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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콜신부님의 부활여행 묵상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04 조회수636 추천수2 반대(0) 신고

스콜신부님의 부활여행 묵상 / 경포대 바다에서

 

파도가 쳤으면 좋겠어
그리고
내가 그곳에 있다면 행복하겠지
부딪히는 파도소리 듣고 싶다네

푸르른 바다 파아란 하늘
갈매기와 쪽배

바닷가 하늘 아래 서서
바람에 옷깃 여미며 삶을 돌아보고파

바위에 부딪힌 파도에
온몸 흠뻑 젖어 몸살이 와도 그저 좋으리

그토록 바다가 보고 싶네

바닷소리 들으며
모래사장 거닐고
파도 끝에 발이 담기면


그 파도와 함께 부서져
거품이 되어도
좋을 그런 날이네

- 정유찬님의 ‘바다가 그리운 날’에서


 

 

오늘 또 다시
당신을 바닷가에서 보았습니다
파도의 거품이
당신의 발에 밀려오고
당신의 손가락은
모래위에 그림을 그립니다
그러나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끝없는 무상과의 유희속에
당신은 깊이 빠져 있었고
파도와 별이 다가오자
흔적은 사라지고
파도가 돌아가자
당신 역시 새로운 것을 준비합니다.

미소지으며
나를 바라보았지만
나의 고통은 조금도 알지 못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파도가 밀려와
당신의 발자욱을 지워 버린 탓입니다.

- 카슈니츠의 ‘바닷가에서’


 

 

침묵의 먼 해안은
당신의 문 앞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새처럼 날아서
그곳에 이를 수는 없습니다
다만 걸음을 멈추고 깊이 더 깊이
들여다 보아야만 하는 것입니다
가장 깊은 심연으로부터
아무런 흠도 없는 영혼이 떠오를 때까지.....

푸른 나무도
그대의 눈을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사로잡힌 두 눈은
평화로운 안식을 찾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지금의 삶이
저 심연 속에 놓여있는
또 다른 삶을 가린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당신은 알고 있어야만 합니다
우리는 바다로부터
결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아름다운 영원이라는 신비의 포옹으로부터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다만 이 순간을 참고 견디도록 하십시오
어둠의 그림자를 방해하지도 마십시오
다만 단순한 마음으로
조그만 더 견디도록 하십시오

당신이 그분으로부터 멀리 달아나는 동안,
그분은 당신의 작은 방 앞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분의 발걸음은 부드럽고 조용합니다
그러나 침묵과 더불어
영혼의 가장 깊은 중심을
힘차게 두드리실 것입니다

-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침묵의 해안’ 중에서


 

 

파도가 해변가 조약돌을 향해 밀려오는 것처럼
인간의 생명도 시시각각 그 끝을 향해 급히 간다.
한 순간 한 순간이 그 앞의 한 순간과 교체하고
모두 서로 앞을 다투어 연이어 나아간다.
인간은 태어나서 빛의 세계에 일단 들어서면
당장 기어다니고 성인이 되지만, 그러자마자
구부정한 노쇠가 그 영광에 암영을 던진다.
은혜를 베푼 시간이 이제 그 파괴자가 되는 것이다.
시간은 젊은이의 찬란한 영광을 유린하고
아름다운 여인의 이마에 깊은 주름을 새겨 간다.
시간은 자연이 만들어 낸 희귀한 진리를 먹어 치우지만
그 큰 낫으로 베지 못하는 건 이 세상에 하나도 없다.
그래도 나의 시는 시간의 포악한 손을 이겨내고
그대의 훌륭한 가치를 계속 찬양하리라.

-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파도가 해변가를 향해 밀려 오는 것처럼’에서



 

 

경포대 바다,
사람들은 그렇게 이름을 부르지만
정작 그는 자신의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
단지 다가오고 떠나는 파도의 운명을
신의 섭리로 받아들일 뿐.

자신의 운명에 저항하고
몸부림치다 지쳐 찾는 여행자들에게
"바다의 양만큼 울어보았는가?
그때에는 이렇게 묵묵히
섭리에 순응하리라" 말하고 있을 뿐이다.
너무나 거대한 건
늘 그 앞에 초라한 존재자를
침묵하게 한다.

하느님 당신은
늘 그랬다.

바다처럼...

- 스콜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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