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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침묵과 말" - 2008.5.17 연중 제6주간 토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17 조회수444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5.17 연중 제6주간 토요일
                                                    
야고3,1-10 마르9,2-13

                                                            
 
 
"침묵과 말"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듯이,
이미 쏟아 낸 말도 다시 담을 수 없습니다.

자동차만 매연으로 대기를 오염시키는 게 아니라,
무분별하게 쏟아 낸 말도
공동체의 분위기를 오염시키고 숱한 상처를 줍니다.

침묵보다 더 어려운 게 말입니다.
 
희망과 빛, 격려와 위로가 되는 긍정적인 생명의 말입니다.
 
육체의 폭력 못지않게 심각하고 치명적인 게
언어의 폭력이요 부정적인 죽음의 말입니다.
 
다음 야고보 사도의 말씀이 구구절절 공감이 갑니다.

“누가 말을 하면서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면,
  그는 자기의 온몸을 다스릴 수 있는 완전한 사람입니다....
  혀는 불입니다.... 온몸을 더럽히고 인생행로를 불태우며....
  사람의 혀는 아무도 길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 혀로 주님이신 아버지를 찬양하고,
  또 이 혀로 하느님과 비슷하게 창조된 사람들을 저주하기도 합니다.
  같은 입에서 찬미와 저주가 나옵니다.”

진정 말에 실수 없는 사람이 완전한 사람인데
그런 사람 몇이나 될까요?

이래서 침묵의 수행이 그리도 중요합니다.
영성생활의 기초가 침묵의 수행입니다.
 
우리의 삶이 날로 얕고 가벼워지는 것은,
시끄럽고 복잡해지는 것은 대개 침묵의 부재에서 기인합니다.
 
침묵 없이 영적 삶은 도저히 깊어질 수 없습니다.
 
침묵의 샘에서 솟아나는 생명과 지혜의 말입니다.
침묵을 통해 정화되는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비록 좋고, 거룩하고, 건설적인 담화일지라도
  침묵의 중대성 때문에
  완전한 제자들에게 말할 허락을 드물게 줄 것이다.”(RB6,3).

침묵의 중대성을 설파하는 성 베네딕도입니다.
우리 역시 밤의 거룩한 침묵 후에 나온 첫말이 다음의 초대송 입니다.

“주님, 제 입시울을 열어 주소서.
  제 입이 당신 찬미를 전하오리다.”

십자가(+)의 성호로 입을 축복하면서
침묵 후에 쏟아 진 첫 말이 하느님 찬미였습니다.
“아침에는 당신의 사랑, 밤에는 당신의 진실을 알림이 좋으니이다.”

이어 계속되는
생명과 빛,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시편 성무일도였습니다.
침묵과 말이 참으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성무일도와 미사의 거룩한 전례시간입니다.
 
우리의 모든 내적 욕구들을
시편과 미사경문에 담아 표현해 낼 때
저절로 내적 침묵에 평화요, 치유와 정화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지친 제자들을
산상 침묵 피정을 통해 영육을 새롭게 충전시킵니다.

예수님의 빛나는 변모를 체험한 베드로의 침묵에서 터져 나온 말입니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역시 침묵을 통해서 들려오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아마 이 은혜로운 산상 침묵 피정을 통한
빛과 생명의 주님의 변모 체험이
제자들의 십자가의 여정에 활력의 샘이 됐을 것입니다.
 
침묵 피정과도 같은 이 거룩한 매일미사를 통해
우리 역시 주님의 변모를 체험하므로 치유되고 정화되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을 바라보아라.
  기쁨에 넘치고, 너희 얼굴에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시편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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