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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27 조회수606 추천수4 반대(0) 신고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요한 6,1-15)

 

 예수님께서는 눈을 드시어 많은 군중이 당신께 오는 것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하고 물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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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당신께 오는 많은 군중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라고 물으셨다.

 

당신을 따라가는 저 많은 사람들이 먹을 빵이란 어떤 빵일까?  예수님은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영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6,27)라고 말씀하셨다. 즉 예수님이 먹이고자 하는 빵은 썩어 없어질 물질적인 빵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는 영적인 빵이다.

 

사람은 누구나 영혼과 육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육체의 빵도 필요하고 영혼의 빵도 필요하다. 그러나 육체의 빵은 우리가 일해서 얻어야 한다.

 

"너는 죽도록 고생해야 먹고 살리라. 들에서 나는 곡식을 먹어야 할 터인데,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리라. 너는 흙에서 난 몸이니 흙으로 돌아 가기까지 이마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먹으리라."(창세3,17-19)고 말씀하신 대로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먹을 빵을 얻기 위해 이마에 땀을 흘려야 한다.

 

그래서 성 바오로도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도 말라'는 말을 여러분에게 종종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가운데는 게으른 생활을 하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남의 일에만 참견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 들립니다.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런 사람들에게 명령하고 권고합니다. 말없이 일해서 제 힘으로 벌어먹도록 하십시오."(2 데살 3,10-12)라고 말씀하셨다.

 

육체적인 빵은 우리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영혼의 빵은 즉 영원한 생명을 주는 빵은 예수님만이 우리에게 주실 수 있는 빵이다.

 

그래서 예수님이 말씀하시기를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고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6,35)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생명의 빵은 어떤 빵인가? 어디에서 그 빵을 먹을 수 있는가? 어디에서 그 빵을 사 올 수 있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그 빵을 먹고 싶어하지만 어디에서 그 빵을 사 올 수 있는지를 모르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다른 곳에서 그 빵을 찾고 있고 다른 썩어 없어질 빵을 마치 영원한 생명을 주는 빵인 양 착각 속에 먹고 있다. 생명의 빵이 어떤 것인지를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으면서도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께 생명의 빵을 청하지 않고 썩어 없어질 빵을 청하고 있다.

생명의 빵은 어떤 빵인가? 당신을 따르는 많은 군중이 배불리 먹고도 남을 빵은 어떤 빵인가? 어디에서 그런 빵을 얻어먹을 수 있는가?

 

오늘 우리가 이 빵을 사서 먹을 수 있는 곳은 교회이다.
"너희 목마른 자들아, 오너라. 여기에 물이 있다. 너희 먹을 것 없는 자들아, 오너라. 돈 없이 양식을 사서 먹어라. 값 없이 술과 젓을 사서 마셔라."(이사55,1)라고 말씀하신 대로 교회는 목마른 자들이 와서 실컷 마시고 배고픈 이들이 와서 배불리 먹을 빵과 물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 우리 교회는 어떤가? 생명의 빵을 먹이는 것 보다는 "성전 신축이다, 무슨 활동이다, 무슨 운동이다,"라는 것들이 더 중요한 것처럼 되어 있다. 생명의 빵인 말씀이 살아 있지 않는 교회에 무슨 생명이 있을 수 있겠으며 먹을 생명의 말씀이 넉넉지 않은 곳에 무슨 사랑이 넘치고 생명력이 나겠는가? 교회는 배고픈 이들이 와서 실컷 먹고 남을 말씀의 잔치가 언제 어디에서든지 차려져 있어야 한다.

 

오늘 날 우리 교회의 가장 큰 취약점은 말씀의 빈곤이다. 생명의 양식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항상 변함없는 메뉴로 고정되어 있고 말씀을 맛있게 요리해서 신자들의 입맛에 맞게 먹이고자 하는 사목자의 열의가 부족하다.
 
신자들에게도 문제점이 있다. 봉사나 활동은 열심히 하면서 말씀을 먹으려는 노력이 매우 부족하다. 봉사나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몇 일씩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말씀을 공부한다든가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데에는 너무나 인색하다.

