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봄 밭
작성자이재복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21 조회수590 추천수3 반대(0) 신고



봄 밭

 

한겨울 누에 잠들듯 임의 품에서 푹 쉬다가 
저항 떨어진 느슨한 몸놀림
산전 괭이질은 
우후(雨後) 젖은 흙 저를 깔봅니다

한 삽 떠서 흙 젖히니 실처럼 가는 지슴이 층을 이뤘네요

작은 이들이 여름 만나면 제 한몸
지치게 할 거란 억측
벌써 한 풀 꺾이고

부르심에
해보지도 않고 못합니다
요리조리 미꾸라지 펄 흙 노닐듯
잘도 뺀 질 거렸는데

저 지슴들만 가득했던 마음 어떻게 사십일을 보냈는지
대견스런 제 그림자를 보고 빈 밭에서 
소리 내 웃었습니다

임께서 말끔히 치워 주셨는데 저만 모르고
참 좋은 부활 설레임 파랑 일고 내딛는 마음 꽃들만 보입니다 

올망졸망 어깨 기대고 핀 하얀 배꽃 이쁘고
꽃 같은 사람들이 더 아름답습니다

모처럼 주신 평화가 저항력 잃고 
괴으름으로 이어질까
조바심인데

회문산 돌아 나오는 만만한 서당골 물소리
걱정은 풍화 견딘 저 바위 주라며
줄지어 졸졸 흐릅니다

심지도 않은 콩 여문 고추가 빈 밭 채우려니 
그건 제 몫 아니고요

씨만 뿌리지요

작고 마른 씨앗 어느새 모종 되어 
키만큼이나 크려는지
파릇파릇합니다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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