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하시도다"를 노래하는 법
"거룩하시도다"의 이 기도문은 이사야서 6장 2-3절의 환영에서 영감을 받아 쓰여진 것으로 초대 교회는 회당 (Synagogue)예식의 아침 기도 때에 이 기도문을 노래로 불렀다. 아마 이 기도는 유대-그리스도교 신자의 영향을 받아 동방 교회의 성찬 기도에 사용하게 된 것으로 추정되며, 5세기 중엽에는 서방 교회에서도 이 기도문을 일반적으로 받아드려 노래로 불렀다.
"그리고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받으소서" 라는 표현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백성들이 부르던 환호송에서 그 전례문을 취한 것이다 (마태 21:9 참조). 6세기 중엽부터 Gaul 지방에서는 이 문장이 '거룩하시도다' 에 이미 합쳐졌고 그로부터 일세기 후에는 로마에서도 하나의 기도로 이루어져 사용되었다.
원래는 '거룩하시도다'가 전체 신자들에 의해 불려졌지만, 중세기 초에 이 기도의 노래는 성가대에 일임되었다. 그 이유는 다른 성가들과 마찬가지로 평민들은 라틴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으며, 예술적인 작품을 전례에 도입하려는 교회와 작곡가들의 노력으로 신자들이 노래부르기에는 너무 힘들었기에 입을 다물게 되고 잘 훈련받은 성가대가 이를 노래하게 되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전례 중에 성가대가 계속해서 이 기도를 노래하는 동안, 사제는 혼자서 성찬기도를 계속했었다. 지금과 같이 사제와 신자들이 함께 '거룩하시도다'를 노래하는 것이 아니고, 사제와 성가대는 각자 다른 기도를 계속한 것이다. 성변화가 이루어진 후에 부르는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Benedictus)이 노래되기 시작하면서 더욱 복잡한 멜로디를 가진 것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6-7세기에는 하나의 기도문으로 통합되어 있던 것이 중세기부터 두 개의 기도로 나누어져 '거룩하시도다'는 성변화 전에 그리고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받으소서'는 성변화 후에 노래하게 되었다. 이런 증거는 오늘 우리가 큰 축일에 주로 사용하는 라틴말 미사곡에서 잘 살펴볼 수 있다.
이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거룩하시도다'와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다시 한번 원래의 모습을 찾아 하나의 환호송으로 결합되었으며, 감사 서문경의 결론으로서 천사와 일치하여 사제와 신자들에 의해 노래 불리어지거나 낭독된다. 우리 모두는 천사와 일치하여 '거룩하시도다'를 노래하거나 외운다. (로마 미사경본의 총지침 55bgkd) 회중들은 이 환호송을 통하여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피조물들이 천주 성부께 찬미를 드리는데 일치하라는 초대에 응답하게 된다. 하나의 목소리로 성인들과의 모든 통교 안에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린다.
'거룩하시도다'는 그 자체로 성찬 공동체의 탁월한 일치의 노래이기에 1967년 3월 5일에 발표된 교황청의 성음악 훈령 34항은 이 기도를 모든 전체 신자들에 의해 노래로 불려져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고 아울러 이렇게 전 신자가 노래하는 것이 바로 전통을 따르는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감사송의 마지막 환호인 거룩하시도다는 원칙적으로 모든 사제와 신자가 노래한다." 따라서 이 노래는 백성들 전체를 위한 것이기에 비록 성가대가 '미사 통상문'전체를 노래한다고 하더라도 이 노래만큼은 신자들도 함께 노래할 수 있는 친숙한 것으로 곡을 선정함이 마땅하다.
미사 중에 부르는 노래의 가치를 성찬기도와의 연관성 그리고 그 근접성으로 정의를 내린다고 한다면 성찬기도의 심장에 위치하고 있는 '거룩하시도다'야말로 미사 중의 가장 중요한 환호송이다. 만약 회중이 미사 중에 성가를 한 곡만 부른다면 그것은 '거룩하시도다'이다. 또한 매일미사에서조차도 반드시 노래로 불리어져야 할 것은 바로 '거룩하시도다'라고 한다.
우리 한국교회에서도 평일미사 때 꼭 부르는 입당, 봉헌, 영성체, 퇴장 노래 대신 '거룩하시도다'를 비롯한 환호송을 노래부르는 것이 정착되어야겠다. 미사 전례문 자체가 노래를 요구하는 환호송을 노래하지 않고, 부수적인 것을 노래하는 것은 올바른 미사 거행을 위해서도 개선되어야 한다. 이런 올바른 전례와 전례음악의 실천은 무엇보다도 앞으로 사목 현장에서 일하게 될 사제와 수도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와 수련소에서 우선적으로 그리고 필수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신학교와 수도회에서는 이런 점에서 매일 거행되고 있는 전례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의 다양성이 요구되는 한국 교회
"대축일이나 기타 필요한 때에 사용하는 음악 작품은 화음 그리고 descant를 가진 것이 적합하지만 이 성가는 사제와 백성들에게 속하는 것이기에 성가대는 신자들이 노래부르는 부분을 쉽고 그리고 효과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가톨릭 예배 속의 음악' 56항), 위의 문헌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어떤 성가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작곡, 연주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작곡되는 '미사통상문'을 살펴보면 언제나 성가대와 신자들이 교창하는 것으로 작곡되어 있어 다양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직후에 이 문근신부님이 작곡하신 미사곡의 한 예를 현재의 어떤 작곡가들도 극복하지 못하고 많은 작곡 방법 중의 한 가지인 이 신부님의 작곡 형식만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음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