 

 "그런데 어찌하여 돈을 써 가며 양식도 못되는 것을 써 가며 양식도 못되는 것을 얻으려 하느냐? 애써 번 돈을 배부르게도 못하는 데 써 버리느냐? 들어라, 나의 말을 들어 보아라. 맛좋은 음식을 먹으며 기름진 것을 푸짐하게 먹으리라. 귀를 기울이고 나에게로 오너라. 나의 말을 들어라. 너희에게 생기가 솟으리라."(이사552-3)

 

생명의 빵과 육체의 빵이 다르듯이 먹는 방법도 다르다. 육체의 빵은 내가 일해서 내 입맛에 맞는 방법대로 내가 원하는 것을 먹으면 되지만 생명의 빵은 내 입맛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영혼에 맞추어야 한다. 내 영혼은 무엇을 원하는가? 오늘 화답송에서 "오직 하나 주님께 빌어 얻고자 하는 것은, 한쳥생 주님의 집에 산다는 그것, 당신의 성전을 우러러 보며, 주님의 사랑을 누리는 그것이어니"라고 말했듯이 주님의 집에 사는 것이다. 즉 주님에 대한 그리움이요, 주님과 함께 사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내 영혼이 원하는 것을 채워 줄 수 있는가? 그것은 생명의 빵인 말씀을 잘 먹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생명의 빵을 잘 먹을 수 있는가?
 
첫째, 오늘 복음에서 많은 군중이 예수님을 따라 갔듯이 예수님을 따라야 한다. 생명의 빵을 가장 잘 먹을 수 있는 우선적인 자세는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 열의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빵을 먹고자 하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이들! 그들이 흡족하리니."(마태5,5,6)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말씀을 먹고자 하는 주리고 목마름이 있어야 한다.

 

마치 "하느님 내 하느님, 당신을 애틋이 찾나이다. 내 영혼이 당신을 목말라 하나이다. 물기없이 마르고 메마른 땅, 이 몸은 당신이 그립나이다. 당신의 힘, 영광을 우러러 보옵고자, 이렇듯 성소에서 당신을 드리나이다."(시편62,1-3)

둘째,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군중에게 빵을 나누어 주기 전에 먼저 "사람들을 자리잡게 하여라"하고 이르셨고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따라서 예수님이 주시는 생명의 빵을 잘 받아 먹을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편안한 자세로 자리를 잡고 앉아야 한다. 편안한 자세로 자리를 자고 앉는다는 것은 모든 것을 접어두고 말씀을 묵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라는 것이다.

주위가 산만하거나 시간에 쫓긴다면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있을 수가 없다.

  
셋째, 주시는 빵을 배불리 먹어야 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다."그리고 그들은 배불리 먹었다.

우리는 앉아서 말씀을 배불리 먹어야 한다. 말씀을 먹는 척 해서도 안되고 대충 먹어서도 안 된다. 배불리 먹어야 한다. 그래야 배고프지 않다. 이것을 묵상이라고 한다.

 

 묵상은 앉아서 말씀을 배불리 먹는 것이다. 내 영혼의 피가 되고 살이 될 수 있도록 충분히 먹어야 한다. "내가 아버지의 힘으로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의 힘으로 살 것이다."(요한6,57)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내 영혼이 생기가 돌도록 배불리 먹어야 한다. 그리고 그 힘으로 살아야 한다.

 

어떻게 보면 말씀은 아무런 능력이 없는 글자처럼 보일 수가 있다. 마치 수 많은 군중들을 배불리 먹 이려고 하는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는 아주 형편없이 부족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보리 빵 다섯 개와 물 고기 두 마리로 남자만도 오천 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배불리 먹고도 열두 광주리나 남았듯이 빈약해 보이고 무능력해 보이는 말씀을 잘 먹으면 남자만 오천 명뿐 아니라 온 세상 사람들이 충분히 먹고도 남을 생명의 빵이다.

 

우리가 이런 엄청난 빵을 먹고도 힘이 없는 것은 또 배부르지 않는 것은 빵을 먹을 줄 모르기 때문이다. 빵을 배불리 먹지 않고 먹는 척 하거나 대충 대충 먹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사람은 빵으로만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4,4)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영원히 살고 싶은가? 그러면 이 말씀의 빵을 먹어라. 더 이상 배고프지 않고 목마르지 않고 싶은가? 그러면 이 생명의 빵을 먹어라. 정성껏 먹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이 빵을 먹는 것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앉아서 말씀 앞에 머무르고 그 빵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배불리 먹어라. 그러면 죽었던 영혼이 다시 살아나리라. 병들었던 영혼이 깨끗이 치유되리라.   -유광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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