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파라일디스는 벨기에에서 유명한 성녀이지만 그녀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고 여러 전설적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그녀에 대해 확실한 것은 자신을 전적으로 하느님께 바치는 거룩한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전승에 따르면 성녀 파라일디스는 650년경 갈리아 벨기카(Gallia Belgica)에서 태어났는데, 대체로 플랑드르(Flandre) 지방의 헨트로 보고 있다. 부유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니벨레스(Nivelles)의 수녀원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하며 남몰래 하느님께 동정 서원을 했다. 하지만 부모의 결혼 강요를 이기지 못해 어느 부유한 사람과 결혼을 했다. 남편은 끝까지 동정을 지키고자 했던 아내를 잔인하게 다루었다. 그러던 중 남편이 사냥을 나갔다가 사망한 후에야 비로소 하느님께 서약했던 대로 살 수 있었다. 745년경 90세가 넘은 나이로 선종할 때까지 성녀 파라일디스는 기도와 금욕적 삶을 충실히 살았다. 그녀의 시신은 그녀가 지어 성 요한 세례자에게 봉헌한 성당에 묻혔고, 754년에 헨트에 있는 성 바보(Bavo, 10월 1일) 대성당으로 옮겨 모셨다. 그러면서 성 바보와 함께 헨트의 수호성인으로 공경을 받았다. 성녀 파라일디스와 관련해서 세 가지 전설적인 기적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첫째는 그녀가 주로 살았던 오늘날 벨기에와 접한 프랑스 북부 마을인 브뤼쉬르레스코(Bruay-sur-l’Escaut)에서 추수꾼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샘물이 솟아나게 했고, 그 샘물이 아픈 아이들에게 치유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둘째는 거위에 관한 것으로 그녀가 겨울에 들판에서 굶주린 거위들을 마구간으로 데려가 지내게 했는데, 한 농부가 몰래 거위를 훔쳐 잡아먹었다. 성당에서 돌아와 거위의 뼈와 깃털을 발견한 성녀 파라일디스는 그것들을 모아 다시 거위를 살렸다고 한다. 세 번째 기적은 14세기에 어느 부유한 부인이 걸인에게 빵을 나눠주기를 거부하며 자기 집에 빵이 있으며 돌로 변할 것이라고 성녀 파라일디스의 이름을 걸고 맹세한 후 실제 그 집에 들어오는 빵이 모두 돌로 변했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성녀 파라일디스는 동정 성녀로 기억되었는데, 옛 “로마 순교록”에서 그녀의 이름을 찾을 수는 없지만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전통적으로 그녀를 기념하던 1월 4일 목록에서 오늘날 프랑스 북부 브뤼쉬르레스코에서 폭력적인 남자와 강제로 결혼한 과부인 성녀 파라일디스가 노년까지 기도와 금욕의 삶을 살았다고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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