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원귀임 마리아(Maria)는 고양군 용대리에서 태어났는데, 어려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었다. 그러나 아홉 살 때부터는 서울에 사는 열심한 교우이며 고모인 원 루치아(Lucia) 집에 기거하면서 교리를 배웠다. 마리아는 천성이 순하고 선량하여 고모의 자랑거리였으며, 16세 때에 동정허원을 하고 머리를 얹어 시집간 여자 행세를 하였으며, 언제나 나이보다 점잖은 모범과 한결같은 마음씨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1839년 2월 포교들이 집으로 몰려왔을 때에 다행히 몸을 피할 수 있었지만, 마을 사람의 밀고로 붙잡히게 되었다. 처음 한동안은 당황하여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으나, 이 세상에서 주님의 뜻이 아닌 일은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에 이르자 마음의 평온을 되찾게 되었다. 그녀는 문초를 당할 때마다 거의 매번 고문을 당하였지만, 거의 항상 조용하고 의젓하게 답변하였다. “네가 천주교인이냐?” “말씀하시는 바와 같이 저는 천주교인입니다.” “배교하라, 그러면 살려주마.” “저는 천주를 공경하고 제 영혼을 구하고자 합니다. 제 결심은 단단하여서 죽어야만 한다면 죽겠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제 영혼을 구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배교하면 영혼을 잃게 됩니다.” 결국 마리아는 다른 교우들과 마찬가지로 옥중에서 허기와 갈증으로 모진 고생을 했고, 또 열병에 걸리는 등 수많은 고생을 하다가 마침내 1839년 7월 20일에 다른 동료들과 함께 서소문 밖으로 끌려 나가 순교하였다. 이때 그녀의 나이는 22세였다. 그녀는 1925년 7월 5일 교황 비오 11세(Pius XI)에 의해 시복되었고, 1984년 5월 6일 한국 천주교회 창설 200주년을 기해 방한한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Joannes Paulus II)에 의해 시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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