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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황폐해질 때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29 조회수753 추천수5 반대(0) 신고
황폐해질 때(루가 21,20-28)

 

 

 예루살렘이 적군에게 포위된 것을 보거든, 그곳이 황폐해질 때가 가까이 왔음을 알아라. 그 때에 유다에 있는 이들은 산으로 달아나고, 예루살렘에 있는 이들은 거기에서 빠져 나가고, 시골에 있는 이들은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지 마라. 그 때가 바로 성서에 기록된 모든 말씀이 이루어지는 징벌의 날이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도 종말에 일어날 일들을 예언한 말씀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이미 다니엘 예언서에 기록되어 있었다. “너는 똑똑히 알아라. 너희가 돌아 가 예루살렘을 재건하리라는 말씀이 계신 때부터 기름부어 세운 영도자가 오기까지는 칠 주간이 흐를 것이다. 그 뒤에 육십 이 주간 어려운 시대가 계속되겠지만, 그 동안에 성을 쌓고 재건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육십 이 주간이 지난 다음, 기름부어 세운 이가 재판도 받지 않고 암살당하며, 도읍과 성소는 한 장군이 이끄는 침략군에게 헐릴 것이다. 전쟁으로 끝장이 나 폐허가 되고 말 것이다. 종말이 홍수처럼 닥쳐 올 것이다. ”(다니엘 9,25-27)


왜 예루살렘이 전쟁으로 끝장이 나 폐허가 되고 말 것인가? 그 이유를 다니엘의 기도에서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다니엘은 이렇게 기도하였다. “주님, 크고 두려우신 하느님, 하느님을 사랑하여 말씀대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계약을 어김없이 지키시는 하느님, 우리는 못된 일만 하였으며 비뚤어진 짓만 하였습니다. 하느님을 배신하고 몹쓸 짓을 하고 명령과 법을 어겼습니다. 하느님의 종 예언자들이 하느님의 이름으로 우리의 임금들과 고관들과 조상들과 온 국민에게 하신 말씀을 우리는 저버렸습니다. 주님, 우리는 지금 이처럼 얼굴을 들 수 없이 되었습니다마는 주께는 잘못이 없습니다. 유다 사람이나 예루살렘 주민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으로서 이 주변에 사는 사람이나 멀리 온 세상에 흩어진 사람들이 모두가 얼굴을 들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배신하여 그렇게 쫓겨났습니다. 야훼여, 우리는 임금들이나 고관들이나 조상들까지 모두가 주께 죄를 얻어 얼굴을 들 수 없게 되었습니다. 주 우리 하느님께서는 애처로운 이 모양이 가엾어 용서해 주셨지만, 우리는 주께 반항만 하였습니다. 하느님 야훼께서 당신의 종 예언자들을 시켜 우리 앞에 법을 펴시고 그대로 살라고 말씀하셨지만, 우리는 듣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온 이스라엘이 주의 법을 어기고 말씀을 듣지 않아, 죄를 얻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반드시 내리시겠다고 하신 저주를 하느님의 종 모세의 법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우리와 우리를 다스리는 위정자들에게 내리시겠다고 말씀하신 그 큰 재앙을 그대로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천하에 다시 없을 재앙을 예루살렘에 내리셨습니다.”(다니엘 9, 4-12)


결국 우리가 지은 죄에 대한 벌은 반드시 내리시겠다는 말씀이다. 이 말씀은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기 위해서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우리를 그런 재앙에서 구하기 위한 말씀이다. 그러면 그런 재앙을 면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내가 지금 그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알면 즉 하느님을 배신하고 몹쓸 짓을 하고 명령과 법을 어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빨리 산으로 달아나고 예루살렘에 있는 이들은 거기에서 빠져 나가고, 시골에 있는 이들은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지 마라는 것이다. 무슨 뜻인가?

 

빨리 산으로 달아나라는 말은 하느님께로 돌아 오라는 말이다. 왜냐하면 성서에서 산은 하느님이 계신 곳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 이상 죄를 짓는 예루살렘이라는 곳에 머물지 말고 이제는 뉘우치고 하느님께로 돌아오라는 말씀이다. 그리고 예루살렘에 있는 이들은 거기에서 빠져 나가라는 말은 악의 구렁에서 나오라는 말씀이요, 시골에 있는 이들은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지 마라는 것은 죄짓는 악의 구렁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것이다.


예루살렘은  죄의 상징, 온갖 악을 저지르고 방탕한 생활을 하는 악의 구렁텅이를 상징한다.

“예루살렘이 적군에게 포위된 것을 보거든, 그 곳이 황폐해질 때가 가까이 왔음을 알아라.”는 말은 예루살렘 도시가 온갖 악으로 가득차 있음을 말한다. 마치 소돔과 고모라처럼 방탕과 악의 소굴로 포위되어 있으면 곧 황폐해질 때가 가까이 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것을 눈치챈 사람들은 빨리 그곳을 즉 죄의 구렁에서 나오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멸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빨리 나와야할 때임에도 불구하고 나오지 못하는 임신한 여자들과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은 불행하다. 왜그런가? 임신한 여자들과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은 누구를 상징하는가? 임신한 여자들이란 마치 여인이 아이를 임신한 것처럼 죄로 가득찬 사람들 즉 죄의 노예가 된 사람들을 가리키며,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이란 여인이 젖먹이를 떼어놓을 수 없기 때문에 항상 데리고 다녀야 하듯이 그렇게 죄에 물들어 있는 사람들, 도저히 죄의 구렁에서 빠져 나올 수 없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결국 칼날에 쓰러지고 포로가 되어 모든 민족들에게 끌려갈 것이고 예루살렘은 다른 민족들의 시대가 다 찰 때까지 그들에게 짓밟힐 것이다.


결국 오늘 복음은 세상 종말에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이미 “사람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심으로써 옛 예루살렘은 멸망하고 새 예루살렘이 건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개하지 않고 죄의 구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따라서 지금은 이미 이 세상에서 시작된 천상 예루살렘의 삶을 살기 위해 옛 예루살렘에서 나오는 때요,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 복음의 말씀을 살아야할 때이다.  

 

 -유 광수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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