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세례성사] 너는 나의 것 - 세례성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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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호식 [ jpatrick ] | 작성일2010-10-06 | |||
[알기 쉬운 교리상식] 너는 나의 것! - 세례성사
신학생 시절 강의 시간에 신부님께서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다. “신자들이 받지 못하는 성사가 있는데 그게 뭘까요?” 모두들 어리둥절해 있는데 신부님께서 웃으시면서 답도 가르쳐 주셨다. “그야 당연히 세례성사지. 그것도 몰랐나?” 신자 아닌 사람을 신자로 만드는 성사가 세례성사다. 그래서 교회는 전통적으로 세례성사를 7성사 중에서 가장 앞자리에 놓는다.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신앙공동체인 교회의 구성원이 되며 다른 성사를 받을 자격을 갖추게 된다.
세례(洗禮)는 말 그대로 물로 씻는(洗) 예식(禮)이다. 물은 그 자체로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선 모든 생명체는 물 없이는 살 수가 없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는 그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물을 필요로 한다. 이와 반대로, 물은 생명체를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구약성경의 노아의 홍수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물로 인한 재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또한 물은 정화의 능력도 가지고 있다. 물로 몸을 씻고, 먹거리를 씻고, 그릇을 씻고 청소를 한다. 세례성사는 물의 특성들, 즉 생명과 죽음과 정화라는 이 세 가지 상징성을 이용한다. 「가톨릭교회교리서」의 표현을 보자.
“세례성사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기초이며, 성령 안에 사는 삶으로 들어가는 문이며, 다른 성사들로 가는 길을 여는 문이다.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죄에서 해방되어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며,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어 교회 안에서 한 몸을 이루어 그 사명에 참여하게 된다. ‘세례는 물로써 그리고 말씀으로 다시 태어나는 성사다.’”(교리서 1213)
세례를 받는 사람은 첫째, 모든 죄의 용서를 받는다. 물로 씻는 예식이 세례성사의 정점이다. 세례 받는 이는 죄로부터 죽고 정화되어 깨끗하게 새로 태어난다. 예수님과 함께 죽고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우리는 세례를 받음으로써 세상에 속하지 않고 하느님께 속하게 된다. 하느님께 속한 사람은 그 자체로 거룩한 사람(聖人)이다.(본지 4월호 참조) 영세자에게는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셋째, 교회의 구성원이 된다.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들의 모임이자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이다. 세례 받은 사람들이 모여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이룬다. 세례성사는 교회로 들어가는 문이며 다른 모든 성사의 바탕이 된다.
넷째, 성령의 궁전이 된다. 예수님께서는 구원을 위해서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라고 하셨다.(요한 3,5) 세례성사를 통하여 성령께서는 우리의 보호자가 되시고, 우리가 신앙생활을 바르게 하도록 우리를 부추기시며 또 그 힘을 주신다.
우리가 세례를 받음으로써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성부와의 관계) 교회의 구성원이 되고(성자와의 관계) 성령의 궁전이 된다면(성령과의 관계), 세례성사는 결국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일치의 관계를 맺는 성사이다.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너는 나의 것!”이라고 점찍는 성사이다. 얼마나 든든한 일인가!
“내가 너를 구원하였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 네가 물 한가운데를 지난다 해도 나 너와 함께 있고 강을 지난다 해도 너를 덮치지 않게 하리라. 네가 불 한가운데를 걷는다 해도 너는 타지 않고 불꽃이 너를 태우지 못하리라.”(이사 43,1-2)
[월간빛, 2010년 7월호, 하창호 가브리엘 신부(5대리구 사목국장 겸 해평성당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