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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독약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29 조회수795 추천수12 반대(0) 신고
 

복음: 마르 16,15-18

 

 

오늘 복음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신 이야기다.

 

 살다보면, 공연히 시비를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멀쩡한 말도 곡해하고, 농담도 인사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대개 안좋은 것들만 수집한다.

수집해온 것을 자기가 믿고 싶은 방향으로 편집한다. 

   

그렇게 만들어낸 허위와 공상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독설과 비방을 뒤에서 퍼붓지만

그것에 한마디라도 대꾸한다면, 그것은 바로 그가 원하는 짓이다.

 

분쟁과 난투극, 설전과 공방은 바로 그의 주무기다.

항상 분란의 중심에 있는 그들.

누군가를 흠집내는 것이 그들의 취미고 특기다.

  

우리가 바로 이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믿는 사람의 표징이 나타나야 한다는 것을 오늘 복음은 일러주고 있다.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언어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누구나의 마음 속에 담겨있는 복수의 말이 아닌

예상을 뒤집는 전혀 새로운 말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일을 일삼는 마귀들, 병자들에게 손을 엊어주는 것과 같은.

상상을 초월한 따듯한 사랑의 언어 말이다.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

 

그는 나의 믿음을 시험하려고 보낸 그분의 사자(使者)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쓰디쓴 독을 넘겨 약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혹시 그분이 보낸 사자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의 악습과 지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 있다.

 

그의 고질병은 어릴 때부터 형성된 심리적 결함에서 얻어진 것이어서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것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무튼 사태에 빨려들지 않고 거리를 두고 정신을 차려 대처할 수 있다면,

그 독한 독설과 비방에도 그다지 손상받지 않으리라.

말도 안되는 모함과 편집에도 끄덕없는 자신을 발견하리라.

전과는 다르게 처신하고 있는 자신에게 새삼 놀라움을 느끼고

그 안에 하느님이 함께 하셨음을 깨닫게 되리라.

 

누가 뭐라고 갈라진 혀를 내밀어도, 누가 뭐라고 독을 퍼뜨려도,

내 마음의 평화를 깨뜨릴 수 없다는 것.

그것이 믿는 이에게 따르는 기적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독은

그 독이 내 안에서 생성되어 남을 해치려는 경우이다.

내가 바로 교활한 뱀이 되는 경우이다.

스스로 믿는자가 아님을 드러내는 표징,

그것이 가장 무서운 독인 것이다.

그것만이 우리가 가장 겁내야할 독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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