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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월 19일 야곱의 우물- 마르 6,30-34 /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19 조회수359 추천수4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몇 년 전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던 박세리가 미국 동부 LPGA( 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 참가했습니다 . 개막 전날 박세리는 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퍼팅 연습을 하다 말고 펑펑 울었습니다 . 그리고 놀란 아버지에게 울먹이며 “ 아버지는 골프만 가르쳐 주었지 . 쉬는 법은 가르쳐 주지 않았어요 . 너무 힘들었어요 .” 라고 말했습니다 . 15 년 동안 오로지 골프에만 둘러싸여 화려한 골프 여왕으로 등극한 박세리가 부진에 빠져 아버지에게 “나는 골프에 지쳤다. 이제 골프에서 잠시 빠져 나오고 싶다. 나는 골프 말고 다른 일상생활을 즐기는 게 필요하다.”라고 했습니다. 골프 여왕 박세리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이었습니다.

이 세상에 쉬지 않고 날아가는 새가 없고, 쉼 없이 날아다니는 나비가 없습니다. 새도, 나비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들도 쉼의 시간을 통해 다시 기력을 회복하고, 또 다른 하늘을 날아갈 힘을 얻게 됩니다. 잠자지 않는 새도 한쪽 뇌가 잠을 자는 동안 다른 쪽 뇌로 방향을 잡으며 날아간다고 합니다. 음악에도 쉼표가 있습니다. 쉼표를 따라 반 박자나 한 박자 또는 두 박자를 쉬게 됩니다. 노래도 쉬지 않고 계속 부를 수는 없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쉼 없이 일할 수는 없습니다. 하루를 일하고 밤에 쉬는 시간이 없다면 어떻게 그 다음 날 삶을 지탱할 수 있겠습니까? 잠자는 시간에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지만 그 시간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새 힘으로 충전하는 시간입니다.

열두 제자들이 파견을 받고 여러 장소에서 복음을 전한 내용을 예수님께 보고를 드렸을 때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마르 6,31)하고 제자들에게 쉼을 갖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그동안 제자들이 많은 수고를 했는데 쉴 수 있는 형편이 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모여 와 북적거리기 때문에, 그 주변에서는 잠시도 쉴틈이 없을 뿐더러, 쉴 만한 환경도 못되었고 음식을 먹을 겨를도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복음 선포를 하고 돌아온 제자들에게 한적한 곳에서 쉬라고 말씀하신 것은 권고나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러한 휴식의 필요성을 인정하셨기에 휴식하도록 명령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거기에서 배를 타시고 따로 외딴곳으로”(마태 14,13)가신 것은 제자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시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엿새 동안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지으시고 이렛날에 쉬셨습니다.(창세 2,2 참조)이것이 안식이요 휴식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휴식을 제도상으로 보장해 주셨습니다. 십계명 중의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라. ’ 는 계명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계명은 하나의 계명인 것 같지만 사실은 둘입니다. 엿새 동안은 네게 맡겨진 모든 것을 열심히 ‘일하라’ 는 것이고, 이레째 되는 날은 온전히 ‘쉬라’ 는 것입니다. 주일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고자 하는 교훈은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일의 노예가 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일을 하다 보면 일의 노예가 되기 쉽고 물질의 노예가 되어 마음이 좁아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쉼의 시간을 가지심으로써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마르 1,35)하셨습니다.

예수께서는 많은 기적을 행하신 후에도 한적한 곳에 가셔서 기도하시면서 하느님 아버지께 힘을 받으셨기에 제자들에게 어디서 어떻게 휴식을 취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제자들이 쉴 만한 휴식처는 바로 ‘외딴곳’입니다. 외딴곳을 찾는다는 것은 늘 일하는 곳을 벗어난다는 것을 뜻합니다. 집에서 쉰다고 늘어지게 잠을 자거나 일하는 곳을 벗어나지 못하면 제대로 쉬기가 어렵습니다. 외딴곳은 복잡한 생활을 벗어나 조용한 곳을 말하는 것이지 먼 곳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잠깐의 휴식이나 낮잠, 잠깐의 산책이 우리 인생의 장에서 얼마나 필요한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잠깐의 휴식으로 얻어진 삶의 에너지를 가지고 다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문제 앞에 서서 그 일을 넉넉히 감당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휴식에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면 모든 휴식의 시간은 그 자체가 커다란 은총으로 변모합니다. 이름난 해수욕장이나 피서지가 우리의 쉼터가 아니라 주님의 넓고 큰 품이 우리의 쉼터이며 안식처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마태 11,28)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주 날개 밑 내가 편히 쉬리라/어두운 이 밤에 바람 부나/아버지께서 날 지켜주시니/겁내지 않고 잘 쉬리로다/주 날개 밑 즐겁도다/그 사랑 끊을자 뉘뇨/주 날개 밑 쉬는 내 영혼/영원히 살게 되리라/주 날개 밑 나의 피난처 되니/거기서 쉬기를 원하노라/슬픈 맘 세상은 위로 못하나/거기서 안위와 복얻도다/주 날개 밑 즐겁도다/그 사랑 끊을 자 뉘뇨/주 날개 밑 쉬
는 내 영혼/영원히 살게 되리라/주 날개 밑 항상 즐거움 있네/생전에 걱정다 끝나도록/거기서 주님의 돌보심 받고/평안히 쉬임을 얻으리라/주 날개 밑 즐겁도다/그 사랑 끊을 자 뉘뇨/주 날개 밑 쉬는 내 영혼/영원히 살게되리라”(가톨릭성가 436장)

우리도 성가 가사처럼 ‘주 날개 밑’에서 편안히 쉴 수 있도록 ‘쉼’의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 우리는 가던 길을 멈추고 ‘무엇을 위해서 쉼 없이 달려가는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때론 숨 가쁘게 가야 할 길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숨차게 달려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휴식’ 곧 ‘쉼’은 가끔 우리 삶에 들어오는 특별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치고 힘이 들 때 예수님께서 “너희는 따로 외
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마르 6,31) 하신 말씀에 위안을 받으며 주님께 재충전을 받고 새 힘을 얻어 힘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드립시다.
정애경 수녀(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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