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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25일 수요일
[(백)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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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예전에는 ‘성모 영보 대축일’이라 했다. ‘영보’(領報)란 교회의 특수 용어로, 천사가 예수님의 잉태를 성모님께 알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대축일은 예수님의 탄생일(12월 25일)에서 ‘아홉 달을 역산하여’ 3월 25일에 지내고 있다. 예수님께서도 여느 인간처럼 어머니 태중에서 아홉 달을 계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대축일이 널리 확산된 것은 8세기 이후다.
[오늘의 전례]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님의 잉태를 알립니다. 인류가 기다리던 메시아의 출현을 알리는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마리아께서는 주님의 뜻에 온전히 따를 것을 약속하십니다. 하느님의 섭리와 성모님의 순명을 묵상하며 미사를 봉헌합시다.
입당송
히브 10,5.7 참조
주님께서 세상에 오실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도다. 보소서, 하느님! 저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러 왔나이다.
<대영광송>
본기도
하느님, 말씀이 동정 마리아의 모태에서 사람이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참하느님이시며 참사람이신 구세주의 신비를 찬양하고, 그분의 신성에 참여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다윗 왕실을 향해 말한다. “주님께서 몸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이후 이 예언은 다윗 왕조를 지켜 주는 굳건한 울타리가 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세상에 오셨다고 하신다. 그러기에 율법보다 아버지의 뜻을 먼저 찾으셨다. 자신을 속죄제의 제물로 바치신 것도 아버지의 뜻이라고 하신다. 신앙인은 율법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따라 살아야 한다(제2독서). “은총이 가득하신 이여, 기뻐하여라.” 가브리엘 천사는 이렇게 인사한다. 기쁨의 이유가 은총이라는 말씀이다. 아무것도 모르셨던 마리아께서는 순명을 약속하신다. 주님의 이끄심을 믿으신 것이다(복음).
제1독서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할 것입니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7,10-14; 8,10ㄷ
그 무렵 10 주님께서 아하즈에게 이르셨다. 11 “너는 주 너의 하느님께 너를 위하여 표징을 청하여라. 저 저승 깊은 곳에 있는 것이든, 저 위 높은 곳에 있는 것이든 아무것이나 청하여라.”
12 아하즈가 대답하였다. “저는 청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시험하지 않으렵니다.”
13 그러자 이사야가 말하였다. “다윗 왕실은 잘 들으십시오! 여러분은 사람들을 성가시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여 나의 하느님까지 성가시게 하려 합니까? 14 그러므로 주님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8,10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40(39),7-8ㄴ.8ㄷ-9.10.17(◎ 8ㄴ과 9ㄱ 참조)
◎ 주님, 보소서, 주님의 뜻을 이루러 제가 왔나이다.
○ 주님께서는 희생과 제물을 기꺼워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의 귀를 열어 주셨나이다.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주님께서는 바라지 않으셨나이다. 그리하여 제가 아뢰었 나이다. “보소서, 제가 왔나이다.” ◎
○ “두루마리에 저에 대하여 쓰여 있나이다. 저의 주 하느님, 저는 주님의 뜻을 즐겨 이루나이다. 제 가슴속에는 주님의 가르침이 새겨져 있나이다.” ◎
○ 저는 큰 모임에서 정의를 선포하나이다. 보소서, 제 입술 다물지 않음을. 주님, 주님께서는 알고 계시나이다. ◎
○ 주님을 찾는 이들은 모두 주님 안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리이다. 주님의 구원을 사랑하는 이들은 항상 “주님께서는 위대하시다.” 아뢰게 하소서. ◎
제2독서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려고 합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10,4-10
형제 여러분, 4 황소와 염소의 피가 죄를 없애지 못합니다. 5 그러한 까닭에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오실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제물과 예물을 원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에게 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6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기꺼워하지 않으셨습니다. 7 그리하여 제가 아뢰었습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8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제물과 예물을”, 또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원하지도 기꺼워하지도 않으셨습니다.” 하고 말씀하시는데, 이것들은 율법에 따라 바치는 것입니다. 9 그다음에는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두 번째 것을 세우시려고 그리스도께서 첫 번째 것을 치우신 것입니다.
10 이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단 한 번 바쳐짐으로써 우리가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요한 1,14ㄱㄴㄷ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으니,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도다.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6-38
그때에 26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 …….” 구절에서 모두 고개를 깊이 숙인다.>
예물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외아드님께서 사람이 되셨음을 기념하며 저희가 바치는 이 제물을 받아들이시고, 저희가 이 강생의 신비로 교회가 시작되었음을 깨달아, 믿음으로 그 신비를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이사 7,14 참조
보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님께 나타나 예수님의 잉태를 알렸습니다. 전혀 예기치 않았던 일입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었지만 마리아께서는 주님의 섭리에 온전히 맡기십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 기도와 함께 그분께서는 어머니의 삶을 시작하셨습니다. 성모님의 겸손과 순명을 묵상하며 도우심의 은총을 청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저희를 성찬의 식탁에 앉게 하셨으니, 저희 안에 참된 믿음을 키워 주시어 동정녀에게서 사람이 되신 참하느님을 알아 뵙게 하시고, 그분 부활의 힘으로 영원한 기쁨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자식을 위해서는 어떤 십자가도 받아들이려 합니다. 오히려 그런 희생을 기쁨으로 받아들입니다. 그것이 어머니의 마음입니다. 어머니는 은총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자식의 십자가를 안고 가면서도 그의 앞날을 위해 기도하는 분이 어머니입니다. 그러기에 모든 자녀는 힘들고 괴로울 때 어머니를 먼저 떠올립니다. 자신을 대신해 십자가를 지고 가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성모님께서는 이러한 ‘어머니의 길’을 받아들이신 것입니다.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당연한 질문입니다. 그러나 천사는 장황한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오직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라고만 답합니다. 그러고는 노년에 아기를 가진 ‘엘리사벳’의 이야기를 합니다.
주님께서 하시는 일에는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이끄심과 깨달음이 답일 뿐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그분의 이끄심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러기에 마리아께서도 선뜻 답하셨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 역시 그렇게 답하며 살아야 합니다. ‘내 뜻’과 다르게 움직이는 것들 앞에서 그렇게 받아들이며 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어머니의 평화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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