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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7."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아오스딩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07 조회수1,222 추천수2 반대(0) 신고

 

마르 6, 14-29(연중 4주 금)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죽음을 전해줍니다. 엘리야의 영과 권능을 지닌 세레자 요한은 엘리야가 아합 임금과 이제벨 여왕을 꾸짖었던 것처럼, 헤로데와 헤로디아를 무섭게 꾸짖었습니다. 그들의 결혼이 합법적인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어둠이 빛을 싫어하는 까닭입니다. 사실, 더러운 이들에게 정결함은 오히려 적수가 되고, 타락한 이들에게는 고결함이 오히려 괴로움이 됩니다. 잔인한 이들은 자비를 보면 참지 못하고, 인정 없는 이들은 사랑과 진실을 참지 못하고, 불의한 이들은 정의를 참지 못합니다. 그래서 요한은 곤경에 빠집니다.

오늘 <복음>에는 의인과 악인의 극한 대조를 보여줍니다. 한편에는 음모를 꾸미며 속임수를 쓰며 악의에 찬 헤로디아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진실하고 강직하며, 그 어떤 거짓에도 굴하지 않는 세례자 요한이 있습니다. 한편에는 폭군이지만 무능력한 헤로데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참수당하지만 힘 있는 세례자 요한이 있습니다. 한편에는 혀를 다스리지 못한 헤로데가 있고, 그의 혀는 잔치에서 맹세하지만 결국 타인의 죽음을 부르고 불의를 가져옵니다. 다른 한편에는 혀가 곧은 요한이 있고, 그의 혀는 감옥에 갇히지만 자신의 죽음을 허용하되 의로움을 이룹니다. 그리하여 헤로데가 받은 것은 요한의 머리지만 두려움이 되고, 세례자 요한이 받은 것은 쟁반이지만 월계관이 됩니다.

한편,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죽음을 예표해 줍니다. 한 푼 춤 값으로 팔려버린 세례자 요한의 목숨은 어찌 보면, 참으로 억울한 죽음처럼 보입니다. 마치, 은전 30냥에 팔려버린 예수님의 목숨처럼 말입니다. 헤로디아의 조정을 받은 소녀가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주기를 요청하듯, 사제들과 유대 원로들의 조정을 받은 군중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외치게 될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머리가 쟁반에 올려 지듯, 예수님의 온몸이 십자가 위에 올려 질 것입니다. 이처럼, 의인 요한의 죽음은 야훼의 종인 예수님의 죽음을 미리 보여줍니다.

그러나 올가미에 걸려 넘어진 이는 의인이 아니라, 폭군이었습니다. 거짓을 꾸미는 악인의 혀는 결국 자신이 쳐놓은 덫에 걸려 넘어지고, 진실된 의인의 혀는 영광의 관이 씌워졌습니다.

그렇습니다. 헤로데가 요한의 머리는 베었어도, 그의 소리는 벨 수가 없었습니다. 혀는 잠잠하게 만들었지만, 그 소리는 가라앉힐 수가 없었습니다. 감옥에 묶어 두어도 외치고, 죽어서 쟁반 위에서도 살아 외칩니다. 세월이 흐를지라도 폭군의 죄악을 고발하는 의인의 외치는 소리는 계속될 것입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박혀서도 있어도 침묵으로 외칩니다.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우스는 말합니다.

침묵 안에 완성되어 있는 하느님 사랑의 외침을 들으십시오.”

 

 

 

이제 우리도 진리와 정의를 위해 외치는 법을 배워야 할 일입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종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무관심의 세계화가 남을 위해 우는 법을 빼앗아 가버린 이 시대에, 남을 위해 우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할 일입니다. 아멘.

 

 

- 오늘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이리 가져다주십시오.”(마르 6,25)

 

 

 

주님!

제 혀가 거짓을 꾸미지 않고, 진실 되게 하소서.

타인을 뭉개지 않고, 자신을 뭉개어 내어주게 하소서.

헛된 맹세로 덫에 걸려들지 않고, 침묵에 묶어 두어도 의로움을 외치게 하소서.

어둠을 가르는 불혀가 되고, 진리를 밝히는 말씀의 쌍날칼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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