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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4일 주일
[(자) 사순 제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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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례
▦ 은혜로운 회개의 여정이 시작된 지도 어느새 열흘이 지나 사순 제2주일을 맞이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시며 당신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우리에게 미리 보여 주십니다. 이는 당신의 삶이 수난과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천상 영광의 복이 따름을 알려 주는 표징입니다. 예수님께서 다른 이들의 고통에 동참하여 몸소 밀알이 되시고 영광의 열매를 누리신 것을 되새기며 우리 또한 다른 이들을 위한 작은 밀알이 되기로 다짐합시다.
입당송
시편 27(26),8.9 참조
주님, 당신 얼굴을 찾으라 하신 주님을 생각하며, 제가 당신 얼굴을 찾고 있나이다. 당신 얼굴 제게서 감추지 마소서.
<대영광송 없음>
본기도
위대하시고 진실하신 하느님, 성실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는 이들에게 얼굴을 드러내셨으니, 저희가 십자가의 신비를 굳게 믿고,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아드님을 따라 기꺼이 하느님의 뜻을 이루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
말씀의 초대
하느님께서 아브람과 계약을 맺으시며 별처럼 많은 후손과 넓은 땅을 주시기로 약속하신다. 자식 없이 늙어만 가며 나그네살이하던 아브람은 이 약속을 현실적으로 믿기 어려운 가운데서도 믿었다(제1독서). 많은 사람이 이 세상의 것만을 생각하며 그리스도의 원수가 되고 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은 지상의 것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천상 영광을 희망하며 하늘의 시민답게 살아가야 한다(제2독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와 함께 산에 오르신 예수님께서 평소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하셨다. 이어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당신의 수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의 신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셨다. 이에 놀란 제자들은 곧이어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께서 충성스러운 아브람과 계약을 맺으셨다.>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15,5-12.17-18
그 무렵 하느님께서 아브람을 5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말씀하셨다. “하늘을 쳐다보아라. 네가 셀 수 있거든 저 별들을 세어 보아라.” 그에게 또 말씀하셨다. “너의 후손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 6 아브람이 주님을 믿으니, 주님께서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해 주셨다. 7 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주님이다. 이 땅을 너에게 주어 차지하게 하려고, 너를 칼데아의 우르에서 이끌어 낸 이다.”
8 아브람이 “주 하느님, 제가 그것을 차지하리라는 것을 무엇으로 알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묻자, 9 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삼 년 된 암송아지 한 마리와 삼 년 된 암염소 한 마리와 삼 년 된 숫양 한 마리, 그리고 산비둘기 한 마리와 어린 집비둘기 한 마리를 나에게 가져오너라.”
10 그는 이 모든 것을 주님께 가져와서 반으로 잘라, 잘린 반쪽들을 마주 보게 차려 놓았다. 그러나 날짐승들은 자르지 않았다. 11 맹금들이 죽은 짐승들 위로 날아들자, 아브람은 그것들을 쫓아냈다. 12 해 질 무렵, 아브람 위로 깊은 잠이 쏟아지는데, 공포와 짙은 암흑이 그를 휩쌌다.
17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자, 연기 뿜는 화덕과 타오르는 횃불이 그 쪼개 놓은 짐승들 사이로 지나갔다. 18 그날 주님께서는 아브람과 계약을 맺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집트 강에서 큰 강 곧 유프라테스 강까지 이르는 이 땅을 너의 후손에게 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27(26),1.7-8.9.13-14(◎ 1ㄱ)
◎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다.
○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님은 내 생명의 요새. 나 누구를 무서워하랴? ◎
○ 주님, 부르짖는 제 소리 들어 주소서. 자비를 베푸시어 응답하소서. “내 얼굴을 찾아라.” 하신 주님, 당신을 생각하나이다. 제가 당신 얼굴을 찾고 있나이다. ◎
○ 당신 얼굴 제게서 감추지 마시고, 분노하며 당신 종을 물리치지 마소서. 당신은 저를 돕는 분이시옵니다. 제 구원의 하느님, 저를 내쫓지 마소서, 버리지 마소서. ◎
○ 저는 산 이들의 땅에서 주님의 어지심을 보리라 믿나이다. 주님께 바라라. 힘내어 마음을 굳게 가져라. 주님께 바라라. ◎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필리피서 말씀입니다. 3,17─4,1<또는 3,20─4,1>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17 형제 여러분, <다 함께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여러분이 우리를 본보기로 삼는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는 다른 이들도 눈여겨보십시오. 18 내가 이미 여러분에게 자주 말하였고 지금도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데,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19 그들의 끝은 멸망입니다. 그들은 자기네 배를 하느님으로, 자기네 수치를 영광으로 삼으며 이 세상 것만 생각합니다.
