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파우스티나 코발스카(Faustina Kowalska)는 1905년 8월 25일 폴란드 우치(Lodz) 시의 북서쪽에 있는 그워고비에츠(Glogowiec)라는 마을에서 농부이자 목수인 스타니스와프 코발스키(Stanislaw Kowalski)와 마리안나 코발스카(Marianna Kowalska)의 10명의 자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그리고 며칠 후 스비니체 바르키에(Swinice Warckie)에 있는 성 가시미로(Casimirus) 성당에서 헬레나(Helena)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그녀의 부모는 가난하고 배운 것은 없었지만 신심이 깊고 올곧은 사람들로서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순명, 부지런함에서 자녀들에게 큰 모범이 되었다. 그녀는 9살 때 첫영성체를 한 후 어려운 가정환경 등으로 3년 정도 교육을 받은 후 12살 때 이미 고향을 떠나 부유한 집에서 가정부 일을 하며 동생들과 부모님의 생계를 도왔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수도 성소를 느꼈고, 더는 학교 수업을 받지 못하게 되었을 때 수녀원에 입회하기를 원했으나 부모의 반대로 일단 성소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924년 고통받는 그리스도의 환시를 체험한 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해 바로 짐을 꾸려 바르샤바(Warsaw)로 갔다. 여러 수도원에 입회를 청했으나 매번 거절당하다가 1925년 8월 1일 마침내 자비의 성모 수녀회(Congregation of the Sisters of Our Lady of Mercy)로부터 입회 허가를 받았다. 그리고 1926년 4월 30일 성체의 마리아 파우스티나(Maria Faustina of the Blessed Sacrament)라는 수도명으로 첫 서원을 했다. 그 후 성녀 파우스티나 코발스카는 수도원의 여러 공동체에서 요리사, 정원사, 문지기 등의 소임을 담당하면서 수녀회의 모든 규칙을 성실히 지키고 동료들과 따뜻한 우애를 나누었다. 그녀의 일상의 삶은 단순하고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면은 없었지만, 늘 친절하고 자비심 가득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했고, 하느님과 깊은 일치를 이룬 가운데 심오한 영성을 키워갔다. 성녀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수녀는 많은 환시와 예언의 은사 외에도 충만한 영적 은총을 받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조롱과 박해를 받기도 했다. 그녀가 체험한 가장 강렬한 환시는 1931년 2월 22일 저녁에 일어났다. 이 환시는 이제까지 그녀가 보았던 환시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흰옷을 입으신 예수님께서 한 손으로는 당신의 성심 근처를 움켜쥐고, 다른 손은 내밀어 축복하는 모습을 보여 주셨다. 그리고 예수님의 성심으로부터 붉은색과 흰색의 두 갈래 빛이 퍼져 나왔다. 예수님께서는 그녀에게 당신의 성심에 대한 공경을 전파하라는 사명, 바로 ‘하느님 자비 신심’을 전하라고 명하셨다. 예수님께서는 그녀가 본 환시를 그림으로 그리고, 그 그림 아래 ‘예수님, 저는 당신께 의탁합니다’라고 적도록 하셨다. 그럼으로써 그녀가 체험한 그리스도의 발현을 기념하고, 그 그림을 보고 공경하는 영혼들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라고 지시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성녀 파우스티나 코발스카에게 여러 번 나타나셔서 영적인 지도와 은총의 말씀을 주셨다. 예수님께서 그녀에게 하신 말씀은 그녀가 직접 기록한 일기에 담겨 있는데, 그 일기는 오늘날 “내 영혼 속 하느님의 자비”(Divine Mercy in My Soul)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일기에 기록된 성녀 파우스티나 코발스카의 사명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모든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에 대해 성경이 전해 주는 신앙의 진리를 세상에 일깨워 주어야 한다. 둘째,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하느님의 자비 신심’의 실천을 통해, 온 세상과 특히 죄인들을 위해 하느님의 자비를 간청해야 한다. 셋째, 하느님 자비의 사도직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 신심 운동의 목표는 세상을 위한 하느님의 자비를 선포하고 간청하며, 그리스도교의 완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폐결핵을 비롯해 수많은 고통을, 죄인을 위한 희생으로 받아들인 성녀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수녀는 1938년 10월 5일 33세의 나이로 크라쿠프에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시신은 크라쿠프-와기에브니키(Krakow-Lagiewniki)에 있는 수녀원에 묻혔다가 1999년 하느님 자비의 성지(Divine Mercy Sanctuary) 내에 새로 건립한 대성당에 안치되었다. 그녀는 1993년 4월 18일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Joannes Paulus II)에 의해 시복되었고, 2000년 4월 30일 같은 교황에 의해 새 천년기를 맞아 처음으로 성인품에 오르는 주인공이 되었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10월 5일 목록에서 폴란드의 크라쿠프에서 자비의 성모 수녀회의 성녀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수녀가 하느님 자비의 신비를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기록하였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2020년 5월 18일 ‘성녀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동정 기념일의 로마 보편 전례력 수록에 관한 교령’을 반포하여 10월 5일에 그녀에 대한 선택 기념일을 거행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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