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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의 성소(聖召) -부르심, 응답, 파견- 2013.1.13 주일 주님 세례 축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13 조회수351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3.1.13 주일 주님 세례 축일

 

이사42,1-4.6-7 사도10,34-38 루카3,15-16

 

 

 

 



사랑의 성소(聖召)

 

-부르심, 응답, 파견-

 

 

 

 

 


오늘은 주님 세례 축일이며

오늘로서 주님 성탄시기도 끝나고 내일부터는 연중시기가 시작됩니다.

주님 세례 축일은

동시에 우리의 세례 은총에 대해 묵상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사랑의 성소’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유일무이한 최고의 선물이 예수님이십니다.


우리 모두 주님의 세례은총으로 불림 받아

비로소 충만한 존재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침 성무일도 시 다음 후렴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된 세례은총입니다.

 


“우리 구세주께 찬미 드리세.

  성령과 불로써 인간의 병고를 씻어 주셨도다.”

 


“주님은 우리 죄를 사해 주시어,

  물과 성령으로 우리 모두 깨끗하여 졌도다.”

 


철학자 데칼트의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가 아니라

유대인 랍비 여호수아 헤쉘의

‘나는 부르심을 받았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가 맞습니다.

 


이번 젊은 수도형제들의 피정지도도 저에겐 은혜로운 체험이었습니다.

예전 초등학교 시절 첫 수업시간 전 아이들의 출석을 확인하듯이

“여러분의 ‘사랑의 성소’를 확인하겠습니다.” 말한 후

매일 강의 시작 전 한사람 한 사람

‘…수사님’ 부르며 얼굴을 확인하고 눈을 맞췄습니다.


이름을 부를 때 호기심 반짝이는 눈으로 반갑게 빛났던 눈동자들을

잊지 못합니다.

새삼 부르라 있는 축복된 이름임을 깨닫습니다.

부르심에 “예”하고 응답할 때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확인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세례 시 하늘에서 들려온 이 말씀은

예수님께는 그대로 하느님의 부르심이자 구원체험이었을 것입니다.

 


아마 예수님은

‘하느님의 사랑 받는 아들’로서의 자신의 존재를 마음 깊이 새겼을 것이며

이 말씀을 평생 삶의 화두로 삼았을 것입니다.


이런 예수님처럼 살아 예수님을 닮으라고

하느님은 세례를 통해 우리를 불러주셨습니다.

 


과연 주님의 부르심에 합당한 삶은 어떠해야겠는 지요.

저는 1독서 이사야 말씀을 통해 그 답을 찾았습니다.

바로 이렇게 살 때

우리 모두 주님의 종, 예수님을 닮은 삶이 될 것입니다.

 

 

 

 

 



첫째,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삶입니다.

 


 저는 여기서 예수님의 온유와 겸손을 묵상했습니다.

하느님은 시끄럽지 않습니다.

늘 침묵 중에 겸손히 일하십니다.

 


온유와 겸손은 참 영성의 표지이자 진정한 덕입니다.

오늘 복음의 요한과 예수님 또한 겸손의 좋은 표양입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는 고백에서

제자리를 분명히 인식하는 요한의 겸손이 빛납니다.


주님 앞에서 제자리를 아는 게 겸손이요

이런 이를 주님은 당신의 도구로 쓰십니다.

 


예수님 또한 요한에게 세례를 받음으로 자신의 겸손을 보여주셨고,

이런 겸손에 이어 열린 하늘에서 들려온 말씀으로

자신의 복된 신원을 계시 받는 예수님이십니다.

 


겸손한 이들은 차갑지도 거칠지도 않고, 시끄럽지도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조용하고 소박합니다.


큰 건물 속에 숨겨져 보이지 않는 게 아니라

겸손으로 작아지고 낮아져 보이지 않는 이들이 겸손한 이들입니다.


이렇게 작은 겸손한 이들이 모여 살 때 진정 평화의 공동체입니다.

 


커지셔야 할 분은 주님이시고 작아져야 할 사람은 우리들입니다.

겸손으로 작아질 때 주님을 닮아 ‘참 나’가 됩니다.

 

 

 

 

 



둘째,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는 삶입니다.

 


저는 여기서 예수님의 자비와 연민을 묵상했습니다.

예수님의 평생 자비 행을 요약하는 말씀입니다.

대자대비하신 주님이십니다.

 


하느님께는 쓸모없다 버릴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그만의 유일무이한 귀한 존재들입니다.

존재자체로 무조건 사랑 받아야 하고 보살핌을 받아야 합니다.

 


잘 들여다보면 약하기 한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대부분 불안과 두려움에

내면은 꺾인 갈대와 같고 꺼져가는 심지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하여 많은 이들이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주님의 말씀에 열광합니다.

바로 이 말씀은

우리 요셉 수도원 십자로, 예수 부활 상 밑 돌 판에 새겨진 성경구절로

수도원을 찾는 이들이 큰 위로와 격려를 받곤 합니다.

 


모두가 치유 받아야 할 사람들이요 하여 힐링(healing) 열풍의 현실입니다.

답은 자비와 연민입니다.

작고 약한 존재들에 대한 부단한 관심과 배려입니다.


예수님 친히 평생 자비와 연민의 삶을 사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많이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분과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처럼 살아 예수님을 닮은 사람들,

자비와 연민의 사람들이 진정 주님의 종이자 관상가입니다.

 

 

 

 

 


셋째,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지 않는 삶입니다.

 


저는 여기서 예수님의 항구함과 인내를 묵상했습니다.

끝까지 견뎌내는 이가 구원을 받습니다.

 


삶은 100m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평생 마라톤입니다.

시종여일 끝까지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지 않고 완주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누구와 비교할 것도 없이 자기 페이스대로 완주하면 됩니다.

 


하느님은 상대평가를 하는 게 아니라 절대평가를 하십니다.

제 페이스대로 완주하면 하느님께는 다 1등입니다.

 


오늘 날,

지친 이들이, 기가 꺾인 이들이, 자존감 약한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여 많은 이들이 우울증을 앓고 자살을 합니다.

 


진정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들로 태어난 이들은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는 일이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늘 나자렛 출신 예수님과 함께 하셨고, 성령과 힘을 부어주셨습니다.

 

똑같은 하느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주 예수님을 통하여 우리와 함께 계시고

성령과 힘을 부어주십니다.

 


하여 우리는 주님께서 불러 주신 그 자리에 항구히 정주하면서

지치거나 기가 꺾이는 일 없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삶,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는 삶,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지 않는 삶,

 


이런 삶 자체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습니다.

 


저절로 보지 못하는 형제들의 눈을 뜨게 하고,

자기 안에 갇힌 형제들을 자기 감옥에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형제들을 절망의 감방에서 해방 시켜

자유의 몸이 되게 합니다.

 


바로 주님께서 당신의 종들인 우리를 통해서 하시는 일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의로움으로 부르시고 우리 손을 붙잡아 주시어

세상의 빛으로 파견하십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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