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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루치아(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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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명 김 루치아 (金 Lucy)
축일 9월 20일
성인구분 성녀
신분 동정 순교자
활동지역 한국(Korea)
활동연도 1818-1839년
같은이름 김 누시아, 김 루시아, 김 루치아, 김누시아, 김루시아, 김루치아, 루시, 루시아, 루씨아, 루키아
성인 기본정보

   성녀 김 루치아(金, Lucia)는 1818년(순조 18년) 강원도 강촌(江村)에서 태어나 9살부터 천주교를 믿는 어머니에게 교리를 배워 입교하였다. 외교인이었던 아버지가 사망한 후 어머니와 언니와 함께 수계생활을 하며 14살 때 이미 동정을 지킬 결심을 하였다. 재주와 용모가 뛰어났던 성녀 김 루치아는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장례를 치른 후 자신을 받아 주는 교우들의 집에서 잔심부름하며 지냈다. 성녀 김 루치아는 나중에 함께 자수하여 순교한 성녀 이매임 데레사(李梅任, Teresia)의 서울 집에서 몇몇 여교우들과 함께 머물며 덕을 쌓았고, 이때 평생 동정을 지킬 결심을 더욱 굳게 하였다.

   1839년 기해박해가 시작되고 성 남명혁 다미아노(南明赫, Damianus)와 성 이광헌 아우구스티노(李光獻, Augustinus)의 어린 자녀들이 고문과 혹형을 이겨 내고 신앙을 지켰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순교를 결심한 성녀 김 루치아는 함께 살고 있던 성녀 이매임 데레사, 성녀 이영희 막달레나(李英喜, Magdalena), 성녀 이정희 바르바라(李貞喜, Barbara), 성녀 김성임 마르타(金成任, Martha) 등과 함께 4월 11일에 포졸 앞으로 가서 묵주를 내보이며 자수하였다. 아직 어린 나이의 성녀 김 루치아는 포청과 형조에서 천진한 태도와 한결같은 신앙으로 모든 형벌과 고문을 참아 내어 특히 포장의 마음을 끌었다. 교리에 대한 심문 중에도 성녀 김 루치아는 적절한 비유와 논리정연한 답변으로 포장을 감동시켰다. 포장과 성녀 김 루치아 사이에 다음과 같은 문답이 있었다.

   “너는 훌륭한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참으로 그 교(敎)를 믿을 수 있느냐?” “예, 저는 진정으로 이 교를 믿습니다.” “교를 버려라. 그러면 네 목숨을 살려주마.” “저희가 믿는 천주는 세상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는 분이시니 모든 피조물의 큰 임금이시고 아버지이신 분을 어찌 배반하겠습니까? 만 번 죽어도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누구에게서 교를 배웠고 몇 살부터 믿었으며 공범은 몇이나 되느냐? 어째서 시집을 안 갔느냐? 영혼은 무엇이냐? 죽기가 무섭지 않으냐?” “아홉 살 적부터 어머니 곁에서 천주교를 배웠습니다. 그러나 천주교에서는 어떤 사람을 막론하고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엄금하기 때문에 저와 같이 천주교를 믿는 사람은 하나도 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 겨우 20살밖에 안 되었으니 시집을 아직 가지 않은 것이 이상할 것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처녀의 몸으로 혼인 문제에 대하여 대답한다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니 여기에 대해서는 더는 묻지 말아 주십시오. 또 영혼은 육체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신령한 실체입니다. 저도 죽기는 무섭습니다. 그러나 제가 살려면 천주를 배반하라고 하시니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죽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네가 말하는 영혼은 어디에 있단 말이냐?” “영혼은 육체 안에 있습니다.” “너는 천주를 보았느냐?” “시골에 사는 백성들이 임금님을 뵈옵지 않고서는 임금님이 계신 것을 믿을 수 없습니까? 하늘과 땅과 모든 피조물을 보고 저는 그것들을 창조하신 대왕과 가장 높으신 아버지를 믿는 것입니다.” “오, 네 말이 옳기는 하다. 그러나 네가 상감과 대신들보다 많이 안단 말이냐?” “저희의 종교는 하도 아름답고 참된 것이어서 상감과 대신들이 연구하려 하신다면 기꺼이 믿게 되실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포장은 처음에는 부드러운 말로, 다음은 위협하는 자세로 그녀의 신앙심을 꺾어 보려고 오랫동안 노력했으나 창피만 당하자 다시 온갖 고문을 시켰다고 한다. 이윽고 그녀는 사형선고를 받자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까지 천주의 은혜로 형벌과 고통 가운데서도 굴하지 아니하고 결국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천주께서 언제 나를 부르실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를 위하여 천주께 기도하고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나의 뒤를 따르시오. 나는 다만 천주의 부르심을 기다릴 뿐입니다.” 1839년 7월 20일 성녀 김 루치아는 다른 교우들과 함께 서소문 밖 형장으로 끌려 나가 참수형을 받아 순교하니, 이때 그녀의 나이는 22살이었다.

   성녀 김 루치아는 1925년 7월 5일 교황 비오 11세(Pius XI)에 의해 시복되었고, 1984년 5월 6일 한국 천주교회 창설 200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Joannes Paulus II)에 의해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103위 한국 순교성인’ 중 한 명으로 성인품에 올랐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7월 20일 목록에서 성녀 김 루치아와 동료들이 한국의 서울에서 순교했다고 기록하였다. 성녀 김 루치아의 축일은 9월 20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에 함께 경축하고 있다.♣

참고자료

  • 구중서 외 저, 한국천주교회가 낳은 103위 순교성인들의 생애 1 - '성녀 마르타 김성임, 성녀 루치아 김', 서울(성황석두루가서원), 1992년, 266-273쪽.
  • 아드리앙 로네/폴 데통베 저, 안응렬 역, 한국 순교자 103위 성인전 (상), '제7장 김 로사 외 순교자 7위', 2016년, 116-133쪽.
  • 한국가톨릭대사전편찬위원회 편, 한국가톨릭대사전 제2권 - '김누시아', 서울(한국교회사연구소), 1995년, 1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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