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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4월 5일 야곱의 우물- 요한 6, 16-21 묵상/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은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05 조회수447 추천수5 반대(0) 신고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은

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은 호수로 내려가서,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 카파르나움으로 떠났다. 이미 어두워졌는데도 예수님께서는 아직 그들에게 가지 않으셨다. 그때에 큰 바람이 불어 호수에 물결이 높게 일었다. 그들이 배를 스물다섯이나 서른 스타디온쯤 저어 갔을 때,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 배에 가까이 오시는 것을 보고 두려워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을 배 안으로 모셔들이려고 하는데,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다.
(요한 6,16-­21)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봅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그분이 오시는 것을 보고 기뻐하기는커녕 두려워합니다. 다가오는 분이 분명히 예수님이셨는데, 무엇이 제자들에게 두려움을 주었을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것은 ‘어둠’이었습니다. 어둠은 많은 것을 두려운 것으로 바꾸어 버립니다. 납량특집 드라마나 공포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바로 ‘어둠’입니다. 어둠은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자세히 바라보지 못하게 하고, 우리에게 두려움을 줍니다. 실제적인 어둠, 상황적인 어둠, 내적인 어둠 등 여러 형태의 어둠이 공포를 부추깁니다.
 
만일 밝은 한낮에 잔잔한 물결 위를 예수님이 걸어오셨다면 제자들은 두려워하거나 소리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하느님을 찬양하며 스승을 더욱더 신뢰하게 되어 그들의 신앙이 견고해졌을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알게 됩니다.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은 대상이 아니라 대상을 보지 못하게 하는 우리 마음속 어둠과 약한 신앙입니다.
 
사실 우리는 많은 관계 안에서 이 ‘어둠’을 봅니다. 누군가를 멀리하고 믿지 못하고 의심하기도 하고, 그것이 씨앗이 되어 수많은 불편함과 어려움과 고통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상대방을 쉽사리 단죄하고 판단해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알고 계셨습니다. 그들은 죽을 죄인이 아니라 단지 치료가 필요한 ‘아픈’ 사람들이라는 것을.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어둠을 빛으로 바꾸는 것은 주님께서 보여주신 믿음과 사랑임을 우리는 기억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믿지 못하는 것, 사랑하지 못하는 것은 마음에 어둠을 가져다줍니다. 어둠은 무엇이든 두렵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것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어려움’일 뿐이며 어둠 속에서도 우리를 향해 걸어오시는 그분이 계심을 믿는다면, 우리는 모든 것이 불가능한 어둠 속에서 예수님을 만나 희망과 평화를 얻었던 제자들처럼 우리의 영혼을 꿰뚫는 하나의 목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김우정 신부(수원교구 매교동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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