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입당노래' 부르는 법
작성자김종헌 쪽지 캡슐 작성일1999-08-10 조회수3,520 추천수0

1) 역사적인 변천

대부분의 서양 전례 예식들은 전통적으로 입당 행렬 때에 노래를 불렀다. 로마에서는 Schola cantorum (훈련받은 가수들의 단체; 성가대)의 단원들이 사제들의 입당 때에 성전에로 향하여  두 줄로 도열하였다.  이렇게 두 줄로 나누어 만들어진 성가대는 자연스럽게 두 개의 성가대를 만들었으며 이들은 교창(交唱)의 형식 (antiphonal fashion, 성가대 혹은 남녀가 교대로 노래하는 형식)으로 입당노래나 입당송을 노래하였다. 이 성가대들이 부르는 노래는 시편에서 직접 인용하였거나 그날의 독서 혹은 비성서적인 자료에서 직접 따온 짧은 후렴으로써 시작하고 끝을 맺는 시편 노래이다. 성전 입구에서 시작하여 제단에 이르는 입당 행렬은 자연적으로 장엄한 예식이 되었으며 긴 시간 동안 노래를 필요로 하게 되는 데, 성가대들은 시편 구절들을 계속해서 노래함으로써 긴 입당 행렬 시간을 메꾸었다.  이를 요약해 보면 후렴 - 시편 구절 -후렴 - 시편 구절 - 후렴 - 시편 구절의 순서로 계속 노래하다가 사제가 제단에 이르렀을 때 영광송을 하고 후렴으로 입당송을 마치는 것이었다. 캐롤라인 시대 (8세기에서 9세기)에는 모든 회중들이 마지막 부분에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라는 말로 노래를 마치려는 시도도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실질적으로 두 가지의 큰 요인이 시편 구절의 수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하게 된다.  즉 입당송의 선율을 빠르게 노래하고 입당 행렬 자체를 성전 입구에서 시작하던 풍습에서 지금의 전례와 같이 제의방에서 제단으로 이르도록 간편화시킨 것이 바로 입당송에 사용하던 시편 구절의 수를 축소시킨 요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수의 시편구절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어 결과적으로 후렴 - 시편 구절 하나 - 영광송 - 그리고 후렴을 노래함으로써 입당 노래는 끝나게 되어 버린 것이다.  따라서 입당 노래는 그 길이가 현저하게 줄어 들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입당송이 독립적인 성가가 되어 종종 사제가 제단에 도달할 때 시작되었다.  그리고 만약 입당송을 노래로 부르지 않을 경우에는 사제의 제단 앞 기도 다음에 사제에 의해 낭독되었다.

 

현 전례에서는 다시 한번 입당송 때 모든 신자들이 다 같이 참여하여 사제와 조력자들의 입당 행렬을 노래로 수행하게 만들었다.  이제 입당 노래를 위한 가사로는 미사 경본에 나오는 가사만을 이용하던 옛 전통에서 벗어 나 4 가지의 선택의 자유가 주어졌다.

 

 

2) 입당 노래의 목적

교우들이 모인 다음에 사제가 제단으로 나올 때 입당 노래를 시작한다.  이 노래의 목적은 이 성가로써 미사를 시작하며 참석한 신자들의 일치를 강화하고, 교우들이 전례시기와 축제의 신비를 깨닫도록 그 마음을 준비시키고, 사제와 복사들의 행렬을 수반하는 것이다 (로마 미사 경본의 총 지침 25항)

 

3) 입당 노래 가사의 선택

 노래는 로마 예식 성가집에 있는 시와 후렴을 사용하거나, 혹 예식이나 축일이나 전례시기에 알맞는 다른 노래를 사용할 수 있으되, 그 텍스트는 주교회의의 인준을 받은 것이어야 한다.

 

미국 교회에서는 로마 예식 성가집 (Roman Gradual)이나 Simple Gradual에 있는 입당송을 위한 후렴이나 시편을 다양하게 노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Simple gradual의 보충으로서 영어로 된 시편이나 후렴의 다른 모음곡집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는 준비된 것이 없다.

 

미사 경본에 나오는 입당송의 기도문 대신 입당 노래로 사용할 수 있는 다른 거룩한 노래 (성가)의 가사와 관련해서 아래의 기준이 1969년 미국 주교회의에 의해 채용되었다. 성가의 가사에 대한 아무런 연구가 없는 우리 한국 교회는 연구를 오래한 미국 주교회의의 결정을 그대로 적용해도 좋을 것 같다.

  1. 입당 예식은 미사 예식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어야 한다.

  2. 이 예식은 신자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적합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는 작용을 한다.

  3. 이 예식은 신자들이 자신들이 예배 공동체라는 것을 의식하도록 도와준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입당 노래를 위한 가사의 선택은 위의 목적과 반대되지 않는 것이어야만 한다. 이런 면에서 현재 한국에서 출판되어 있는 청소년 성가집에서 곡을 선택하는 경우에도 그냥 성가라고 분류된 것에 현혹되지 말고, 위의 목적에 맞는 성가를 골라야만 한다. 언젠가 한번은 이 청소년 성가집에 포함된 노래들도 그 가사에 대하여 엄밀한 심사를 거쳐야 하리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전례 주년의 가장 주요한 시기인 부활시기, 사순시기, 대림시기, 성탄시기에는 입당 때를 위해 사용하는 대부분의 노래들이 이런 전례 시기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음악이 바람직한 것이다.

 

우리는 입당 노래를 선택하기 위해 아래에 제시되는 네 가지 선택사항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있다:

 

 1. 로마 예식서의 입당 후렴과 시편;

 2. Simple Gradual의 입당 후렴과 시편;

 3. 시편과 후렴의 다른 모음집에 있는 노래들;

 4. 위에서 말한 기준에 맞는 다른 거룩한 노래들 (sacred song);

 

봉헌송과 영성체송을 위한 거룩한 노래들 (sacred songs)을 위해서도 위와 같은 선택사항들이 똑 같이 적용된다.  한국 교회는 위의 네 가지 선택 사항 중 1, 2, 3의 선택은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오직 네 번째의 것만을 택하고 있다.  따라서 예식 때 필요한 성가를 선택하는 데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현재 한국 교회에서는 문란하리 만치 "성가"라는 단어를 남용하기에 본인은 이 곳에서 거룩한 노래 (Sacred song)로 표현하였다.  아무리 한국 교회에서 성가에 대한 개념이 흐려졌다 하더라도 설마 이 거룩한 노래들과 유행가 가사 비슷한 노래들과 혼동하는 법은 없으리라는 생각에서 나온 표현이다.

 

4)  입당 노래의 연주 방법

입당노래는 성가대와 교우들이 교대로 하거나, 혹 전원이 함께 하거나, 성가대만이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기악의 연주도 가능하다.

 

5) 입당 노래를 하지 않을 경우

위에서 말한 어떠한 선택도 사용하지 않거나 입당송이 없을 경우에는 미사경본에 있는 후렴만을 외워야 한다 (로마 미사 경본의 총 지침 26항).  미사 경본에 수록된 입당송 기도문 (후렴)이 외의 다른 어떤 기도 말을 사용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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