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0~1350년 사이 체코 서부 보헤미아(Bohemia) 지방의 네포무크에서 태어난 성 요한네스(Joannes, 또는 요한)은 그의 아버지 이름이자 가문 이름인 벨플린(Velflin) 대신에 고향 이름을 따서 자신의 별명을 ‘네포무케누스’(Nepomucenus, 또는 네포무케노, 네포무크)로 짓고, ‘네포무크 출신의 요한’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프라하(Prague)의 카렐 대학교(Univerzita Karlova)에서 공부한 후 교회법을 공부하기 위해 1383년부터 1387년까지 이탈리아의 파도바(Padova) 대학교로 유학한 후 그곳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보헤미아로 돌아온 그는 1393년에 프라하 대교구 얀 젠슈타인(Jan z Jenstejna) 대주교의 총대리로 임명되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중책을 성실히 수행하며 설교가와 고해 사제로도 활동했다. 전승에 따르면 당시 보헤미아를 통치하고 있던 국왕 벤체슬라우스 4세(Wenceslaus IV)는 그리스도교 신자였으나 타락의 길을 걷고 있었고, 성격 또한 잔인하기 그지없었다. 성 요한은 왕비의 고해신부로도 활동했는데, 왕비를 의심한 국왕이 왕비의 고백 내용을 털어놓으라고 명령했을 때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는 “성스러운 고해의 비밀을 누설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엄히 금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처럼 명하신 것을 순종치 못함을 유감으로 생각하는 바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로 인해 그는 국왕의 미움을 받게 되었다. 게다가 클라드루비(Kladruby)의 베네딕토회 수도원의 대수도원장 임명을 둘러싸고 국왕과 프라하 대주교 간의 논쟁에도 휘말리게 되었다. 프라하 대주교와 함께 로마 교황을 지지하던 그는 대수도원장 선거에 참석하러 갔다가 국왕이 보낸 사람들에 의해 체포되었다. 성 요한은 국왕이 자신을 따르는 귀족들을 위해 수도원장을 자신이 원하는 사람으로 임명하려 했을 때 이를 강력히 반대했을 뿐 아니라 성직에 대한 국왕의 개입 자체를 거부하였다. 이미 왕비의 고백 내용을 밝히지 않아 국왕의 미음을 샀던 그는 혹독한 고문을 받았다. 끝까지 고해성사의 비밀을 누설하기를 거부한 성 요한은 불에 달군 쇠로 옆구리를 지지는 등 참혹한 형벌을 받은 뒤, 두 손을 뒤로 결박하고 몸을 구부려 발을 머리에 잡아맨 상태로 프라하의 카렐 다리(Charles Bridge) 위로 끌려가 산 채로 블타바강(Vltava R., 독일어로는 몰다우강 Moldau R.) 아래로 던져져 순교했다. 1393년 3월 20일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 뒤에 블타바강 위에 다섯 개의 별과 같은 광채가 떠올랐고, 어부들이 그곳에서 성 요한의 시신을 발견해 성당에 모셨고, 현재 프라하의 성 비토(Vitus) 대성당에 그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다. 프라하의 대교구장 얀 젠슈타인 대주교는 1393년 4월 23일 로마로 가서 교황 보니파시오 9세(Bonifatius IX)에게 성 요한 네포무크의 순교 사실을 전하고, 벤체슬라우스 4세 왕을 고발하는 문헌을 제출하였다. 프라하의 대주교는 성 요한이 이미 순교자이자 성인으로서 사람들로부터 큰 존경을 받고 있음도 전했다. 성 요한 네포무크는 1721년 교황 인노첸시오 13세(Innocentius XIII)에 의해 시복되었고, 1729년 3월 19일 교황 베네딕토 13세(Benedictus XIII)에 의해 성인품에 올랐다. 성 요한은 체코의 수호성인이자 고해성사의 비밀을 끝까지 수호한 순교자로서 ‘고해자의 수호성인’으로 공경을 받고 있다. 또한 다리 위에서 물속에 던져져 순교했다는 이유로 ‘다리의 수호성인’으로도 불린다. 교회 미술에서 그는 보통 사제복 위에 중백의를 입고 영대를 걸친 상태로 한 손으로 십자가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고해성사의 비밀을 상징하듯 입을 가리는 모습 등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그가 순교한 후 강 위로 떠 오른 광채를 상징하는 다섯 개의 별을 성인의 후광과 함께 표현하고 있다. 체코를 비롯한 몇몇 나라와 옛 “로마 순교록”은 5월 16일을 그의 축일로 기념하고 있다. 그런데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교회의 전통에 따라 순교한 날인 3월 20일 목록에서 네포무크의 성 요한 사제 순교자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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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성인명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조회수 |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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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요한(3.20)] | 요한 네포묵 순교자: 다리의 수호성인 | 주호식 | 2011/12/18 | 353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