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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복음묵상]백인대장의 아름다운 고백 / 빅상대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01 조회수763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6년 7월 1일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집에 모실 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시면 제 하인이 낫겠습니다. (마태오 8,8)

 

 "Lord, I am not worthy to have you enter under my roof;
only say the word and my servant will be healed.

 

 

 예수님께서는 많은 병자를 고쳐 주십니다. 백인대장의 종과 베드로의 장모를 낫게 하시고, 마귀 들린 이들에게서 악령을 쫓아내십니다

 

☆☆☆

 

 우리 지구촌에는 아직도 비참한 곳이 많습니다. 전쟁과 재난으로, 질병으로, 그 밖의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대부분 인간의 욕심에서 빚어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일찍이 그러한 악의 세력들과 싸우셨습니다. 질병, 기아, 고독, 소외를 악의 세력으로 간주하셨습니다. “이 여자를 사탄이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묶어 놓았는데,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루카 13,16) 주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병자들에게 의사가 필요하듯이, 비참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주님으로 자처하셨습니다. “건강한 이들이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루카 5,31-32). 또한 예수님께서는 배고픈 사람에게 배고픔을 면하게 하고, 소외된 사람을 찾아가고, 병든 사람을 고쳐 주시며 하느님 나라가 다가온다고 가르치십니다. “내가 하느님의 영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마태 12,28).

 

       

 

 

 

               † 백인대장의 아름다운 고백 †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8절) 이 기도문은 온 세상의 가톨릭 신자들이 미사 중 영성체 예식 직전에 사제가 축성된 성체를 높이 들고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하는 외침에 응답하는 기도문이다.


이 기도문이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백인대장의 아름다운 신앙고백에서 유래된다. 마태오가 모아놓은 10가지 이적사화집성문(8-9장) 가운데 두 번째와 세 번째 기적이 오늘 복음을 통하여 보도된다. 두 번째 기적은 백인대장의 하인을 원격(遠隔) 치유한 기적이고, 세 번째의 기적은 베드로 제자의 장모를 열병에서 치유한 기적이다. 물론 복음의 마지막 부분에 실려있는 집단 치유와 구마기적은 구체적인 기적사화의 범주에 들기보다는 예수님의 치유활동에 대한 서술적인 보도에 속한다고 하겠다.


우선 열병을 앓고 있었던 베드로의 장모를 치유한 기적을 보자. 이는 마르코복음(1,29-31)과 루가복음(4,38-39)에도 똑같이 보도되는데 사건의 맥락을 살펴보면 차이점이 많이 발견된다. 우선 치유의 장소는 다 같은 갈릴래아 지방의 가파르나움이다. 그런데 마르코와 루가는 마태오복음과 달리 예수님의 공생활 시작부분에 이 기적을 배치하고 있다.


마르코는 첫 제자들을 부르신 다음에 배치하여 이미 제자가 된 시몬 베드로의 장모를 치유한 것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루가는 베드로가 제자의 소명을 받기 전의 시점으로 당겨 놓았다. 마태오는 이적사화 집성문을 따로 편집함에 있어서 예수께서 백인대장의 종을 치유하기 위해 가파르나움에 오신 김에 베드로 장모의 치유도 함께 엮어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마태오는 자신의 고유한 편집방법을 따라 기적들을 보도하고, 마르코는 베드로 장모의 치유를 실제적인 역사적 사건에 가깝게 서술하고 있으며, 루가는 이 치유사건이 예수께서 첫 제자 4명을 얻는 동기(動機)로 소개하고 있다고 하겠다.


예수께서 백인대장의 종을 치유한 기적은 루가복음(7,1-10)과 요한복음(4,46-54)에도 똑같이 보도된다.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것은 마태오와 요한은 백인대장이 직접 예수를 찾아와 자비를 청한다는 점이다. 반면 루가는 백인대장이 먼저 유다인 원로 몇 사람을 예수께 보내어 간청하게 한다. 유대인 원로들은 백인대장이 회당까지 지어 줄만큼 유다인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며, 예수의 도움을 받기에 합당한 자로 소개한다.


이에 도와 줄 마음을 먹은 예수께서 길을 가시는 도중에 이번에는 백인대장이 친구들을 시켜 예수님의 직접 왕림(枉臨)의 수고로움을 사양하고 그저 한 말씀만 부탁하였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루가가 늘 강조하는 기도의 다양함을 엿볼 수 있다. 즉, 기도란 하느님께 직접 드릴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 또는 성인이나 천사들을 통하여 전구(轉求)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우리 또한 고통받고, 역경에 처해있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백인대장이라 함은 통상 로마제국의 군사편제에 따라 부하 100명을 거느리고 있는 상당히 중요한 임무와 역할을 행사하는 백부장을 뜻한다. 원문에는 서민출신이 아닌 "왕궁의 관리"로 표기되어 있다. 당대의 유명한 역사가 요세푸스 플라비우스(Josephus Flavius, 37?-100)는 "백부장이란 명령을 내리는 자로서, 지나치게 위험을 자처해서는 안되고, 행동에 있어서 침착하고, 믿음직한 인물이어야 하며, 성급하게 전투에 뛰어 들어서도 안 되고, 절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는 자신의 위치를 사수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고 그 자격을 서술하고 있다.


오늘 복음의 백인대장은 게다가 자기 종까지 아끼고 사랑하는 자비심이 많은 사람으로 보인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통 이 백인대장을 로마군대의 고위 관리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헤로데 안티파스 군대의 이방인 백부장으로 추정된다. 그것은 이 기적사화를 행하신 예수님의 활동장소가 갈릴래아 지방의 가파르나움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방인으로서 백인대장의 자기 종에 대한 자비심과 예수께 대한 놀라운 믿음과 그의 아름다운 신앙고백은 우리 모든 신앙인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백인대장의 믿음은 어떤 기적이나 신기한 일을 보고야 믿으려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태도와는 절대적인 대조를 이룬다. 우리는 그렇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 우리보다 다른 곳에서 더 아름답고 위대한 믿음을 보았어야 되겠는가?............◆


박상대 마르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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