오. 서로 뜻을 같이하고 평화롭게 사십시오. 그러면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삼위의 하느님이 하나를 이루듯, 우리 역시 서로가 하나를 이루기 위해서 서로 격려하고, 서로 뜻을 같이 하며, 서로 평화롭게 살아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우리와 함께 하시는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얀마, 중국, 북한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서 기도합시다.




나를 아름답게 만드는 기도(‘삶의 기도’ 중에서)
 
날마다 하루 분량의 즐거움을 주시고
일생의 꿈은 그 과정에 기쁨을 주셔서
떠나야 할 곳에서는 빨리 떠나게 하시고
머물러야 할 자리에는
영원히 아름답게 머물게 하소서.

누구 앞에서나 똑같이 겸손하게 하시고
어디서나 머리를 낮춤으로써
내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을 가난하게 하여 눈물이 많게 하시고
생각을 빛나게 하여 웃음이 많게 하소서.

인내하게 하소서.
인내는 잘못을 참고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깨닫게 하고 기다림이 기쁨이 되는
인내이게 하소서.

용기를 주소서.
부끄러움과 부족함을
드러내는 용기를 주시고 용서와 화해를
미루지 않는 용기를 주소서.

음악을 듣게 하시고 햇빛을 좋아하게 하시고
꽃과 나뭇잎의 아름다움에 늘 감탄하게 하소서.

누구의 말이나 귀 기울일 줄 알고
지켜야 할 비밀은 끝까지 지키게 하소서.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지 않게 하시고
그 사람의 참 가치와 모습을 빨리 알게 하소서.

사람과의 헤어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되
그 사람의 좋은 점만 기억하게 하소서.

나이가 들어 쇠약하여질 때도 삶을 허무나
후회나 고통으로 생각하지 않게 하시고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지혜와 너그러움과
부드러움을 좋아하게 하소서.

삶을 잔잔하게 하소서.
그러나 폭풍이 몰려와도
쓰러지지 않게 하시고
고난을 통해 성숙하게 하소서.

건강을 주소서.
그러나 내 삶과 생각이
건강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하소서.

질서를 지키고 원칙과 기준이 확실하며
균형과 조화를 잃지 않도록 하시고
성공한 사람보다 소중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언제 어디서나 사랑만큼 쉬운 길이 없고
사랑만큼 아름다운 길이 없다는 것을 알고
늘 그 길을 택하게 하소서.
 
 
 
Under Swing Candle Light - Praha
Westlife-Written In The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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