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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겨울나무들
작성자진장춘 쪽지 캡슐 작성일2007-12-28 조회수579 추천수2 반대(0) 신고
 
 

 

     

              

 

              ♣겨울나무들/녹암 진장춘
               

                 

                겨울나무들은 그냥 잠만 자는 게 아니다.

                 

                배롱나무는 백일 내내 피고 지는 예쁜 꽃나무라고

                두꺼운 볏짚 방한복을 얻어 입고

                아름다운 꽃들을 피울 태몽을 꾸며 애완견처럼 잔다.

                 

                느티나무, 벚나무들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집 앞을 지키는 개처럼 떨고 있고 있는 것 같지만

                봄에 피울 잎을 마련하며 선잠을 잔다.

                 

                빨간 열매를 달고 있는 산수유는

                황량하게 빈 가지는  바람에 흔들리지만

                조춘에 필 꽃망울들을 품속에 품고 선잠을 잔다.

                 

                산에 있는 소나무들은 

                눈보라 세찬 바람 인고의 겨울 동안

                검은 색 나이테를 새겨 세월을 기록한다.

                 

                오백 살 먹은 혹부리 느티나무 영감은

                죽은 듯 잠만 자는 것 같지만

                참새들을 가지에 태우고 요람처럼 흔들며 잔다.

                 

                겨울나무들은 겨울 동안 그냥 잠만 자는 것이 아니다.

                조물주가 시킨 일들을 어김없이 한다.

                 

                  07-12-23 

                 

                 
                    Nicos - The Train Leaves At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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