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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분께서는 진정 재앙으로 종말을 준비하고 계실까요?
작성자임성빈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21 조회수1,432 추천수0 반대(0) 신고

종말

 

그 무렵 큰 환난에 뒤이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 (마르. 13.24, 2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마르 13. 30)

그러나 그 날과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마르 13.32)

 

언젠가 파티마의 성모님께서 주신 비밀 메세지,

언제 어떻게 세상의 종말이 올 것이라는 예언이

공개되었다는 이야기가 유포된 적이 있었습니다.

온갖 재앙과 함께 많은 죄인들이 고통속에서 멸망해야 한답니다.

흔히들 이야기해 온 세상의 종말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묻고 싶습니다.

세상의 종말이 진정 하느님의 뜻이라면

그 종말은 인류에게 참된 행복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는 날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부패하고 썩어 문드러진 추악함에서 완전히 벗어나

하느님의 뜻안에서 모두 남김 없이 구원되는 날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단 한 사람도 자신의 죗값으로 멸망해야 한다면

우리는, 설사 재림하시는 주님에 의해 구원된다 해도 진정으로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사랑만이 우리 구원의 근원일진대 멸망하는 이웃들을 보며 어찌 행복할 수 있단 말인지요?

구원받지 못하는 자들의 멸망에 대해 우리의 손은 얼마나 깨끗하단 말인지요?

설사 그 이웃이 우리의 원수였다 하더라도

우리가 배운 사랑은 그 원수에게마저 쏟아부어져야 할 사랑입니다.

그렇게 배운 사랑으로 우리들이 원수들을 용서한다 해도

하느님께서 용서하지 않으신다면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일런지요?

그렇다면 정녕 그분의 사랑엔 한계가 있다는 말이 됩니다.

 

사랑은 인류가 알고 있는 최고의 선입니다.

그 최고의 선 너머 또다른 차원의 그 무엇인가 있지 않겠는가 묻겠지만

하느님께서 그것을 우리들에게 감추실 이유는 없습니다.

적어도 예수님께서 드러내신 하느님은 그런 분이실리 없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끊임 없이 용서하고 구원하고자 하는 열망입니다.

그렇기에 그분의 의로운 분노, 그 지존하신 공의로우심 또한

사랑안에서 이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분께서 재앙과 함께하는 종말을 운운하심은 너무도 완고한 우리들의 마음을

어떻게라도 되돌려보고픈 그분의 간절함의 표현일 뿐입니다.

겁을 주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며

어떻게든 우리가 당신께 돌아설 것을 바라시는 마음, 그 마음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하느님께서 이 세상의 종말에 재앙을 내리실리가 없다고 믿습니다.

언제나 숨어계시는 하느님, 침묵 뒤에, 그리고 무죄한 희생자들의 고통 뒤에,

당신이 세우신 교회안에 몸담은 이들의 무수한 결점들 뒤에,

그리고 삶 속에서 마땅히 당신을 전파하고 증거해야 할 그리스도인들의

모순된 언행 뒤에 깊이깊이 숨어계시는 하느님,

그분께서 두 번째로 당신의 아들을 이 땅에 보내시는 날,

그 날의 의미는 당신 사랑의 최종적 실현에 있을 것입니다.

허약한 우리들의 죗값을 따져묻기 위해서

그토록 오랫동안 침묵하셨다면 이는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날은 누구에 의해서도 예언될 수 없습니다.

성모님도 모르시고 예수님도 모르시는 날입니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마르. 13.32)

예수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입니다.

그 말씀 뒤에 무엇인가 감추어져 있으리라 짐작하며

그 어떤 날짜를 잡아 내려는 사람들은 참으로 불행한 사람들입니다.

주어진 하루, 한 발자욱, 한 호흡의 소중함을 알고 그것을 온전히 살아낼 때

우리에게 새로운 삶을, 영원한 생명의 삶을 주시겠다고 하신 그분의 약속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그분께서 틀림없이 무엇인가를 깊이 묻어 두었을 것이라고 우기며

그분의 그림자가 잠시 머물렀다 떠나간 자리를 파헤치는

참으로 어리석은 행태인 것입니다.

정작 그분께선 아무것도 감추시지 않으시고

가지신 것 모두를 남김 없이 주시고 가셨는데 말입니다.

 

밀밭의 가라지.

그들의 구원을 바란다면 너무나 순진한 마음일까요?

그들은 밀로부터 갈려져나가 불태워져야 할 존재들인가요?

사랑의 눈 앞에 악인과 죄인은 밀과 가라지처럼 명확히 구분되는 존재들일까요

그렇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분의 눈 앞에 의인과 죄인은 없습니다.

다만 사랑받지 못해 가슴이 아프도록 안스러운 자들과

넉넉한 사랑속에 영원한 생명을 향유할 건강한 자들이 있을 뿐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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