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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미사의 시작 예식: 입당송, 인사, 참회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30 조회수4,109 추천수0

[하느님 백성의 예배] 미사의 시작 예식 - 입당송, 인사, 참회

 

 

미사는 크게 말씀전례와 성찬전례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볼 수 있으며, 이 두 부분은 하나의 단일한 예식을 이루고 있다(“총지침”* 28항). 말씀-성찬의 이 단일한 예식을 시작 예식과 마침 예식이 앞뒤로 감싸고 있는데, 이제 시작 예식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시작 예식은 입당 행렬을 동반하는 입당송으로 시작하여 본기도로 마무리되는 일련의 예식으로서 (1) 입당 행렬과 입당송, (2) 성호경과 인사, (3) 참회, (4) 자비송, (5) 대영광송, (6) 본기도 이렇게 모두 여섯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예식의 목적은, 미사를 거행하려고 모인 백성이 주님 안에 하나로 일치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성찬의 신비에 몰입하도록 백성을 ‘준비’시키는 것이다(46항).

 

 

1. 입당송과 입당 성가

 

회중이 침묵 가운데에 합당한 준비를 갖추면 입당 행렬이 시작되고, 이 행렬 동안에 ‘입당송’을 노래한다. 입당송 다음에 성호경과 인사가 이어지는데, 이 때문에 입당송이 미사가 시작되기 전에 부르는 노래로 잘못 인식될 소지가 있지만, 분명히 미사는 성호경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입당송으로 시작하며, 입당송은 미사를 거행하면 가장 먼저 바치는 기도 곧 미사의 ‘시작 기도’인 것이다(47항).

 

입당송의 가사는 미사경본에 제시되어 있고, 로마 미사 성가집이라고 할 수 있는 “그라두알레 로마눔”에는 그레고리오 성가로 된 입당송이 있다. 이러한 입당송을 노래하기가 힘들 때에는 낭송할 수 있고, 또한 지역 주교회의 또는 교구장이 인준한 가사로 작곡된 다른 성가를 대신 부를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부르는 ‘입당 성가’가 이것이다(48항). 이렇게 입당 성가가 입당송을 대체하는 성가이므로, 입당 성가를 선택할 때에는 전례 시기와 축일에 어울리고 또 가능한 한 입당송의 가사에 어울리는 곡을 택해야 할 것이다.

 

입당 성가가 행렬에 동반하는 노래이므로 입당 행렬에 맞추어 절의 수를 적절히 조절하여야 하지만, 행렬이 끝나는 순간을 정확히 맞춘다고 하여 부르고 있는 노래를 중간에 갑자기 끊어버리는 것은, 입당 성가가 미사의 ‘시작 기도’인 점을 고려할 때에 적절하지 못하다.

 

 

2. 제대에 대한 인사, 성호경 그리고 모인 백성에게 하는 인사

 

제대는 성당의 중심이며 그리스도를 상징한다(298항). 직무자와 제대 주변에서 봉사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은 행렬하여 나와서 제대에 인사한 뒤 자신의 직무와 임무를 시작하고(49항), 그것을 마칠 때에 다시 제대에 인사하고 행렬하여 물러간다(251항). 전례가 거행되는 중에는 제대 주변에서 봉사하고 있는 것이므로 새삼스레 다시 제대에 인사하는 법이 없다.

 

입당 행렬이 끝난 뒤에 주례사제가 회중과 나누는 첫 대화는 성호경과 인사이다. (이것을 침묵 가운데 십자성호를 긋는 것으로 대체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왜냐하면 이렇게 소리 내어 인사를 주고받을 때, 이 부분이 미사의 시작으로 간주되어 실제로 미사의 시작에 해당하는 입당송이 마치 미사의 서주(序奏)처럼 여겨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왜 이런 의견이 나왔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례사제와 회중이 주고받는 인사는 성경에서 따온 본문으로 이루어진 몇 가지 양식이 제시되어 있는데, 이는 단순히 ‘안녕하세요?’ 하는 일상적인 인사와는 다르다. 이 인사의 본질은 전례를 거행하려고 모인 백성 한가운데에 계시는 주님의 현존을 서로 확인하는 것이며(“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또한 사제와 함께.”), 그리하여 앞으로 거행하는 전례에서 모두가 머리이신 주님 안에 일치하여 주님과 함께 또한 주님을 통하여 하느님께 기도를 올리려는 것이다(50항).

 

1975년 미사경본에서는 인사의 둘째 양식인 “은총과 평화를 내리시는 하느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러분과 함께.”에 대하여 회중이 “또한 사제와 함께.”라는 응답 외에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 찬미받으소서.”라는 응답을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있었으나 이 가능성은 곧 한국어로 발행할 2002년판 미사경본부터는 사라졌다(“미사통상문” 2항). 왜냐하면 응답하는 회중은 이 양식을 들을 때에 그것을 다른 양식과 구별하기가 어렵고 또한 굳이 이런 긴 문장으로 응답해야만 할 뚜렷한 동기가 그 내용에서 발견되지 않으므로 이 응답은 실제로도 거의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회중은 모든 양식의 인사에 “또한 사제와 함께.”라고 응답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인사 뒤에 주례사제는 그날의 미사에 대하여 신자들에게 “아주 짤막한 말로” 소개할 수 있다. 이것이 종종 짧은 강론이 되어버리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그 본래의 의미와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것은 강론이 아니라 그날 미사의 전례적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이다.

 

 

3. 참회

 

미사 시작 예식의 ‘참회’는 고해성사의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의 마음을 정화하여 합당하게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기능을 한다(51항). 그래서 다른 예식이 앞에 있어서 이러한 기능을 대신했다면 참회를 생략하는 것이다. 성수 예절을 할 때에 참회 예식을 생략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 이하 다른 내용이 없는 항 표시는 “제3판 로마 미사경본 수정판에 수록된 총지침”을 말함.

 

* 신호철 비오 - 부산 가톨릭 대학교 교수·신부. 전례학 박사.

 

[경향잡지, 2010년 4월호, 신호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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