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에 관한 전설을 집대성한 13세기의 “황금 전설”에 의하면 성 율리아누스(Julianus, 또는 율리아노)는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아들이 자라 훌륭한 장수나 덕망 높은 성직자가 될 것으로 믿었다. 어느 날 청년이 된 그는 사냥을 나갔다가 수사슴 한 마리를 발견하고 활시위를 당겼다. 화살에 맞은 수사슴은 죽어가면서 그에게 언젠가는 부모를 죽이게 될 것이라는 무서운 말을 남겼다. 성 율리아누스는 그 말을 믿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에 가능한 한 부모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으로 떠났다. 낯선 곳에서 한 왕자 밑에서 일하며 명성도 얻고 기사 작위도 받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결혼도 했다. 그런데 성 율리아누스의 부모는 갑자기 집을 떠난 아들을 찾기 위해 전국을 헤매고 다녔다. 마침내 아들이 가정을 이루고 사는 성에 도착했는데 마침 아들이 집에 없었다. 성 율리아누스의 아내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남편의 부모임을 알고는 정성을 다해 모셨다. 그리고 자신들의 침대를 내어주고 다른 방으로 가서 잤다. 뒤늦게 일을 마치고 돌아온 성 율리아누스는 자신의 침대에 웬 남녀가 누워 있는 것을 보고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잠자리에 든 것으로 오해하고는 분노를 이기지 못해 칼을 뽑아 그들을 죽였다. 그때 아내가 침실로 들어오다가 그 광경을 보고 놀라서 부모님께 부부의 침실을 내어 드린 사실을 말했다. 한순간의 오해와 분노를 이기지 못해 부모를 죽인 죄책감에 성 율리아누스는 속죄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로마를 순례한 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로마로 들어가는 길목인 어느 강변에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를 마련해 순례자들을 도우며 보속의 삶을 살았다. 성 율리아누스와 그의 아내는 헌신적으로 강을 건너는 순례자들을, 특별히 가난하고 지친 이들을 태워 나르며 잠자리와 음식 등을 제공하며 일생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추위로 인해 동사 직전에 있던 한 나병환자를 맞이해 자신들의 침실을 내어주고 지극 정성으로 돌보아 주자 그가 천사로 변하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대의 죄를 이미 용서하셨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일생 동안 보속과 자선의 삶을 살았던 성 율리아누스는 뱃사공, 도선업 종사자, 숙박업(호텔) 종사자, 순례자, 여행자들의 수호성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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