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한국 가톨릭교회의 청년성가집 발간에 관하여
작성자김종우 쪽지 캡슐 작성일1999-07-03 조회수2,860 추천수9
한국 가톨릭교회의 청년성가집 발간에 관하여 이제 한국 가톨릭 교회는 새로이 청년 성가집을 발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발간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 니다. 완전히 새로운 창작성가 위주의 선곡. 그리고 교회화성의 전통을 무시하는것. 과연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우선 이대로 청년성가집을 발간해도 좋은가? 제가 이전에 가톨릭 음악인들의 네트워크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는데 이러한 보다 넓은 협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성가책은 몇사람이 뚱땅거려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만들어지게 되면 몇사람이 보는 것이 아니라 전 교회에서 쓰 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톨릭"이란 단어이 "보편"이란 뜻을 담고 있듯이 가톨릭의 정식 인준을 받으려면 보다 넓은 공감대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현 상황에서 여러지역의 공 감뿐아니라 가톨릭 성음악 역사적인 것도 고려해야합니다. 지금 나오는 성가책은 지역적으로도 협소하고 또 성음악 역사 의 유산과도 상충하는 면이 있습니다. - 오늘의 청년문화는 과거와는 아주 다른데 교회만 너무 보수적 으로 과거지향적인 것은 아닌가? 그렇습니다. 오늘의 세계는 과거와는 너무 다르게 변해가고 있 습니다. 음악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힙합, 레게, 메탈 등 다양 한 장르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모두 교회가 사용 해야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교회적인 음악은 없다. 다만 교회적인 가사만 있을 뿐이다"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분명 요즘의 음악은 가사를 우선합니다. 가사가 음악을 우선한 것은 오직 중세의 그레고리오 성가뿐이었습니다. 이렇듯 오늘날 우리는 노래자체의 선율에 보다 많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해서 음악형식의 선정은 가사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가톨릭 청년들은 개신교의 CCM이라는 장르에 눈을 돌리게 된 것입니다. 그리교 상당히 맹신하게 되었지요. 초창기 가톨릭에 소개되었을때는 완전히 전례음악으로 대치하고자 하는 움직임까지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았는데 이 제 다시 성가책으로 공인을 받게 된다면 청년 전례음악은 모두 이 장르로 대치될 것이 뻔합니다. 그러면 과연 전례음악으로 이 장르가 타당한가의 문제가 생깁니다. 이문제의 해답은 원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가톨릭 생활성가의 원류는 개신교의 CCM이지요. 저도 과거에 이 장르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최덕신님, 박종호님 등의 음악을 불러본 적이 있어 압니 다. 또한 현재 개신교에서 이쪽 음악의 권위자이며 현재 방송을 진행하고 계신 H집사님의 얘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과연 그분이 어떠한 얘기를 했을까요? CCM은 사람들을 모으는 교회예배 밖의 음악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또한 가톨릭에서 추진하고 있 는 것같은 전체적으로 공인된 성가책도 없다고 합니다. 실상이 이렇습니다. CCM의 본류에서까지도 이 장르는 전례밖의 음악이라고 보고 있으며 또한 성가책을 공인하지도 않고 있습 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청출어람 청어람"이 됩니까? 가톨릭 에서 이 성가책을 공인하여 만들게 되면 분명 전례에 쓰이게 될 것이 자명합니다. 본류에서도 안하는 것을 아류에서 하는 겪이 됩니다.(개신교는 실로 다양한 목회가 이루어 지는 곳이라 실제 로 전례에 쓰이는 곳도 있기는 할겁니다. 아무튼 개신교에서 CCM 의 원칙을 담당하고 있는 이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개신교에서 CCM을 즐겨 하는 이유는 그들의 전례에서 찾을 수 있 습니다. 성서말씀을 새기고 이어 찬양을 합니다. 그에 반해서 천주교에서는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고작 강론시간뿐인데 그것도 다소 구름잡는 것같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보다 성서 적인 이해를 갈구하는 젊은이들 사이에 성서모임운동이 일게 되 었고 성서를 묵상한뒤 개신교의 찬양음악과 비슷한 음악을 부르 게 됩니다. 청년들의 성서모임은 어찌보면 가톨릭이 가지고 있는 다소 철학적인 분위기(토마스 아퀴나스의 전통이라고 하지요)에 상보적인 기능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 다고 하여 성서모임시 부르는 음악으로 청년의 모든 모임을 채 울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전례에는 분명 전례음악이 존재해야 합니다. 가톨릭은 보편된 음악을 추구하지 어느 하나의 새로운 장르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또한 가톨릭음악은 과거로 부터 이어오는 많은 전통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전통적인 음악(그레고리오 성가와 르네상스 폴리 포니가 대표적인 예이겠지요)은 정말 멋있습니다. 멋이란 단순 한 겉멋이 아닌 내면의 멋인것입니다. 물론 연주가 힘들지요. 하지만 힘든만큼 강하게 작용합니다. 지금 청년들은 개신교풍의 쉬운 음악에 젖어들고 있지만 어찌보면 쉬운것은 쉽게 나갈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또한 가톨릭 만의 의견도 아닙니다. 개신교의 음악 담당자에게 들은 이야기 입니다. 그들조차 전례에서는 싱코페이션이나 무리한 도약의 음 악을 삼가합니다. 개신교나 천주교 모두 같은 분을 믿습니다. 형식이 차이가 납니 다. 그 형식이 종교적 아이댄티티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좋은 점을 배우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본류에서도 자제하고 있는 것을 아류에서 더 부흥한다는 것은 무언가 잘못된 것입니다. 다른사람의 떡을 보기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물을 닦는 노력 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톨릭 고유의 음악보물은 참으로 많습니 다. 그리고 이것이 청년취향이 맞는지 아닌지는 결단할 수 없습 니다. 문제는 어느 하나로 몰고 나가는 것입니다. 철학적이고 운 문적인 가톨릭 음악에 실용적이고 산문적인 개신교 음악이 만난 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함에 있어서 중심을 잃 지는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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