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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일 단상] 십자성호 - 강길웅 요한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06 조회수880 추천수10 반대(0) 신고

                                            

 

 
 
 

 

 

제가 섬 마을에서 선생을 할 때의 일입다.

작은 분교에서 혼자 근무했는데, 언젠가 식사할 때 제가 긋는 십자성호를  보고는 아이들이 흉내를 내며 부러워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너희들 기도하고 싶으냐?"하고 물었더니

 아이들이 모두 "예!" 하면서 좋아했습다.

 그래서 기도를 가르쳐 줬더니 날마다 열심히 했습니다.

 새벽 여섯 시만 되면 아이들이 아침기도를 하러 학교에 왔으며  저녁 여덟시가 되면 저녁기도를 하러 학교에 왔습니다.

그때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화장실이 아니라 뒷간이라고 했습니다.

 헛간에 연장들도 있고 지게나 삼태기도 있으며  그리고 잿더미 옆에 발판 두 개를 놓고 뒤를 보았는데  낮에는 괜찮지만 밤에는 어른도 무서웠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밤에 뒷간 출입을 무섭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본 부모들이 너무 신통해서, "아무개야! 너 무섭지 않느냐?"  하고 물으면 아이들이 대답하기를

"제가 ''성부와''만 놓으면 마귀들이 다 도망가요."하며 자랑하는 입니다.

이에 부모들이 놀라서 "성부와가 뭐냐?"하고 물으니까  아이들이 신이 나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하고  손으로 이마와 가슴에 십자표를 하면서 부모에게 가르쳐 줍니다.

 철없는 아이들이 십자성호 하나로 두렵지 않은 세상을 사는데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무슨 기도를 하겠습니까?

 급하고 두려울 때 어떻게 기도하겠습니까?

 그럴 때 십자성호만 그어도 우리에게 큰 힘과 위로가 주어집니다.

 세상에 하느님의 이름보다, 그리고 십자가보다 더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은 없습니다.

 지금은 그 제자들이 다 커서 서울, 인천, 분당, 수원 등지에 살면서교리 교사도 하고 성가대도 하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자랑스럽습니다.

 우리가 십자성호만 제대로 그어도 많은 예비신자들을 성당으로 인도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천주교 신앙을 가진 우리는 누가 보든 안 보든,  직장이나 각자 삶의 자리에서 십자성호를 올바르게 그을 수 있어야  합니다.

              - 강길웅 신부의 은총 피정 ‘사랑하는 만큼 기다리는 만큼’ 중에서

 

                    

누구나 때로는 힘들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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