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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3일 주일
[(자) 사순 제1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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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례
▦ 오늘은 사순 제1주일입니다. 사순 시기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통회와 보속을 하는 시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하시며, 부귀와 명예와 권력의 유혹을 모두 물리치시고, 하느님 뜻에 따라 당신의 길을 가셨습니다. 우리도 사순 시기를 시작하며 예수님과 함께 온갖 세속적 유혹을 이기고, 그분의 희생과 사랑의 길에 동참하기를 결심하며 미사를 봉헌합시다.
입당송
시편 91(90),15.16
나를 부르면 나 그에게 대답하고 그를 해방시켜 영예롭게 하리라. 오래오래 살도록 그에게 복을 내리리라.
<대영광송 없음>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해마다 거룩한 성사로 사순 시기를 지내는 저희가 그리스도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닫고, 회개의 삶으로 그 열매를 맺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아담과 하와는 뱀의 유혹에 빠져 하느님께서 먹지 말라고 명령하신 나무의 열매를 따 먹는다. 하느님 안에 복을 누리고 사는 것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는 뜻이다. 하느님의 뜻을 벗어날 때 인간은 스스로 불행을 부르는 것이 된다(제1독서). 인간은 아담의 범죄로 죽음의 지배를 받게 되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의로운 행위로 다시 생명을 선물받는다(제2독서).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을 단식하시며 기도하실 때 악마의 유혹을 받으신다.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에 대한 순명으로 예수님께서는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시고, 당신께 주어진 소명을 이루어 나가신다(복음).
제1독서
<원조들의 창조와 죄>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2,7-9; 3,1-7
7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8 주 하느님께서는 동쪽에 있는 에덴에 동산 하나를 꾸미시어, 당신께서 빚으신 사람을 거기에 두셨다.
9 주 하느님께서는 보기에 탐스럽고 먹기에 좋은 온갖 나무를 흙에서 자라게 하시고, 동산 한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자라게 하셨다.
3,1 뱀은 주 하느님께서 만드신 모든 들짐승 가운데에서 가장 간교하였다. 그 뱀이 여자에게 물었다. “하느님께서 ‘너희는 동산의 어떤 나무에서든지 열매를 따 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는데 정말이냐?”
2 여자가 뱀에게 대답하였다. “우리는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를 먹어도 된다. 3 그러나 동산 한가운데에 있는 나무 열매만은, ‘너희가 죽지 않으려거든 먹지도 만지지도 마라.’ 하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4 그러자 뱀이 여자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결코 죽지 않는다. 5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 너희 눈이 열려 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될 줄을 하느님께서 아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6 여자가 쳐다보니 그 나무 열매는 먹음직하고 소담스러워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그것은 슬기롭게 해 줄 것처럼 탐스러웠다. 그래서 여자가 열매 하나를 따서 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자, 그도 그것을 먹었다. 7 그러자 그 둘은 눈이 열려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서 두렁이를 만들어 입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51(50),3-4.5-6ㄴ.12-13.14와 17(◎ 3ㄱ 참조)
◎ 주님, 죄를 지었사오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 하느님, 당신 자애로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로 저의 죄악을 없애 주소서. 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지워 주소서. ◎
○ 제 죄악을 제가 알고 있사오며, 제 잘못이 언제나 제 앞에 있나이다. 당신께, 오로지 당신께 잘못을 저지르고, 당신 눈앞에서 악한 짓을 하였나이다. ◎
○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당신 앞에서 저를 내치지 마시고, 당신의 거룩한 영을 제게서 거두지 마소서. ◎
○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시고, 순종의 영으로 저를 받쳐 주소서. 주님, 제 입술을 열어 주소서. 제 입이 당신을 찬양하오리다. ◎
제2독서
<죄가 많은 곳에는 은총도 풍성하게 내렸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5,12-19<또는 5,12.17-19>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형제 여러분, 12 한 사람을 통하여 죄가 세상에 들어왔고 죄를 통하여 죽음이 들어왔듯이, 또한 이렇게 모두 죄를 지었으므로 모든 사람에게 죽음이 미치게 되었습니다. <13 사실 율법이 있기 전에도 세상에 죄가 있었지만, 율법이 없어서 죄가 죄로 헤아려지지 않았습니다. 14 그러나 아담부터 모세까지는, 아담의 범죄와 같은 방식으로 죄를 짓지 않은 자들까지도 죽음이 지배하였습니다. 아담은 장차 오실 분의 예형입니다.
15 그렇지만 은사의 경우는 범죄의 경우와 다릅니다. 사실 그 한 사람의 범죄로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하느님의 은총과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은혜로운 선물은 많은 사람에게 충만히 내렸습니다. 16 그리고 이 선물의 경우도 그 한 사람이 죄를 지은 경우와는 다릅니다.
