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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5-07 조회수772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5월 7일 부활 제7주간 수요일
 
 
 
 Holy Father, keep them in your name
that you have given me,
so that they may be one just as we are one.
(Jn.17.11)
 
 
제1독서 사도행전 20,28-38
복음 요한 17,11ㄷ-19
 
 
지난번 성지순례를 갔다가 체코 한인공동체의 형제자매님들로부터 한국에서 체코로 무료전화 통화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특별한 가입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느 사이트에 가입하고 헤드셋만 있으면 된답니다. 그 말에 신기하기도 했지만, 외국에 전화를 걸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별 큰 관심이 없었지요. 그런데 어제 함께 성지순례를 갔던 신부로부터 그 사이트에 가입해서 한번 해보자는 권유를 받았고 실제로 가입해서 실행을 해보았습니다. 놀라웠습니다.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바로 코앞에서 이야기하는 듯 통화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리와 시간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기술의 발달입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알기 위한 노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놀라운 기술이지만, 이 기술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면 그 놀라운 기술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싸게 국제전화를 하고 손쉽게 통화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들도 나온 것이겠지요.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에도 이러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상대방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알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하면서도 그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결과 사랑이 가득해야 할 이 세상에 미움과 다툼만이 만연한 세상이 된 것은 아닐까요? 이러한 예를 하나 들고 싶습니다.

바오로씨와 마리아씨 두 사람이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바오로씨는 최고의 재료와 최신식의 도구를 가지고 있었고, 마리아씨는 형편없는 재료와 구식 도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만든 케이크가 더 맛있을까요?

답은 이것만을 가지고는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나 도구가 아니라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담긴 정성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을 살면서 우리들은 외적인 것만을 탓합니다. 하지만 케이크 만드는데 있어서 재료와 도구만 잘 갖춘다고 맛있는 케이크가 나오지 않는 것처럼, 외적인 것을 갖춘다고 해서 결코 주님께서 원하시는 세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원하시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노력과 정성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나 되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아버지 하느님과 예수님께서 하나를 이루셨듯이, 우리 역시 주님과 하나 되고 내 이웃들과 하나 되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그 하나 되기는 외적인 조건들이 이루어진다고 완성되지 않습니다. 바로 나의 노력과 정성으로만이 완성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금 나는 사랑의 하느님 나라를 완성하는데 어떤 노력과 정성을 보이고 있을까요? 혹시 남 탓만 하고, 조건만 탓하는 어리석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요?



조금만 더 노력하고 정성을 다해서 생활합시다.




구겨진 종이(김일진, ‘행복한 동행’ 중에서)

2005년 어느 날, 작은 사업을 하던 내게 위기가 찾아왔다. 급기야 하던 일을 중단하고, 서른여덟의 나이로 미국계 금융회사에 입사 지원을 하게 됐다.

마지막 최종 면접장. 면접관 4명이 약 2시간에 걸쳐서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다지 답을 못할 질문은 없었다. 그런데 결국 ‘이혼’이란 두 글자와 세 아이의 양육문제를 묻더니,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질문 강도를 높이며 내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 아닌가. 예상은 했었지만 점점 흐트러져가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에게 실망하며 비통함에 젖어들 무렵, 면접관이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냐고 물었다. 순간, 앞에 놓인 백지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중 한 장을 집어 들어 구겨 버렸다.

“자, 여기 이렇게 구겨진 종이가 있습니다. 저를 이 종이라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다시 이렇게 펴면 이곳에도 무언가 적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내내 책상만 주시하던 그들의 시선이 내게 집중됐다. 곧 다른 백지 한 장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하늘로 날렸다. 종이는 얼마 올라가지 못한 채 팔랑거리며 힘없이 떨어졌다. 이번에 아까 그 구겨진 종이를 집어 다시 한 번 힘을 다해 조그맣고 동그랗게 구겼다. 그러고는 가운데 앉은 면접관의 머리 위로 벽을 향해 힘껏 던졌다. 흠칫 놀라는 그들.

“구겨졌기 때문에 평평한 종이보다 더 멀리 더 힘차게 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로부터 이틀 뒤, 나는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벌써 4년째 나는 아침 일찍 지하철에 올라 회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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