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이조이 아가타는 경기도 이천의 구월에서 태어났고, 1838년에 순교한 이호영 베드로(Petrus)의 누님이다. 그녀는 17세의 나이로 어느 외교인에게 출가하여 3년을 살다가 남편과 사별했는데, 현석문 카롤루스는 기해일기에서 아가타의 생활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얼마 아니 되는 가산마저 없이 한 후 늙은 시어머니와 어린 시동생과 함께 근근이 살았는데, 그때에 그녀가 당한 고난은 필설로 이루 형언하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그러나 비록 이와 같은 곤궁 중에 있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언제나 화평한 기색과 기쁜 웃음이 떠나지 아니 하였으니. 그녀의 착하고 아름다운 언행을 모두 기록하기도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1835년 2월 어느 날, 포졸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이 아가타는 동생과 함께 체포되었다. 이어서 그녀의 올케마저 잡아가려 하자, “이 사람은 죄가 없으니 내버려두시오” 하고 말하여 올케만은 어린애들과 노모를 돌보게 하였다고 한다. 판관 앞에 불려나간 이 아가타는 모진 매를 맞고 주리를 틀리었으나, 조금도 겁내는 빛을 보이지 않았고 또한 그녀의 용기는 조금도 꺾이지 아니하였다. 이리하여 3년 남짓 오랜 옥고를 치른 끝에 그녀는 사형 선고를 받았다. 1839년 5월 24일, 그녀는 여덟 명의 다른 신자들과 함께 달구지에 태워져 포청을 떠나 형장으로 향했다. 아가타는 우마차 위에서도 다른 때와 같이 온화한 기색으로 눈을 내리뜨고 있었고, 우마차에서 내리면서 십자성호를 긋고 조용히 칼을 받았다. 이때 그녀의 나이는 56세였다. 그녀는 1925년 7월 5일 교황 비오 11세(Pius XI)에 의해 시복되었고, 1984년 5월 6일 한국 천주교회 창설 200주년을 기해 방한한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Joannes Paulus II)에 의해 시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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