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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 4일 야곱의 우물- 요한 6, 1-15 묵상/ 마음속 계산기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04 조회수593 추천수4 반대(0) 신고
마음속 계산기

그때에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수 곧 티베리아스 호수 건너편으로 가셨는데,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라갔다. 그분께서 병자들에게 일으키신 표징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산에 오르시어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앉으셨다. 마침 유다인들의 축제인 파스카가 가까운 때였다.
 
예수님께서는 눈을 드시어 많은 군중이 당신께 오는 것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이는 필립보를 시험해 보려고 하신 말씀이다. 그분께서는 당신이 하시려는 일을 이미 잘 알고 계셨다. 필립보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마다 조금씩이라도 받아먹게 하자면 이백 데나리온어치 빵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다.”
 
그때에 제자들 가운데 하나인 시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여기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자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자리 잡게 하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곳에는 풀이 많았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는데, 장정만도 그 수가 오천 명쯤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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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물고기도 그렇게 하시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다. 그들이 배불리 먹은 다음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남은 조각을 모아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들이 모았더니, 사람들이 보리빵 다섯 개를 먹고 남긴 조각으로 열두 광주리가 가득 찼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표징을 보고,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와서 당신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
(요한 6,1-­15)
 
 
 
 
◆기도를 드리다 보면 이따금 좋은 체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기도 하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거나 은총의 놀라움에 눈을 뜰 때도 있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확신과 보람을 느낍니다. 반대로 하느님 사랑에 자신을 일치시키고 그분을 드러내는 기도의 목적에서 벗어나, 이런 체험을 하는 것에만 매달려 무언가 자극이 될 만한 것을 끊임없이 쫓아다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오천 명을 먹이는 기적을 행하신 예수님을 만납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드러내고자 하신 것은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은총의 깊이였지만, 사람들은 수많은 사람에게 빵을 먹이신 예수님의 모습만 바라봅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을 임금으로 모시려 합니다.
 
우리도 이런 유혹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려는 은총을 보기보다 우리가 신앙을 가짐으로 인해 생기는 이익에 더 관심을 두거나 무언가 감성적인 것에만 더 집중해서 본질을 소홀히 하곤 합니다. 이런 신앙은 본질이 아니라 선택 사항이 됩니다. 신앙이 선택 사항이 될 때, 우리는 주님을 못 박았던 사람들처럼 미련 없이 주님께 등을 돌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질이신 하느님께 당신을 일치시켰던 주님께서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에게 변함없는 마음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계산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계산은 아직 미숙하고 서투릅니다. 우리는 자신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아십니다. 우리는 마음속에 있는 계산기를 주님께 맡겨드리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을 찾아주시도록 간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 안에서 우리의 신앙은 때에 따라 선택하는 사항이나 옵션이 아니라 진실한 가치를 지닌 본질로 탈바꿈해 나갈 것입니다.
김우정 신부(수원교구 매교동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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