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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감사기도 - 이찬홍 신부님 강론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28 조회수624 추천수7 반대(0) 신고
감사기도

 

    


며칠 전 좀 터프한 형제님께 ‘부부싸움 하다가 밥상을 엎어 본적이 있습니까?’

라고 여쭤보았습니다. 저는 그분의 화끈한(?) 성격으로는 적어도

한 두 번은 엎었으리라 생각했었는데, 그런 생각은 저의 편견이었습니다.


형제님께서는 ‘저는 아무리 화가 나도, 절대 밥상은 엎지 않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직접적인 표현을 하진 않았지만,

매일 먹는 음식에 감사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음식을 소중히 여기는 고귀한 마음이 있습니다.

매일 섭취하는 음식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있기 때문에,

음식을 함부로 다르지 않고, 또한 버리지 않습니다.


‘음식에 대해 고마워하지 않고, 무시하면 언젠가는 밥을 굶는 날이 올 것이다.

때문에 늘 음식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는 생각이 우리 마음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음식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지니는 것!’ ‘비록, 내 손으로 수확한 음식이요,

내 노동력의 대가로 얻은 음식이라 하더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녀야할 기본적인 자세요,

매 삶을 통해 기적을 체험하는 삶이 아닐까 합니다.


복음에 예수님께서 오병이어 기적을 베풉니다.

그런데, 단순하게 “빵아 많아지거라!” “물고기야! 숫자가 늘어나거라”

라는 말로써 기적을 행사하지 않습니다.


먼저, 빵과 물고기를 손에 들고 감사 기도를 드리신 후에,

제자들에게 주시고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명하십니다.


하찮은 빵과 물고기이지만, 이런 음식을 내려주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다시 하느님께 내어 드림으로써, 바로 기적이라는 놀라운

사건을 체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매일 받아 모시는 성체를 통해서도 체험되는 사건입니다.

우리는 미사 때마다 예수님의 몸과 피를 상징하는 빵과 포도주를 봉헌합니다.

이 빵과 포도주가 미사의 거룩한 성변화를 통해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화되고,

우리는 거룩하게 변화된 그것을 받아 모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빵과 포도주를 봉헌할 때, 단순하게 빵과 포도주만을 봉헌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빵과 물고기를 손에 들고 가사의 기도를 드리신 것처럼,

우리 역시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온 누리의 주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주님의 너그러우신 은혜로 저희가 땅을

일구어 얻은 이 빵을... 저희가 포도를 가꾸어 얻은 이 술을...

당신께 드리니 구원에 양식이... 음료가 되게 하소서.”

라는 감사 기도를 드린 후에 우리가 봉헌한 빵과 포도주는 예수님의

몸과 피가 되어 다시 우리에게로 되돌아오는 것입니다.


빵과 포도주는 우리의 노력, 결실, 정성을 의미합니다.

곧 우리는 미사 때마다 우리의 삶 전체를 봉헌하는 것입니다.

이런 봉헌과 함께, “당신과 함께 함으로 저희가 이렇게 살아갑니다.

오늘 이렇게 성당에 오게 되었습니다.”

라는 감사 기도가 우리의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중심이 되는 것입니다.

곧, 빵과 포도주가 예수님의 거룩한 축성으로 당신의 몸과 피로 변하는

기적을 체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진정 감사하는 마음이 없다면, 우리가 먹는 음식은 육신의 양식이 아니라,

배고픔을 없애는 것일 뿐입니다.

진정 감사하는 마음이 없다면, 우리가 미사를 통해 받아 모시는 성체는

예수님의 몸과 피가 아니라, 단순한 빵과 포도주의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 받아 모시는 예수님에 몸과 피에 진정 감사하는

마음이 없다면, 우리는 삶을 통해 기적을 체험할 수 없습니다.

영원한 생명이라는 구원을 얻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이루신 하느님의 놀라운 업적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는 것이,

바로 오늘날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이루시는 놀라운 기적이요,

우리가 체험해야할 오병이어 기적입니다.


문득, 방위병 훈련소에서 식사 전에 외쳤던 구호가 생각납니다.

“ 감사히 먹겠습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신부님 ♡

 

          

 

                     

                         가톨릭성가 177번 / 만나를 먹은 이스라엘백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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