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영원한 사부님 (Rev 강요한)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21 조회수710 추천수7 반대(0) 신고

 

처음 미국행을 계획했을 때는, KAL기편으로 달라스를 거쳐 딸이 살고 있는 로스 알라모스로(직항이 없음) 갈 예정이었으나, 김 안젤라 자매님의 제의를 받고 LA를 들려서 오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사람의 마음의 흔들림 그 너머에 하느님의 이끄심이 있었다고 느껴집니다.

 

LA에 도착한 이튿날 30년 전에 저희 본당의 본당 신부님이셨던 골롬바노회의 강요한 신부님을 뵙고 너무나 반갑고 기뻤습니다. 2 년 전 쯤, 우연히 동서와의 통화중에 강요한 신부님이 LA에 있는 "한국 순교자 성당" 인 자기네 본당에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몇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었습니다.

 

동서와 함께 평일 미사에 가서 신부님을 뵙자, 본명을 기억하셨습니다. "고르넬리아" 인 제 본명이 흔하지 않아서 기억하시고, 신부님이 알고 계신 "고르넬리아" 라는 본명을 가진 사람은 단 두 사람인데, 또 한사람의 고르넬리아도 잘 알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30년 전 당시 저희 본당이 주임 신부님으로서는 첫본당이셨다고 알려주시는 신부님은 70이 넘으셨고 성대를 수술하시어 목소리를 내기가 불편하셨으나 정정해 보이셨습니다. 신부님께 "신부님께서는 저희의 생명의 은인이시다." 라는 말씀을 드렸더니 기뻐하셨습니다.

 

 "30년 전, 강요한 신부님께서 저희 집에 대문 앞까지 오시어 "빌링스 법(자연 피임법)" 에 대한 강좌가 성당에서 있으니 들으라고 권유를 하셨습니다. 그 후에도 고백성사를 통한 신부님의 지도를 명심하게 되어, 막내인 마리아(셋째 아이)를 오빠와 6년 터울로 낳았습니다.

 

그 마리아가 2살이었을 때, 추위가 혹심한 겨울에 연통이 얼어 붙어, 가족 모두가 연탄까스로 몰사당할뻔 하였으나, 연탄까스에 약한 어린 아기인 마리아가 2번이나 비명을 지르고 우는 바람에 저희 가족은 모두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당시 결혼하고 5년만에 성당에 처음 나가게 되었던, 배우자인 미카엘이 신부님께서 맥주도 함께 하시는 등 관심을 보여 주시게 되어, 성당에 취미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강요한 신부님께서는 "한국 순교자 성당"에 처음 부임해 오셔서도, 모든 교우들의 집을 가정방문 하셨다고 동서가 말해주었습니다. 한국하고 달라서 서울에서 대전보다 더 먼 곳에 사는 교우들의 집까지 일일히 다 방문하셨다고 합니다.

 

신부님을 뵌 첫 날, 고백성사를 보고 훈계 말씀 끝에, 신부님께서 "혼자서 아이들 키우느라고 고생 많이 했다." 고 말씀해 주시는데, 나의 온 존재가 받아들여지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깊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성체앞에 앉아 있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습니다.

 

신부님께 다음 날 미사에 참례하면서, 딸네집에 가면 미국 성당이라 고백성사를 볼수 없기 때문에, 전날 성찰하지 못한 것을 다시 한 번 보겠다고 청하였습니다. 신부님께서 고백성사를 통해 제게 필요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사람이 다 부족할 수 있으니 작은 것에 너무 연연하지 마라..."고르넬리아, 착해요." 하시며 전날의 독서 말씀인 호세아서(11, 1-4. 8-9)를 읽어 보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인정의 끈으로, 사랑의 줄로 그들을 끌어당겼으며 젖먹이처럼 들어 올려 볼을 비비고 몸을 굽혀 먹여 주었다." (4절)

 

 "내 마음이 미어지고, 연민이 북받쳐 오른다. 나는 타오르는 내 분노대로 행동하지 않고 에프라임을 다시는 멸망시키지 않으리라. 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다. 나는 네 가운데에 있는 '거룩한 이', 분노를 터뜨리며 너에게 다가가지 않으리라." (8-9절)

 

호세아서의 이 말씀에 자비로운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며, 제가 자주 이 말씀을 붙잡고, 죄책감에 빠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다음은 강요한 신부님께서 7월 14일 미사에서 강론하신 요지입니다.

 

 "호세아는 바람난 자기 부인을 단죄하지 않고 부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 때 당시 하느님을 떠나서, 하느님보다 힘이 세다고 생각한 아시리아를 믿었고, 자기손으로 만든 신을 섬기는 우상숭배를 하며 주님을 거스리고 살았습니다. 

 

우리는 오늘 사순절처럼 "돌아오라." 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돌아오면 그 전보다 호강하고 살게 됩니다. 하느님은 예언자보다 훨씬 인내심이 많으신 분이고, 용서를 베푸시는데 한이 없으신 분이십니다. 우리가 믿기만 하면 돌아오기만 하면 그와 같은 분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날 마침, 미사후에 연도가 있었는데 신부님께서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교우들과 함께 끝까지 연도를 하셨습니다. 미국의 한인 성당에서는 성당에서 연도를 한다고 합니다. 강요한 신부님께서는, 학생 미사에서는 영어로 어른들의 미사에서는 한국어로 집전하신다니 미국의 한인 성당에서는 적격이신 것 같았습니다. 

 

연도가 끝나고 신부님께 "신부님의 강론 말씀이 복음을 가깝게 느끼게 한다." 라고 말씀 드렸더니, "모든 것이 복음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고 하셨습니다.

 

A.크로닌씨가 저술한 "천국의 열쇠" 에 나오는 치셤 신부님과 닮은 면이 있으신 저의 영원한 사부이신 강 신부님(아일랜드가 고향이심)을 뵙도록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벅찬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이튿날, 시동생과 동서네 집에서 김 안젤라 자매님과 윤 도미니까 자매님과 만나서 바닷가에도 가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행복한 만남을 이끌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넉넉한 마음과 사랑으로 환대해 주신 김 안젤라 자매님과 윤 도미니까 자매님께도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2일 동안 장거리 운전을 해주신 안젤라님과, 가게 문을 하루 닫고 만나 주신 도미니까 자매님, 그저 감사드릴뿐입니다. LA를 들렀다 가도록 유혹한 안젤라 자매님, 그지 없이 행복했던, 그리고 제 영원한 사부이신 강요한 신부님과의 해후로 제 영신사정에도 참으로 유익했던 유혹이었습니다. 

 

그리고 바쁜 일과와 일정을 미루며 5일 동안 저를 에스코트 해 주었던 시동생인 가브리엘라와 동서인 가브리엘라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 시동생 내외의 친구 여러분들과 함께 한 "팥빙수 파티" 와, 동서와 둘이 찾아간 저희를 위해 LA 갈비와 돼지갈비를 10인분은 구워 놓고 기다려주신 헤레나 형님과의 해후도 잊지 못할 LA에서의 추억이 될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