한 번의 범죄 뒤에 이루어진 심판은 유죄 판결을 가져왔지만, 많은 범죄 뒤에 이루어진 은사는 무죄 선언을 가져왔습니다.> 17 사실 그 한 사람의 범죄로 그 한 사람을 통하여 죽음이 지배하게 되었지만, 은총과 의로움의 선물을 충만히 받은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을 통하여 생명을 누리며 지배할 것입니다.
18 그러므로 한 사람의 범죄로 모든 사람이 유죄 판결을 받았듯이, 한 사람의 의로운 행위로 모든 사람이 의롭게 되어 생명을 받습니다. 19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이가 죄인이 되었듯이,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이가 의로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마태 4,4ㄷ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예수님께서는 사십 일을 단식하시고 유혹을 받으신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4,1-11
1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시어,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2 그분께서는 사십 일을 밤낮으로 단식하신 뒤라 시장하셨다. 3 그런데 유혹자가 그분께 다가와,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들에게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4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5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데리고 거룩한 도성으로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6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7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이르셨다. “성경에 이렇게도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8 악마는 다시 그분을 매우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 주며, 9 “당신이 땅에 엎드려 나에게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하고 말하였다.
10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11 그러자 악마는 그분을 떠나가고, 천사들이 다가와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제 여러분,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우리도 죄의 유혹을 물리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느님 아버지께 간절히 청합시다.
1. 사제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아버지 하느님, 영혼의 목자인 사제들이 그리스도의 순명과 겸손을 본받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에게 봉사하며, 늘 거룩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 주시어, 모든 민족과 국가들이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지키면서도 문명의 혜택과 풍요를 고루 나누며 살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3. 힘겹게 홀로 살아가는 어르신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의 주님, 의지할 데 없이 가난하게 홀로 살아가는 노인들을 굽어보시어, 이웃과 사회의 관심으로 궁핍과 외로움을 겪지 않게 하시고, 마침내 천상 행복을 맛볼 수 있도록 보살펴 주소서. ◎
4. 가정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의 주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모든 가정이 성가정을 이루게 하시어, 감사와 기쁨의 생활로 다져진 행복의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풍성한 은총을 내려 주소서. ◎
+ 주님,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의 말씀을 따라 살고자 노력하는 자녀들의 기도를 즐겨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주님, 저희가 정성을 다하여 제사를 봉헌하게 하시고, 이 제사로 거룩한 사순 시기를 장엄하게 시작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주님께서 받으신 유혹>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사십 일 동안 단식하시며 사순 시기 재계의 기틀을 마련하시고,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시어, 저희도 악의 세력을 물리치도록 가르치셨나이다. 이로써 저희는 새로운 마음으로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며, 마침내 영원한 파스카 잔치에 이르게 되나이다.
그러므로 천사들과 성인들의 무리와 함께 저희도 주님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마태 4,4ㄷ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영성체 후 묵상
▦ 곳곳에 우리를 유혹하는 악마의 유혹이 있습니다. 이런 유혹들 가운데에 더 집요하고 무서운 유혹은 우리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주인이 되어 하느님을 얕보거나, 자기 뜻을 제멋대로 하느님 뜻이라고 이해하려고 할 때입니다. 이런 은밀한 유혹 앞에 아담과 하와가 저지른 범죄가 우리를 통해서 재현됩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려 할 때, 우리는 온갖 유혹을 이길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받아 모신 천상 양식은 믿음을 기르고 희망을 더하며 사랑을 뜨겁게 하오니, 저희가 살아 있는 참된 빵이신 그리스도를 바라고 기다리며,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세례를 받으시고 광야로 나가신 예수님께서 깊은 유혹에 빠지십니다. 세례 때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하늘의 소리를 들으시고, 메시아의 소명을 시작하시며 받으신 유혹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 세상에서 무엇이든 하실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신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부와 명성과 권세를 가진 그런 메시아가 되라는 악마의 소리를 들으십니다.
악마는 세상에 널려 있는 돌을 빵으로 만들 듯, 사람들을 배불리고, 그들이 탐내는 재물을 채워 주는 그런 메시아가 되라고 유혹합니다. 능력을 과시하고 명성을 얻어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라고 합니다. 또한 악마와 타협을 해서라도 권세를 얻어 세상을 지배하라고 속삭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모든 유혹을 성경 말씀을 인용하시며 단호하게 거절하십니다. 오히려 자신을 비우시고 낮추시어, 십자가를 지고 돌아가시기까지 하느님께 순종하는 종의 모습을 택하십니다(필리 2,7-9 참조). 예수님께서 공생활 내내 숱한 오해와 유혹을 받으셨을 때에도, 심지어 제자 베드로마저 예수님의 수난의 길을 막았을 때에도, 단호하게 당신의 길을 가실 수 있었던 것은 광야에서 유혹을 이기신 이런 단련의 순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은 선과 악이 투쟁하는 싸움터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유혹에 걸려 넘어져 악의 편에 서면 결국 내적 힘을 잃고 맙니다. 우리는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가야 할 길을 제대로 가지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악의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광야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것처럼, 오로지 주님 말씀에 힘입어 “아니오.” 하고 단호하게 유혹을 뿌리치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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