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합창지도에대한 생각(2)
작성자윤원중 쪽지 캡슐 작성일2000-02-08 조회수2,622 추천수6

화음을 노래하기 위한 음정

 음정은 합창에 있어서 또 하나의 대단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대체적으로 어느 합창단의 소리가 통일되지 못했을 때, 자세히 들어보면 소리의 통일이 안된 것이 아니라 음정이 통일되지 못한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발성은 다소 안되었어도 음정이 정확한 경우는 듣는 사람이 그리 큰 불편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소리는 좋은데 음정이 내려가거나(b) 올라갔을(#) 경우, 대부분의 올바른 귀를 가진 사람들은 불쾌감을 느낄 것입니다.

 음정은 유니즌에도 필요하지만 화음을 노래하는데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합창단에 있어서 음정이란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음정을 정확히 할 수 있을까요? 음정을 정확하게 하려면 우선, 합창단원들의 귀를 열어야 합니다. 귀를 연다는 것은 정확한 음정을 들을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지요.

 예를 들어서 매번 연습시 실시하는 발성연습을 할 때, 피아노가 음정을 쳐주고, 그 음정을 듣고 노래해야 하는 단원들이 피아노가 소리낸 정확한 음정과는 다르게 약간 음정이 떨어진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물론 피아노 없이 솔페이지를 이용한 연습이 가장 좋겠지만 일반 성가대에서는 현실적으로 좀 어렵죠?) 대개 지휘자나 합창단원들은 습관적으로 노래하기 때문에 음정이 약간 떨어지는 것을 모르고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누적될 경우, 다른 노래를 했을 때에도 약간 음정이 떨어진 상태로 노래하면서도 지휘자나 단원들의 귀에는 별 이상이 느껴지지 않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휘자나 단원들은 귀를 열고 매번 노래하는 발성 스케일의 음정을 정확하게 노래하려고 애써야 할 것입니다. 음정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도 발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소리를 작게하고 남의 소리를 들으며 노래해서 자기 과오를 범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음과 연결된 리듬

 리듬은 대체적으로 자음과 연결되어 있는데, 자음은 정확하게 하면서 리듬의 패턴을 파악할 수 있도록 천천히 연습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지휘자 로버트 쇼 같은 경우는 리듬을 파악하기 위해서 ’원, 투, 트리’라는 넘버로 한마디나 한절의 리듬을 느끼게 합니다.

 예를 들어서 4분의 4박자의 경우 ’원, 투, 트리’가 한마디 안에 들어가면서 리듬이 분할될 경우 ’원 앤드 투 앤드 트리 앤드 포 앤드’로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 뿐만 아니라 ’두두’, ’디디’같은 것으로 리듬을 완전히 파악한 다음에 가사를 붙이도록 하지요. 저는 이 방법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이것도 역시 대다수의 단원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 가사를 붙여야만 연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제가 관계된 합창단들에서 실험한 결과 매우 좋은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반복된 분석에 의한 악상표현

 악상표현은 악보에 적혀있는대로 충실히 해나가야 되겠지만, 악상기호 이상의 것을 발견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연인이 편지를 받았을 때 그 편지에 적혀있는 글을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글을 쓴 연인의 모습을 생각하고 그 눈빛을 그리며 사랑의 순간을 맛보는 것처럼, 어느 작곡가의 작품을 대했을 때, 그저 읽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의 맛을 어떻게 느낄 것인가를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인의 편지를 읽고 또 읽어서 그 악보가 이야기하는 참 뜻이 무엇인가를 발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악곡분석이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연구, 발음분석, 가사의 뜻 분석 등을 철저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파트간의 균형을 생각하는 화음

 화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화음을 느끼기 위해서는 정확한 음정도 중요하지만 각 파트간의 균형(Balance)이 중요합니다. 그 균형이 깨어질 때에는 화음을 느끼기가 대단히 어렵죠. 소리의 통일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어야 하지만, 화음을 느끼기 위해서는 다른 파트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자기 소리를 다른 파트에 비해서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를 항상 생각하고 노래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은 하나하나 따로 떼어서 생각하는 것보다 동시에 생각하여 연결시켜야 할 것입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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