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숨결] 은총과 치유의 구산 성지

구산 성지는 뒷산이 ‘거북이 형상을 닮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구산마을(현: 하남시 미사지구)에 자리한, 김성우(안토니오) 성인을 비롯한 순교자 9분의 진묘(眞墓)와 얼이 스며있는 거룩한 땅입니다.

1830년경 김성우 성인은 두 동생 덕심, 윤심과 함께 유방제 신부로부터 세례를 받고 회장직을 수행하며 친척과 이웃들을 입교시켜 이 마을을 교우촌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836년에 입국한 모방(Maubant) 신부를 집에 모신 김성우 성인은 박해 아래 풍전등화와 같은 교회공동체를 보존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수차례 집을 옮겨 다니며, 전교회장직을 충실히 행하셨습니다.

기해박해(1839) 때 한양 포도청에 체포된 성인은 모진 문초와 형벌을 받았으나 굳건한 용덕으로 “사생간 천주교인(死生間 天主敎人)”, 즉 “나는 천주교인이오. 살아도 천주교인으로 살고 죽어도 천주교인으로 죽을 따름이오.”라는 신앙고백을 남기고 1841년 4월 29일, 48세 나이로 위주치명(=순교)하셨습니다. 그 후 성인의 유해는 후손들에 의하여 비밀리에 안장되어 오늘날까지 진묘로 남아있습니다.

이처럼 구산 성지는 삼형제의 신앙이 싹트고 순교함으로써 가족 공동체 신앙을 증거한 참된 천주교인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곳입니다. 또한 한국전쟁 때에는 성직자들의 피신처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오늘날의 구산 성지에는 <수원교회사연구소>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신앙 선조들에 대한 생활사, 박해사, 선교사 등의 교회사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신앙 선조들의 영성을 느끼고 본받을 수 있는 많은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구산 성지를 순례하시면, 천주님의 복음말씀을 따라 사시며 목숨까지 다 바치신 우리 신앙 선조들의 거룩한 순교영성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습니다. 구산 성지에서는 사전에 신청하신 순례자를 대상으로 ‘성지가이드(교회사, 생활사, 박해사, 순교영성)’를 해 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구산 성지에서는 천주사랑이 실천되는 ‘신앙선조 영성마을’을 건립하여 신앙 선조들의 순교영성을 수련하고 계승하는 축복의 터전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많은 은인이 되어 주십시오.

▶ 미사 : 오전 11시 (8월~11월까지/ 월요일에도 미사 있음)

    매일 미사 30분전 묵주기도. 고해성사 * 식사가능(사무실 신청)

▶ 매월 둘째 토요일 - 신앙선조 영성피정

▶ 성지 신부님 순교영성강의(피정)/ 김성우 성인 현양미사(4.29)

▶ 위치 : 하남시 미사강변북로 99(망월동) ☎ 031) 792-8540

[2018년 3월 18일 사순 제5주일 수원주보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