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언제나 웰컴! 땡큐!"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24 조회수640 추천수4 반대(0) 신고

지난주에, 자꾸만 미워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너무 미워서, 요셉을 붙들고 내 속이 터진다며 하소연 해댔지요.

"원수를 사랑하라..."는,

주님의 그 말씀이, 덩달아 어찌나 미워지던지요...

미워 죽겠는 사람을 어찌 사랑한단 말인가...

투덜대며, 애써 외면했습니다.

순간 하찮은 나의 감정이,

주님의 뜻을 앞서 버리는 교만의 죄를 저질러버렸습니다.

 

굳건히 내안에 군림하고 계시던 주님의 자리가,

나의 못된 마음으로, 점점 좁아지고 있음을 느끼면서도,

편한 자리 하나 못 내어드리고,

내 감정의 늪에 빠져 있었던 골룸바 였습니다...

 

'될대로 되라는...' 식의 불효막심한 마음을 품고 말이죠.

불순종한 요나처럼, 애타는 주님마음 나몰라라... 하고,

누워 잠만 자고 있었던 골룸바 였습니다.

 

정말이지, 사람 미운데 약이 없더군요 ...

 

갑자기, 입원시켜놓은 고양이 다리를 절제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고는, 눈앞이 캄캄하고, 하늘이 노랗게 변했습니다.

내가 어찌 해줄수 있는 일도 없고, 눈물만 나더군요...

비록 두번보고, 병원가는 길 함께 했던 시간이 고작이지만,

많이 아파보이던 그 작은놈이 마음에 걸려,

너무 간절해 졌습니다...

 

제가 금요일에 애타는 마음으로 묵상글을 써놓고,

그날 밤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지금, 수술을 했을까...

 마취에서 깨어났으면, 얼마나 아플까...

 뼈를 깍는 고통이라는 것을 감당하기에,

 그놈은 너무 작은데...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잠이 안오고, 너무 걱정스러워서,

잠시라도 잊기위해 비디오를 보기로 했습니다.

빌려온 비디오가 하필, 동물농장일게 뭐람요... ㅠㅠ

동물농장 보면서, 얼마나 울어댔던지 모릅니다...

 

극심한 마음의 고통속에서, 깊은 슬픔속에서,

제 깊은 양심을 통한 회개를 하였습니다.

그제서야 한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 품었음을 주님앞에 고했습니다.

주님의 뜻을 제게 열어 보여주심에도,

그를 보려하지 않고, 두눈을 가려버린 내 죄를 주님앞에 고했습니다.

 

그제서야, 그토록 복잡하던 일들이,

하나하나 정리가 되었습니다.

상황이 변한것은 단 하나도 없었지만,

이 마음이 지옥에서 천국으로 용수철 처럼 뿅~ 하고 올라간 느낌이었습니다. @^^@

 

큰일이 생겨버리니, 지금의 모든 것인줄 알고 있던,

내 마음의 지옥은 아무것도 아니더군요.

하느님의 생명이, 하늘과 땅을 오가던 중에,

내 마음의 미움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더군요.

 

저는 꼭, 내가 미운 마음을 품어서,

고양이가 더 안좋아 진것 같아서 속이 무척 상했습니다... ㅠㅠ

 

하지만,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는 생명을 두고 시험을 하지 않는 너의 하느님..."

그래요, 나의 하느님께서 만일,

내가 미운마음 품고 죄를 지었다고해서,

그 작은 생명에게 평생 한쪽다리를 잃는 슬픔을 주시는,

그런 독하고 무지막지하신 하느님이셨더라면,

이렇게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하였을 거예요...

나의 하느님께서는, 오직 사랑이시기에 그 사랑에 내 모든것을 올인합니다. @^^@

 

"주님, 당신께서 아니 돌보신다면,

 세상의 모든 생명은, 모두다 버림받은 생명입니다.

 당신께서 아니 거두신다면,

 세상의 모든 생명은, 생명이 아닙니다...

 당신의 고양이, 골룸바의 고양이, 꺼저가는 그 생명을 지켜주소서..."

 

사랑하는 묵상방 형제, 자매님들께서 함께 기도해 주셔서,

그리고 마음으로, 함께 해 주셔서,

금요일 밤에 있었던 수술이 잘 되었다고 하네요 @^^@

워낙에 집이 없던 고양이여서,

영양상태가 않좋았던 모양이예요.

수술후에 독감에 감염이 되어서,

눈에 문제가 생겼다고 합니다.

아무리 잘 된 수술이라도,

뒷다리를 잘라낸 수술이기에,

몸부림치고 있을 그놈을 생각하면,

가만 앉아있다가도, 가슴이 덜컹덜컹 내려앉습니다...

 

하지만, 고양이의 희생으로 제가 얻은 메세지는 아주 크답니다.

그 작은 것도,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세상에 온지 일년만에 한쪽다리를 잃었습니다.

사람인 나는 과연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내놓았는지, 무엇을 잃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탕자처럼 방황하던 골룸바 였습니다.

이렇게 당신앞에 또한번 꺽어 놓으신 나의 하느님 이십니다.

그앞에 순한 양처럼 엎드려 있습니다.

고통중에도 따스한 주님의 손길과 용서가 내 손을 잡으셨습니다.

그런 하느님 앞에서 내가 또 어디로 갈 수 있겠나요... @^^@

 

요셉은 알레르기가 심합니다.

그래서, 죽어도 고양이를 집안에 들이지 않으려 한답니다.

금요일날밤... 극심한 슬픔속에 잠겨있는 저에게 요셉이 말했습니다.

우리가 키우자고요... @^^@

너무너무 고마워서, 너무너무 다행이어서, 또!!! 울었습니다...

 

정말 염치없는 부탁을 한 골룸바에게,

화한번 내지 않고, 힘든 결정 내려준 요셉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

 

주님앞에 엎드리니,

모든 일이 술술~ 풀리고 있습니다.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까지, 얻어지고 있습니다.

그분의 변함없는 사랑과, 자비의 용서로,

탕자 골룸바는, 다시 주님께로 돌아왔습니다 @^^@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베풀어 주십니다. (요한 3:1~8)

세상속에서 가장 중요하다 여겼던 것들이,

바로 성령안에서는 가장 하찭고 쓸데없는 것으로 돌변합니다.

성령의 힘은 곧 능력이요, 하느님과 나와의 사랑입니다.

이제, 주님의 부활을 즐기고 있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성령의 임하심을 맞이하는 것 입니다.

 

무엇이 되었든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은,

언제나 웰컴! 땡큐! 여야 합니다 @^^@

내가 골라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세상에 내마음대로 온것이 아니듯,

세상을 내마음대로 떠나는 것이 아니듯...

골라서 받을 생각을 품는다면,

아무것도 받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느님과 골룸바의 그 작은 고양이가,

그렇게 한쪽다리를 잃었던 것과 같이,

어쩌면, 우리도 주님을 위해,

쥐고있던 부질없는 것들을, 내어 드려야 할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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