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 데메트리오스의 죽음(1마카 10,22-50)

그리하여 데메트리오스는 이 이야기를 듣고 속이 상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알렉산드로스가 자기 기반을 튼튼히 하려고 우리보다 앞서 유다인들과 우호 관계를 다졌는데, 우리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나도 그들에게 편지를 써서 그들의 협조를 받아야 하겠다.” 그러고는 이러한 말을 써서 보냈다. “데메트리오스가 유다 민족에게 인사합니다. 여러분이 우리와 맺은 계약을 지키고 우호 관계를 유지하여, 우리의 원수들 편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는 기뻐하였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신의를 지켜 주십시오. 여러분이 보여 준 호의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우리도 여러분에게 많은 세금을 면제해 주고 선물도 주겠습니다.”

그리고는 숨을 멈춘다. “이제 나는 여러분에게 자유를 주고, 조공과 소금 및 왕관 세까지 면제해 줍니다. 또 곡식의 삼분의 일 세와 나무 열매의 이분의 일 세를 면제합니다. 그리고 유다 땅에서, 그리고 사마리아와 갈릴래아에서 유다에 편입된 세 지역에서는, 영원히 그 세금들을 거두지 않겠습니다. 예루살렘은 거룩한 곳으로 인정하고 그 주변과 함께 십일조와 조세도 면제합니다. 나는 또 예루살렘 성채 지배권을 포기하고 대사제에게 넘깁니다. 그는 성채를 지킬 이들을 뽑아 배치할 수 있습니다. 또 나는 유다에서 나의 왕국에 포로로 끌려온 유다인을 몸값도 없이 자유롭게 풀어 줄뿐더러, 그들의 가축에 대해서도 세금을 받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이어지는 그의 인사말이다. “또 모든 축제일과 안식일, 초하룻날과 축일, 그리고 축제 전 사흘과 축제 후 사흘, 이 모든 날에 내 왕국의 모든 유다인이 공공 의무와 세금을 면제시키겠습니다. 유다인들 가운데에서 삼만 명이 임금의 군대에 편입되어, 임금의 모든 군사와 똑같은 대우를 받을 것입니다. 그들의 상관과 지휘관들도 그들 가운데에서 나올 것이며, 또 그들은 임금이 유다 땅에 명령을 내린 대로 자기들의 법에 따라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사마리아 지방에서 마카베오에 의해 유다에 편입된 아패레마, 로드, 라마탬의 세 지역은(11,34 참조) 유다와 합쳐지고 한 통치자에게 속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러므로 대사제 말고는 다른 어떤 권력자에게 복종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의 인사말은 계속된다. “나는 프톨레마이스와 그 인접 지역을 예루살렘 성소에 주어, 경비를 충당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해마다 임금의 수입 가운데에서 은 만 오천 세켈을 주겠습니다. 관리들이 처음 몇 해 동안 주다가 나중에는 주지 않던 모든 추가 보조금도 지금부터는 성전 비용으로 다시 내줄 것입니다. 거기에다 해마다 성소 수입에서 받아 오던 은 오천 세켈도 면제합니다. 임금에게 빚을 졌거나 그 밖에 온갖 다른 사정으로 예루살렘 성전이나 그 경내 어디로든 달아난 자는 누구나 사면되고, 내 왕국에 있는 제 소유물도 다 되돌려받을 것입니다. 또한 예루살렘 성벽을 보수하고 그 둘레를 튼튼히 하는 경비도 임금의 수입에서 충당하며, 유다 땅의 다른 성벽들을 보수하는 비용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요나탄과 백성은 이 말을 듣고 아무도 그것을 믿거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데메트리오스가 이스라엘에서 저지른 엄청난 악행과 자기들을 몹시 괴롭힌 일을 기억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들에게 먼저 평화의 말을 해 온 알렉산드로스에게는 호감을 가지고 언제나 그와 동맹 관계를 유지하였다. 그때에 알렉산드로스 임금은 대군을 모아 데메트리오스에게 맞서 진을 쳤다. 두 임금이 교전한 끝에 알렉산드로스의 군대가 달아나자, 데메트리오스가 그를 추격하여 그의 군사들을 무찌르고 해가 질 때까지 치열한 전투를 벌였지만 데메트리오스는 그날 끝내 전사하고야 말았다.

유명한 신전이 있는 도시들은 이렇게 신에게 속하는 거룩한 곳으로 인정받았다.[계속]

[참조] : 이어서 ‘5. 알렉산드로스와 요나탄의 맹약’이 소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