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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미사

제목 [미사] 미사의 신학적 의미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29 조회수5,080 추천수0

[미사 얼마나 아십니까] 미사의 신학적 의미 (1)

 

 

전례헌장 47항은 "우리 구세주께서는 팔리시던 그 밤에 최후만찬에서 당신 몸과 피의 성찬의 희생 제사를 제정하셨다. 이는 다시 오실 때까지 십자가의 희생제사를 세세에 영속화하고, 또한 그 때까지 사랑하는 신부인 교회에 당신 죽음과 부활의 기념제를 맡기시려는 것이었다. 이 제사는 자비의 성사이고 일치의 표징이고 사랑의 끈이며, 그 안에서 그리스도를 받아 모시어, 마음을 은총으로 가득 채우고 우리가 미래 영광의 보증을 받는 파스카 잔치이다"라고 미사의 의미를 언급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성찬제정 후 "너희는 나를 기념하여 이 예를 행하라"고 하셨는데 이 말은 미사가 주님의 기념제임을 뜻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주님은 무엇을 기념해야 되는가를 밝혀 주셨다.

 

 

1.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억하는 기념제

 

먼저 빵을 주시면서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주는 내 몸이다"라고 하셨는데 이 말은 인간을 위해서, 인간을 대신해서 생명을 바친다는 뜻이다. 즉 이 빵에 대한 말은 구약, 신약을 통해 인류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주님을 음식을 통해 먹으며 기념하라는 것이다.

 

다음에 잔에 대한 말씀으로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흘릴 피이다"라고 하셨는데 이 말은 인류 전체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그리스도의 피, 그 분 자체를 마시며 기념하라는 것이다. 결국 빵과 잔에 대한 말씀의 의미는 인류의 죄를 대신 속죄하고 구원하기 위하여 십자가에서 인류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그리스도를 기념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사는 주님의 죽음의 기념제일 뿐 아니라 또한 부활의 기념제인 것이다. 왜냐하면 죽음과 부활은 동일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 동일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활을 생략하고 죽음만 가르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기념제를 교회에서는 '제사'(Sacrificium)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봉헌 방법이 다르지만 십자가의 제사와 동일한 것이다.

 

미사가 제사라는 것은 신약, 교부시대, 트리엔트 공의회까지 내려오고 오늘날까지 기본 교의가 되고 있지만 오해의 여지 때문에 조심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특히 중세기에 들어오면서 극히 좁은 의미의 제사로 이해되어, 미사를 동물이나 곡식을 바치고 그 대신 하느님으로부터 죄의 용서를 받는 구약제사와 같은 관점에서 보았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바치신 제사는 자기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맡기고 그분의 뜻을 따른 것이었다. 따라서 그분의 제사는 단순히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만이 아니고 출생, 공생활, 수난, 죽음, 부활을 포함하는 전 생애를 하느님께 바친 것을 의미한다. 바로 이런 뜻에서 미사는 제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제사를 바친다고 하는 의미는 그리스도를 본받아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의 전 생활을 하느님께 바치고 그분을 위해 생활하는 것을 말한다. [가톨릭신문, 2004년 3월 7일, 정의철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

 

 

[미사 얼마나 아십니까] 미사의 신학적 의미 (2)

 

 

2. 미사는 파스카의 잔치

 

이스라엘 민족은 기원전 1250~1200년경에 하느님의 특별한 도우심으로 에집트 노예 생활에서 해방되었으며, 매년 이 해방절을 만찬을 통해 기념하였다. 우리 교회는 처음부터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새로운 완전한 해방 사건으로 간주하여 미사를 파스카 만찬으로 보았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민족이 지낸 파스카 축제가 해방의 기쁨을 새롭게 하는 동시에 하느님과 맺은 계약을 상기하는 행사인 것처럼 미사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최후의 만찬에서도 계약의 개념이 분명하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교회에서의 미사 거행은 새로운 계약체결을 기념하고 재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사 때마다 새로운 계약을 하느님과 맺고 우리 자신의 신분과 사명을 다짐해야 한다.

 

 

3. 미사는 친교와 식사의 나눔

 

성서에서 최후만찬이 '주님의 만찬', '빵의 나눔', '주님의 식탁' 등의 명칭으로 쓰인 것을 보더라도 또한 최후만찬의 절차, 재료, 상황 등으로 보아도 식사예식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미사에서 식사의 의미를 도외시해서는 안된다.

 

한 상에서 같은 음식을 나누어 먹는 식사 공동체는 일치, 사랑, 용서, 화목을 반영하기에 복음에서 보면 예수님께서도 각계 각층의 부류와 같이 식사하심으로써 그들을 용서하고 화해시키셨다. 이처럼 예수님은 식사를 인간들의 일반적 의미 이상으로 하느님과의 나눔의 장으로 이용하셨다. 그리고 하느님과 인간 전체를 수직, 수평적으로 참다운 관계로 만드심이 주님의 지상과제인데 바로 이것을 미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내셨다. 즉 예수님은 우리에게 살과 피를 주심으로 당신과 한 혈육, 한 가족이 되게 하신 것이다. 바울로 사도는 바로 이러한 미사 안에서의 친교의 의미를 고린토 전서 10,16-17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우리가 축복의 잔을 마시는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피를 나누어 마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또 우리가 그 빵을 떼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어 먹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빵은 하나이기에 우리 모두가 그 한 덩어리의 빵을 나누어 먹는 사람들이니 비록 우리가 여럿이지만 모두 한 몸인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미사의 신학적 의미를 살펴보면서 알 수 있었듯이 미사는 제사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파스카의 잔치', '친교와 식사의 나눔'이라는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껏 우리는 미사의 이러한 여러 가지 의미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어느 한 부분에만 중점을 두면서 미사에 대한 의미를 찾으려 하였던 측면이 있다. 우리는 미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짐으로써 미사를 통해 우리의 전 생활을 하느님께 바치고 그분을 위해 생활하겠다는 지향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렇게 미사와 삶, 즉 우리의 실생활과 연결될 때만이 미사의 의미를 진정으로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신문, 2004년 3월 14일, 정의철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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