20 그러나> 우리는 하늘의 시민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구세주로 오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고대합니다. 21 그리스도께서는 만물을 당신께 복종시키실 수도 있는 그 권능으로,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4,1 그러므로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형제 여러분, 나의 기쁨이며 화관인 여러분, 이렇게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으십시오, 사랑하는 여러분!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빛나는 구름 속에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졌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28ㄴ-36
그때에 28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셨다. 29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30 그리고 두 사람이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모세와 엘리야였다. 31 영광에 싸여 나타난 그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 32 베드로와 그 동료들은 잠에 빠졌다가 깨어나 예수님의 영광을 보고, 그분과 함께 서 있는 두 사람도 보았다.
33 그 두 사람이 예수님에게서 떠나려고 할 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베드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34 베드로가 이렇게 말하는데 구름이 일더니 그들을 덮었다. 그들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자 제자들은 그만 겁이 났다.
35 이어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36 이러한 소리가 울린 뒤에는 예수님만 보였다.
제자들은 침묵을 지켜, 자기들이 본 것을 그때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제 여러분, 우리 모두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더 많은 신앙의 빛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느님 아버지께 마음을 다하여 기도합시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의 주님, 주님의 말씀에서 힘을 얻고 있는 교회를 돌보아 주시어, 교회가 주님 말씀을 올바로 따르며 기쁨과 즐거움과 희망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공직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지혜의 주님,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일하는 공직자들에게 정의의 은총을 주시어,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3. 부모님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로우신 주님, 저희 부모들의 건강을 보살펴 주시어 그들이 자녀들과 함께 평안한 날들을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이미 세상을 떠난 부모에게는 주님 나라의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
4. 본당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주님께서 맡겨 주신 사도직을 성실히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본당 단체들에 은총을 베풀어 주시어, 언제나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한 공동체가 되도록 도와주소서. ◎
+ 주님, 주님의 은총 안에서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저희가 정성을 다하여 드리는 이 기도를 즐겨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주님, 이 제사로 저희 죄를 깨끗이 씻어 주시고, 저희의 몸과 마음을 거룩하게 하시어, 파스카 축제를 합당히 준비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주님의 거룩한 변모>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제자들에게 미리 알려 주시고, 그 거룩한 산에서 당신 영광을 보여 주시어, 구약의 율법과 예언서에 기록된 대로 수난을 통해서만 영광스럽게 부활한다는 것을 밝혀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함께, 저희도 땅에서 언제나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며 끝없이 외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마태 17,5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영성체 후 묵상
▦ 예수님께서는 평소와 다른 당신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평소의 모습이 전부가 아님을 알려 주신 것입니다. 우리가 받아 모신 성체도 마찬가지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보잘것없는 하나의 빵 조각 같지만, 그 안에는 영원한 생명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를 위해 당신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신 주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며 우리 또한 주님을 닮은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바뀔 수 있도록 청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영광스러운 신비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진심으로 감사하며 비오니, 저희가 이 세상에 살면서도 천상 행복을 미리 맛보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보며 이러한 물음을 던져 볼 수 있습니다. ‘평소에도 이렇게 영광스러운 모습을 갖추셨다면 더 많은 사람이 믿지 않았을까?’, ‘산에서 변모하실 것이 아니라 십자가 위에서 변모하셨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이스라엘 백성 모두가 그 순간 회개하지 않았을까?’
과연 그랬을까요? 어쩌면 모두들 믿기는 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었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전혀 없었을 것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오늘 복음에 등장한 베드로와 다른 두 제자는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보았고,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를 들었으면서도 나중에 예수님을 배반하여 뿔뿔이 흩어지고 맙니다. 곧 예수님께서 아무리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드러나신다고 해도 그것 자체가 힘을 불어넣어 주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황홀한 체험을 안겨 주셨다고 해도 신앙을 한층 굳건하게 하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멋진 예수님, 절대적 권능의 예수님, 영광스러운 예수님의 모습만 보고 사람들이 믿었다면, 그들은 그러한 예수님을 통해 삶의 고통과 역경을 이겨 낼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분 앞에서 진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죄를 고백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주위의 보잘것없는 사람들에게 시선조차 돌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바로 앞 구절의 내용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예고와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라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따라서 오늘 복음에는 고통 안에서 당신의 진면목을 발견하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 부활하신 뒤의 모습은 철저한 고통과 죽음을 전제합니다. 고통과 죽음이 배제된 영광스러운 모습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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