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꿍꿍이속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28 조회수426 추천수4 반대(0) 신고

꿍꿍이속 


        오늘은 성 시몬과 성 유다 축일로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열 두 사도를 뽑으시는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열 두 사도를 뽑기 위해서 산에 가십니다.
        심사숙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도하러 가십니다.

        열 두 사도의 선발은 심사숙고의 결과가 아니라
        기도의 열매임을 복음은 얘기해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배워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거나 사람을 뽑을 때
        심사숙고하고 난 뒤 무엇을 하거나 사람을 뽑았다면
        그 실패와 성공은 자기 탓이나 성취가 됩니다.
        그러나 기도하고 무엇을 하거나 사람을 뽑았다면
        실패도 성공도 다 하느님 뜻입니다.
        아니, 실패도 성공도 아니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질 뿐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제자 선발도 심사숙고였다면
        그래서 인간적인 선택이었다면 대 실패입니다.
        당신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은 말할 것도 없고
        오늘 축일을 지내는

        유다와 시몬도 잘 한 선택은 아닙니다.
        다른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주님을 배반했기 때문에도 그렇지만
        배반하지 않았더라도

        잘 한 선택이라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시몬은 자기 의도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부르심과 시몬의 응답은,

        말하자면, 동상이몽이었습니다.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예수님의 부르심과
        이스라엘의 해방을 위한 응답입니다.

        나는 이런 의도로 사람을 썼는데
        누가 자기 의도를 가지고 응답한다면,
        흔한 말로 꿍꿍이속이 있는 사람으로서

        대단히 불쾌할 것입니다.
        실상 하느님과 우리 사이도 대충 이러합니다.
        하느님의 뜻은 이러 한데

        우리는 저런 꿈을 꾸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른다고는 하는데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합니다.
        열심히 기도하는데 듣지는 않고

        자기 말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부르심은

        그런 줄 알고 부르시는 것입니다.
        당신의 뜻에 충실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꿍꿍이속이 따로 있는 것을

        아시고 부르시는 것입니다.
        꿍꿍이속이 따로 있는

        우리들을 개과천선케 하심이
        예수님께 대한 하느님 뜻입니다.
        꿍꿍이속이 따로 없는 사람을 찾으면

        아무도 그런 사람이 없기에
        그러려니 하고 부르시는 것입니다.

        옛날 어떤 신부님은
        신학생인 형이 방학 때 집에 오면
        자기는 한 번도 못 먹는

        그 귀한 달걀을 형에게 해주는 것이 부러워
        달걀 먹고 싶어서 신학교에 들어갔다고 회고하셨습니다.
        이런 꿍꿍이속으로 신학교에 들어가면

        당연히 성소에 위기가 오고
        아주 성소를 저버리는 사람도 나오지만
        하느님께서는 이런 꿍꿍이속을 아시면서도
        그것을 낚시 미끼삼아

        제자들을 당신께로 부르시고 뽑으십니다.

        우리의 주님,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면서
        이런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셨을 것입니다.
        이런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지 않으셨다면
        꿍꿍이속이 따로 있는 제자들로 얼마나 속이 터지고
        어쩌면 제자들이 배반하기 전에

        당신이 다 내쫓으셨을 것입니다.

        우리도 지금 꿍꿍이속이 다 따로 있겠지만
        그래도 인내심 많으신 우리 주님께서는
        이런 우리도 언젠가는

        당신의 부르심에 제대로 응답하게 되기를
        지금도 산 위에서 기도하고 계실 것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은형제회 -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