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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도는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15 조회수1,178 추천수15 반대(0) 신고

아침에 성당에 갔다가 문이 잠겨 성체조배와 묵상을 못하게 되어, 전에 올렸던 글을 올렸더니 별로 흡족하지가 않았습니다. 다시 성체조배를 하면서 오늘 제게 주시는 말씀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누가 그 돌을 무덤 입구에서 굴려내 줄까요?" (마르 16, 3)

 

큰 딸 내외는 서울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치고, 미국의 하버드, MIT등지에서 연구원 생활을 한지가 5년 정도 됩니다. 작년에 국내의 여러 사립대학에 지원해 보았으나, 최종 심사에서 미끌어지는 등 수 없이 고배를 마셔야했습니다.

 

미국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서 국내에 입국하여, 열받아가지고 돌아 가는 두 사람을 볼 때마다, 저도 상당히 좌절하며 "저러다가 고학력 실업자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며 염려하였지만 신앙인으로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미사와 기도밖에 없었습니다.

 

두 달 전쯤, 뜻밖의 희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딸이 미국의 유수한 대학에 교수로 임용이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도 좋은 대학에 되었다고 이야기 하기에, 도대체 좋은 대학이라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다고 하였더니, 사위가 조사해 보고는 미국내 대학의 과로서는 30위권 정도 된다고 하였습니다. 더우기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것이 아니라, 아주 드문 케이스로 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저도 꿈만 같고, 정말 기뻤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아빠가 살아 있었으면 얼마나 좋아할까? 라는 상념에 빠졌습니다. 남편 사후에 ME 피정노트를 열어 보았더니, 죽음에 관한 대화에서 아내인 제가 먼저 죽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고, 자기가 먼저 죽더라도 제가 모든 것을 잘 해결하고 올 것이라고 한 말이 기억났습니다. 

 

딸이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고 너무도 기뻐하던 남편이었는데 이 소식을 알면 얼마나 좋아할까? 기뻐할 남편의 모습이 눈에 선하였습니다.

 

딸이 근무하고 있던 미국의 국립 연구소의 교수님이 추천해 주신 것입니다. 한국에 교수 지원을 하기 위해 15일씩 비우고 해서 달가워하지 않으셨다는데, 사적인 감정에 영향을 받지 않고 실력을 인정해 주고 좋은 대학으로 추천해 주신 것입니다.

 

이제는 사위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시카고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있는데, 그 대학에서도 불경기의 여파로 연구기금이 짤려서 연구원들을 반 수 정도나 줄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내가 좋은 대학에 결정이 되었다고 좋아하였지만, 좋은 것도 잠깐, 그가 받을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고 하느님의 은총을 구하는 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사돈 어른이 제게 축하 전화를 하면서 "저는 아직 업이 많아서 아들이 취직이 안 된 모양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불교에 열심히 다니시는 그 분의 표현이었지만 며느리의 교수임용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된 것이라는 것을 표현하시는 것으로 들려왔습니다.

 

저도 동의하는 심정입니다. 사위는 본 대학 출신이고 딸은 사범대학을 나와 대학원에서 두 사람이 함께 공부를 하였는데, 사위가 IQ도 훨씬 높은 재원이기 때문입니다. 딸이 지도 교수님을 잘 만나도록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신 것입니다.

 

열심히 기도하며 지내오던 중, 엊그제 사위도 딸이 가게 된 대학에 연구원으로 일하게 되었으며 앞으로 열심히 하면 1, 2년후에 교수로 채용해 주겠다는 언질을 받았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부부를 잘 배려하고, 인재를 확보하려는 정책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사돈 어른이 결혼 당시에 아들에게 집에서 살림만 하며 내조를 잘 하는 며느리를 보고 싶어 하셨는데, 그점은 만족시켜 드리지 못했지만 다른 방법으로 내조를 하게 된 것을 기뻐하셨습니다. 사돈 어른께 국내의 특허청에 연구원 1명을 뽑는데 박사가 300명이 지원했다는 이야기를 들려 드리며 사위도 앞으로 잘 될 것이라고 위로를 해드렸습니다.

 

어제 딸과의 통화에서 "엄마, 우리가 가게 되는 학교가 버팔로에서 한 시간 정도에 있는데요, 나이아가라 폭포로 관광갈 때, 버팔로에 있는 성당에 들려, 엄마가 우리가 쪼들려도 우리에게는 돈을 주시지 않고 버팔로 한인 성당에 건축헌금을 하셨는데, 그래서 우리가 버팔로에서 가까운 그곳으로 가게 되었나봐요..." 라는 말을 들려 주었습니다.

 

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대학에 입학하게 되자,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를 해야된다는 아빠의 말씀을 따랐습니다. 부족하지만 신앙의 가정에서 자란탓인지 기본적인 신앙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딸도 이번 일을 통하여 하느님의 섭리와 은혜를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여동생이 보내준 이야시오 영신수련 지침서로 간간히 기도를 한다고 하였습니다.

 

딸과 사위가 일자리를 갖기까지 제가 한 일은, 오직 미사와 기도뿐이었습니다. 매일 미사에 참례하고, 성체조배와 복음묵상을 매일 빠짐없이 1시간씩 하면서 구하는 은총으로 노트에 쓰고 하였습니다. 

 

그동안 미사와 기도를 해주신 신부님들, 수녀님들, 그리고 친구의 할머니 기도 그룹 여러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 작년 11월에 제가 성지 순례를 갔다가 선물을 제대로 사오지 못하여 그 이후에 여행사 직원을 통하여 구입한 베들레헴에서 사온 묵주를 성서 그룹팀원들에게 드렸더니 묵주를 받으셨다고 묵주기도 5단씩 바쳐주신 것도 딸의 일자리가 정해진 시기와 일치합니다. 

 

우리의 기도에 의해 들어주셨다기 보다는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심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도 우리도 끊임 없이 필요한 은총을 구해야함을 느낍니다.

 

하느님의 자비로 그 돌을 무덤에서 굴려내 주신 것을 찬미드립니다. 부활절에 이 모든 일로 인하여 당신께 영광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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