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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월31일 야곱의 우물- 마태14,13-21/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31 조회수351 추천수4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13[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거기에서 배를 타시고 따로 외딴곳으로 물러가셨다. 그러나 여러 고을에서 그 소문을 듣고 군중이 육로로 그분을 따라나섰다. 14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들 가운데에 있는 병자들을 고쳐주셨다. 15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여기는 외딴곳이고 시간도 이미 지났습니다. 그러니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 하십시오.”
 
16예수님께서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이르시니, 17제자들이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8예수님께서는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 하시고는, 19군중에게 풀밭에 자리를 잡으라고 지시하셨다. 그리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주었다. 20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21먹은 사람은 여자들과 아이들 외에 남자만도 오천 명가량이었다.
 
 
 
 
시작기도
오소서 성령님, 저희가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와 이웃을 향한 나눔을 통해 주님을 만나게 하소서.

세밀한 독서 (Lectio)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은 네 복음서가 공통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떠오르는 예수님의 세 가지 모습에 소제목을 붙여보면 ① 치유자이신 예수님 (13 – 14절) ② 목자이신 예수님 (15 – 17절) ③ 찬미와 성찬의 예수님 (18 – 21절) 이라고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운명을 예고하는 세례자 요한의 비극적인 죽음에 관한 소식을 전해 듣자 (14, 3 – 12), 그가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처럼 (4, 12)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물러가십니다. (14, 13) 예수님께서 가신 곳이 어디인지 본문을 통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마음을 쉬고 싶으셨던 장소가 아니었을까 하고 짐작해 봅니다. 그러나 여러 고을에서 예수님의 소문을 들은 군중은 예수님께서 타고 가시는 배를 바라보며 육로로 따라나섰습니다. (13절) 예수님은 당신보다 먼저 와 있는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들 가운데 있는 “병자들을 고쳐” 주셨습니다. (14절) 그러나 마르코는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목자 없는 양들과 같은 그들을 가르치셨다.” (6, 34) 고 하며, 루카는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말씀해 주시고, 필요한 이들에게는 병을 고쳐” (9, 11) 주셨다고 보도합니다. 곧 예수님의 측은지심은 ‘병자의 치유와 가르침’ 으로 표현됩니다.
 
이미 하루해가 꽉 차 일정이 끝날 무렵을 표현하는 “저녁때가 되자” (마태 14, 15ㄱ절) 제자들은 예수님께 “외딴곳이고 시간도 이미 지났으니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15절)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 고 하십니다. (16절) 그러나 제자들이 직면한 현실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으며” (17절), 이것은 열두 제자와 예수님이 잡수실 저녁으로도 풍족한 음식이 아닙니다. 그러면 예수님의 의도와 제자들의 생각이 다른 걸까요 ?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음식을 가져오라 하시며 군중이 풀밭에 자리잡도록 하십니다. (18 – 19ㄱ절)
 
푸른 풀밭에 무리지어 앉은 군중은 시편 23편을 떠올리게 합니다. 구약성경에서 목자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리고 모세는 목자 같은 지도자를 하느님께 간청했고 (민수 27, 17) 하느님께서는 참 목자를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에제 34장) 이제 참 목자 예수님께서 오시어 백성을 가엾이 여기시어 병자를 고쳐주시며 허기진 그들을 풀밭에 쉬게 하시고 배불리 먹이실 것입니다. (마태 14, 14. 20) 이는 허약한 육신의 허기짐을 채워주시고 인간의 병고를 치유해 주시는 예수님께서 참된 목자일 뿐 아니라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명백히 드러냅니다. (33절 참조)
 
예수님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십니다.” (19ㄴ절) 예수님의 이러한 행위는 유다인들이 함께 식사를 할 때 행하는 식사예절이기도 하지만 최후만찬에서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상기시킵니다. (26, 26) 예수님께서 찬미를 드린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셨고, 제자들은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 주니 모든 사람이 배불리 먹고도 남은 조각이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습니다. (14, 18-20)
 
제1독서에 나오는 돈 없는 자들도 와서 돈 없이 값 없이 술과 젖을 먹고 … 기름진 음식을 즐기도록 하는 큰 잔치 (이사 55, 1-2) 가 이 자리에서 연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옛날 하느님께서 광야에서 당신의 백성을 만나로 먹이셨듯이 예수님께서도 굶주린 백성을 먹이십니다. (탈출 16, 8. 13 참조) 이는 예수님께서 빵 스무 개로 백 명을 먹였던 엘리사보다 탁월한 분 (2열왕 4, 42 – 44) 으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종말에 큰 잔치를 벌일 것이라 기대했던 종말론적 인물, 곧 메시아이심을 드러냅니다. (이사 25, 6 – 8 참조) 따라서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을 배불리 먹이신 기적’ 은 유다인과 이방인의 경계를 넘어 모든 인류를 하나로 불러 모으시는 예수님의 구원의지가 확연한 성찬례의 표지라고 하겠습니다.

묵상 (Meditatio)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는” (마태 14, 19ㄴ) 예수님을 뵈며 저의 움켜진 손을 펼쳐놓습니다. ‘떼어’ 내는 것은 쓰고 남은 그 무엇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내게도 절실한 것의 일부분을 떼어내는 것입니다. 이웃한테는 절실한 것을 다만 저 자신의 충족감을 위해 움켜쥔 채, 오늘도 그분 자신을 떼어내 주시는 성체는 성큼 받아 모시는 것은 아닌지, 제 탐욕의 자리에 놓인 것들을 헤아려 봅니다. 자신만을 위해 비축하고자 할 때 우리는 찬미와 감사를 잊고, 넉넉함이 무엇인지, 성찬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할 것입니다.

기도 (Oratio)
당신은 저의 하느님, 당신의 뜻 따르도록 저를 가르치소서. 당신의 선하신 영이 저를 바른길로 인도하게 하소서. (시편 143, 10)

 

반명순 수녀(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수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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